‘눈물의 여왕’ 소름 돋는 떡밥 모음집

우영현

세기의 로맨스가 빌런 맛집이 됐습니다

재벌집 사위의 반격?

16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 <눈물의 여왕>이 반환점을 돌면서 이야기가 긴박하게 전개됐습니다. 모슬희(이미숙)가 퀸즈 그룹의 홍만대(김갑수) 회장을 의식 불명 상태에 빠뜨리고 의결권을 위임받아 오너 일가를 밀어냈는데요. 직후 예고편 속 백현우(김수현)의 대사가 반격을 예고했습니다. “그게 증명되면 윤은성(박성훈)이 했던 방식 그대로 다시 뺏어올 거야”.

재벌집 엘리트 사위 백현우의 ‘두뇌캐’ 활약이 기대되는 가운데 판을 뒤집을 한 방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어요. 쓰러지기 직전 백현우와 통화를 했던 홍만대 회장이 일부러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지 않아 백현우가 모슬희의 계략을 엿들었다, 백현우가 자신의 방을 뒤지는 윤은성과 천다혜(이주빈)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쥐고 천다혜를 몰아붙여 빌런 세력에 균열을 낸다, 모슬희의 정체가 사망 신고가 된 오순영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모슬희를 홍만대 회장의 법적 보호자로 지정한 위임장을 무력화시킨다 등등. 일리가 없지 않지만 그보다는 시청자들의 뇌피셜을 깨는 빌드 업과 이마를 탁 치게 만드는 놀라운 반전을 보고 싶네요.

빌런 일당의 실체는?

모슬희가 윤은성의 친모이며 그레이스 고(김주령), 천다혜가 그들과 한 통속임이 밝혀졌습니다. 이로써 퀸즈 그룹을 꿀꺽하려는 빌런 일당의 윤곽이 드러났는데요. 흑막의 실체가 다 밝혀진 건 아닙니다. “나도 그 분이 하래서 한 거죠”. 그레이스 고의 대사도 그렇고, 모슬희가 그분과 연락하는 장면이 등장해 더 큰 배후의 존재를 비췄는데요. <눈물의 여왕> 후반부는 그들의 연결 고리와 모슬희가 그토록 퀸즈 오너 가문의 몰락에 집착하게 된 과거 사연이 상세히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윤은성의 친부 정체도 궁금증 유발 포인트. 설마 퀸즈 가문은 아니겠죠? 그렇다면 백현우의 자리를 노골적으로 노린 윤은성과 홍해인(김지원)의 관계가… <눈물의 여왕>은 막장 전개 금지입니다.

해피엔딩? 새드엔딩?

모슬희 일당을 무너뜨리고 그룹 경영권을 되찾는 권선징악 엔딩은 틀림이 없을 텐데요. 최종 결말의 관건은 시한부 판정을 받은 홍해인의 운명이겠지요. 51%의 치유 가능성이 홍해인의 편이 되어 ‘기적의 여왕’이 될지, 병을 고치지 못하는 새드엔딩으로 ‘눈물의 시청자’들을 양산할지, 드라마를 끝까지 봐야 하는 이유가 큽니다. 모슬희의 계략에 풍비박산이 난 퀸즈 그룹 오너 일가는 백현우의 고향인 용두리로 피신을 했는데요. 홍해인이 물 좋고 공기 좋은 환경에서 지내는 동안 뇌종양이 자연 치유될 수도 있다는 가설도 들리더군요. 만에 하나 그게 맞아 떨어진다면 억지를 좀 써서 ‘머리에 용한 마을’이라고 해서 용두리가 아닐지. 그곳에서 나고 자란 백현우도 명문대 법대 출신의 엘리트이니 틀린 말도 아니죠, 뭐.

천다혜의 양가적인 얼굴?

모슬희, 윤은성, 그레이스 고, 천다혜는 저마다 다른 속내와 속셈을 품고 있는데요. 그중 천다혜가 내부 변수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천다혜는 홍해인의 동생 홍수철(곽동연)의 헌신적인 아내처럼 보였으나 과거를 속이고 퀸즈 일가에 의도적으로 접근한 사실이 밝혀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부지 신세로 재벌가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 홍수철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기도 했어요. 그런 복잡미묘한 모습에서 남편의 가족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순간 천다혜가 돌아서지 않을까 합니다.

더구나 퀸즈 가문의 ‘명탐정 코난’ 홍범자(김정난)의 예리한 눈썰미가 그들의 아들 건우가 홍수철의 핏줄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떡밥을 던졌는데요. 그게 사실이라면 부족함투성이지만 건우에게만큼은 완벽한 아빠가 되려는 홍수철의 진심에 천다혜의 야욕이 흔들리는 전개도 설득력을 얻습니다.

송중기 다음은?

<눈물의 여왕>에는 정신과 의사로 특별 출연한 오정세에 이어 송중기가 깜짝 등장해 빅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태양의 후예>, <아스달 연대기>에서 함께한 김지원과의 인연 덕분이라고 합니다. 재벌집 막내 아들, 해외 파병군 출신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변호사 빈센조로 등장해 그가 연기한 캐릭터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됐죠. 송중기의 특별 출연에 또 다른 깜짝 등장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입니다. 박지은 작가의 전작 <별에서 온 그대>에서 깨알 트리오로 활약한 홍진경, 조세호, 남창희가 출연한다고 하는데요. 이 지점에서 전지현의 이름이 떠오릅니다. <별에서 온 그대>, <푸른 바다의 전설>로 박지은 작가와 두 번이나 함께했는데요. 퀸즈 그룹 경영권도 되찾고 홍해인도 건강을 되찾은 해피엔딩에서 전지현이 <별에서 온 그대> 속 톱스타 천송이로 등장해 퀸즈백화점의 모델 계약을 하는 장면을 상상해 봅니다. 그 자리에서 도민준을 쏙 빼닮은 백현우를 마주한 천송이의 반응이 하이라이트.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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