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과 여름을 장악할 메이크업 트렌드

이지형

다채로운 질감과 컬러가 공존하는 2024 S/S 메이크업 트렌드

담백하지만 강렬한 블랙 라인, 70년대 디스코 메이크업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메탈과 글리터,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색상의 향연까지

블랙과 화이트로 이루어진 투톤 셔츠는 Dolce & Gabbana 제품.

BEAUTY NOTE
맥 ‘리퀴드 라스트 24 아워 워터프루프 라이너(포인트 블랙)’를 아이홀을 따라 C존부터 언더라인까지 연결되게 그려 그래픽 아이라인을 연출했다. 디올 ‘디올 5 꿀뢰르(123)’로 어퍼라인에는 핑크를, 눈 앞머리에는 그린을 더해 신비한 느낌을 더했다. 입술은 나스 ‘파워매트 하이 인텐시티 립 펜슬(본 투 비 와일드)’로 라인을 그린 뒤 샤넬 ‘레 꺄트르 옹브르 비쟝스(338 빠휴흐 바호크)’의 버건디로 마무리했다. 얼룩진 듯 자연스러운 치크는 크리니크 ‘치크팝(14 헤더팝)’을 더한 결과.

강렬한 블랙 라인

클래식의 정수임을 증명하듯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블랙 라인의 인기는 이번 시즌에도 여전하다. 돌체앤가바나는 날개처럼 위로 솟는 형태의 블랙 라인 하나로 포인트를 줬고, 꾸레쥬는 나머지 색조는 완전히 배제한 채 눈 밑에 블랙 라인 하나만 쿨하게 그렸다. 반면 생 로랑과 니나리치는 블랙의 존재감을 부각하며 강인한 여성상을 표현했다. 언더는 얇게, 눈두덩은 스머징해 번진 듯한 느낌을 주며 블랙의 대담한 느낌을 극대화했고, 컬러감이 돋보이는 립이나 블러셔는 과감하게 생략했다. “블랙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할 때는 립과 치크 메이크업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피부는 깨끗하게 톤만 정리한 뒤, 컨투어링으로 윤곽을 선명하게 하고 립 역시 누드 톤으로 마무리하면 아이 메이크업에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어요.” 나스 리드 메이크업 아티스트 여형석의 팁을 참고해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은 분명한 블랙 아이 룩의 매력을 만끽해보자.

컬러의 향연

모순적이게도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는 과감한 컬러 역시 목격할 수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런웨이에서는 두 가지 파스텔 컬러를 조합한 컬러풀한 아이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헬무트 랭과 프라다는 각각 핑크, 오렌지 등 비비드한 컬러로 심플하지만 강렬한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그중에서도 이번 시즌 가장 주목해야 할 컬러는 블루다. 샬롯 틸버리의 아티스트리 디렉터 소피아 틸버리(Sofia Tilbury)는 실제로 이번 시즌 메가 트렌드 중 하나로 ‘그런지 블루 아이’를 꼽았다. 이를 증명하듯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청량한 블루는 질샌더, 필립 림, 에트로, 그리고 베르사체 런웨이에서 목도할 수 있다. “90년대를 회상하게 하는 그런지한 블루 아이를 완성도 있게 연출하기 위해서는 머메이드 코어를 기억해야 합니다. 물속에서 막 나온 듯한 인어를 연상시키는 촉촉한 피부 표현이 관건이에요. 일루미네이터를 이용해 피부에 은은한 광채를 더한 뒤 마음에 드는 블루를 눈두덩에 마음껏 칠해보세요.” 소피아 틸버리의 조언처럼 규칙과 형태에 얽매이지 말고, 형형색색의 컬러를 자유롭게 즐겨보자.

후프 이어링은 Bottega Veneta 제품.

BEAUTY NOTE
디올 ‘디올 포에버 스킨 글로우 24H 웨어 래디언트 파운데이션(1N 뉴트럴)’으로 베이스를 얇고 투명하게 완성했다. 입생로랑 뷰티 ‘꾸뛰르 미니 클러치(900 팔메머레이 스키)’ 속 비비드 블루를 눈 앞머리부터 아이홀까지 이어지게 질감을 살려 터치했다. 언더라인에는 나스 ‘블러쉬(꾀흐 바땅)’를 발라 포인트를 더하고, 눈 아래부터 광대까지는 크리니크 ‘치크팝(15 팬지팝)’으로 생기를 부여했다. 입술은 나스 ‘벨벳 매트 립 펜슬(푸시 컨트롤)’을 오버 립으로 발라 광택감을 극대화한 것.

미래적인 무드의 스팽글 디테일 드레스는 Sonjungwan 제품.

BEAUTY NOTE
투명하고 촉촉한 베이스 위로 크리니크 ‘치크팝(핑크팝)’으로 눈 아래부터 광대까지 물든 듯 발라 자연스러운 생기를 더했다. 아이홀부터 브로 중앙까지 바셀린으로 윤기를 준 다음 그 위로 실버 포일 글리터를 도톰히 얹어 메탈릭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입술은 맥 ‘립 글라스(굿 주주)’를 여러 번 덧발라 유리알 같은 광택을 준 것.

메탈릭 바이브

한 시대를 풍미한 트렌드는 돌고 돈다. 메이크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메탈릭, 글리터 메이크업은 70년대 끝도 없이 화려했던 디스코 메이크업을 떠올리게 한다. 마르니는 마치 바스락거리는 질감의 포일을 잘라 붙여 퓨처리즘 무드 가득한 메탈릭 아이를 선보였고, 디젤은 데님 컬러에서 착안한 푸른빛 메탈 섀도를 눈 주변에 과감하게 뿌렸다. 그렇다고 무조건 화려한 것이 능사는 아니다. 메탈릭한 질감을 가장 동시대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건 필립 림. 눈 앞머리부터 눈두덩까지 산뜻한 실버 컬러 글리터로 하이라이트 효과를 주어 현대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메탈을 꼭 아이 메이크업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보라 악수처럼 입술 가득히 메탈릭 립을 바르면 심심한 메이크업 룩에 포인트를 더할 수 있는 건 물론, 입술에 입체감까지 부여할 수 있다.

다크 립의 재발견

맑고 따뜻한 날씨와 대조적으로 어두컴컴한 밤과 뱀파이어가 연상되는 다크 립이 이번 시즌 트렌드의 정점에 섰다. 디올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이미지 디렉터 피터 필립스(Peter Phillips)는 입술 안쪽 중앙에 딥한 매트 립을 물든 듯 발라 마녀 같은 메이크업 룩을 완성했다. 지나치게 화려해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모를 정도인 꼼데가르송 속 모델은 빈틈없이 가득 채워 바른 블랙 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렇다고 다크 립을 어렵게만 생각할 것도 없다. 일상에서 다크 립을 캐주얼하게 즐기고 싶다면 코치, 보스처럼 다크 버건디 컬러를 활용해도 좋고, 버버리처럼 블랙이지만 질감만 글로시하게 바꿔도 블랙 립이 주는 공포스러운 느낌을 충분히 덜어낼 수 있다. “립라이너로 입술을 또렷하게 한 뒤 입술 안쪽을 진하게 물들이며 그러데이션처럼 표현하면 일상에서도 다크 립을 웨어러블하게 연출할 수 있어요”라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수연의 말처럼 트렌디한 다크 립을 좀 더 쉽고 모던한 방식으로 누려보자.

BEAUTY NOTE
우주를 연상시키는 메탈릭한 질감의 손은 블랙 네일 위에 메탈릭 실버 스프레이를 뿌려 완성한 것.

BEAUTY NOTE
화사한 눈가는 샤넬 ‘레 꺄트르 옹브르 비쟝스(318 빠휴흐 베네티엔느)’의 화이트 펄 섀도를 눈두덩에 가득 펴 바른 결과. RMK ‘퓨어 컴플렉션 파우더 블러쉬(02 디퓨즈드 앰버)’를 콧등과 양 볼에 발라 생기를 줬다. 나스 ‘파워매트 립 피그먼트(스핀미)’로 입술 라인을 정교하게 그린 뒤 입술 중앙을 세로로 채워 발랐다. 샤넬 ‘레 꺄트르 옹브르 비쟝스(338 빠휴흐 바호크)’ 버건디 섀도로 입술 양옆을 그러데이션하듯 발라 투톤 다크 립을 완성했다.

포토그래퍼
고원태
모델
장해민
스타일리스트
김미강
헤어
가베신
메이크업
정수연
어시스턴트
고희수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