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나란히 길 잃은 우리 두 사람”이 뜻하는 바는?
아이유와 뷔가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공개했습니다.
아이유의 신곡 ‘Love wins all’ 뮤직비디오를 통해 혐오에 대한 저항을 시적으로 승화한 것인데요. 곳곳에 여러가지 상징이 숨어있는 뮤직비디오는 아이유와 뷔가 정체모를 네모 상자로부터 달아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네모’로부터 벗어나 폐허가 된 공간에 도달한 두 사람은 캠코더로 서로를 비추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내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죠.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춤추며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환희의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또 다시 찾아온 네모의 습격. 다시 한번 이를 피해 도망가보지만 두 사람은 결국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뮤직비디오 끝엔 두 사람의 몸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들이 입고 있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만이 덩그라니 남았죠.
긴 여운이 남는 뮤직비디오를 두고 여러가지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연출을 맡은 엄태화 감독은 “뮤직비디오 속에서 귀가 안 들리는 아이유와 눈 한 쪽이 안 보이는 뷔를 집요하게 쫓는 ‘네모’는 주인공들을 향한 차별을 뜻한다. 각종 정제되지 않는 말들을 쓰는 통로가 된 스마트폰의 화면 혹은 편견·혐오의 프레임처럼 보이기도 한다. 나아가 우리 일상에서 만연한 각종 차별과 억압 등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말하지 못하는 이와 왼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이의 디스토피아 세계관 생존기’로도 해석 가능한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여러 상징이 존재합니다. 아이유의 입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체인이 걸려있는데요. 소속사 이담은 “곧 세상과 온전히 소통하기에 어려움이 있음을 뜻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고보니 뷔 역시 왼쪽 눈에 온전한 소통이 힘듦을 상징하는 백색의 렌즈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죠.
그렇다면 두 사람이 서로 찍고 찍히던 캠코더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영상 속 시간 배경은 현재이지만, 캠코더가 찍히는 화면의 설정값은 폐허가 되기 전 멀쩡했던 세상입니다. 캠코더의 렌즈는 곧 사랑의 필터를 의미하고 인물들의 내적 혹은 외적인 모습을 뛰어넘어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중요한 장치로 볼 수 있죠.
캠코더 속 세상에서 그들은 현실에서처럼 지저분한 행색이 아닌 생기 있고 단정한 모습에, 근사하게 차려진 맛있는 음식들을 먹는가 하면, 윤이 흐르는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많은 공간을 당당히 누비며 상상만 해오던 행복을 만끽합니다.
이담은 끝내 ‘네모’로 인해 육체가 소멸되고 그들이 걸치고 있던 ‘옷’만 남게된 장면에 대해서 “이는 온갖 억압과 압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음을 뜻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드레스와 턱시도는 현실에서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형식들이 과연, 참 본질을 보여주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는 의미도 내포한다”고 전했습니다.
엄태화 감독은 “세계관 자체가 현실과 달리 이질적이고 추상적인 설정인 만큼 뮤직비디오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 역시 환영한다”고 밝혔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 사진
- 아이유 'Love wins all' M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