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럭셔리의 리더, 24 FW 에르메스

명수진

Hermès 2024 F/W 컬렉션

에르메스 24 FW 남성 컬렉션은 파리의 팔레 디에나(the Palais d’Iéna)에서 공개됐다. 에르메스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 베로니크 니샤니안은 영국 시골 스타일을 흥미롭게 재해석하고 여기에 스포티한 아이템을 더하며 에르메스가 누구보다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를 자신감 있게 이어갔다.

‘목가적’인 분위기는 24년 FW 시즌 남성 컬렉션의 키 트렌드이다. 에르메스 역시 둥근 어깨 라인이 부드러운 인상을 더하는 헤링본 카 코트, 프린스 오브 웨일즈 체크의 테일러드 수트, 아가일 체크의 청키한 스웨터 조끼 등 영국 시골의 취향을 한 스푼 더한 소프트한 댄디 스타일을 선보였다. 여기에 스포티한 윈드 브레이커, 아노락, 항공점퍼 등을 더하며 조용한 럭셔리를 연출하는 정석을 제안했다.

미려한 소재는 에르메스 스타일을 완성하는 핵심이다. 지퍼를 장식한 터프한 레더 재킷은 실크보다 더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으로 완성했고, 블랙 송치 소재 슈트와 트렌치코트는 별다른 설명 없이도 은은하게 빛나는 표면의 광택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프트한 라일락 컬러의 소가죽으로 완성한 하프 지퍼 아노락은 소재 사용에 있어 한계가 없는 에르메스의 여유가 느껴지는 아이템이다. 카키, 브라운, 그레이, 페일 퍼플, 모스 그린, 머스터드 옐로 등 차분한 컬러 팔레트 속에서 카울넥 톱과 터틀넥 스웨터, 블랙 가죽과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를 양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리버시블 스누드 등을 레이어링하며 우아한 분위기를 더했다. 에르메스 최초의 가방인 오뜨 아 크루아(Haut à Courroies)를 비롯해 다양한 빅백 역시 클래식을 더한 조용한 럭셔리의 정석을 보여줬다.

한편, 90도 혹은 사선 방향으로 비틀어 단 주머니 디테일, 조형적인 가죽 패치워크, 대담한 스티치 장식 등은 에르메스가 즐겨 사용하는 일종의 일탈이자 트위스트이다. 캐시미어 비니, 캔버스 버킷햇, 러버 밑창의 청키한 슈즈 역시 컨템퍼러리한 분위기를 더했고, 자물쇠 펜던트의 네크리스, 실버와 로즈 골드의 반지와 팔찌, 이어 커프, 브로치 등 다양한 액세서리가 은근한 섹시함을 더했다.

1988년부터 에르메스 남성복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는 베로니크 니샤니안. 그녀는 강한 자신감과 안정감을 통해 옷장 가득 채우고 싶은 남성복 컬렉션을 완성했다.

영상
Courtesy of Hermè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