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봐도 질리지 않는 이진욱의 잘생김

우영현

어제도 봤지만 오늘도 봅니다

뷰티 인사이드

자고 일어나면 매일 외모가 변하는 우진의 로맨스를 그린 <뷰티 인사이드>에는 한국 영화 베스트 등장 신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장면이 있습니다. 여자친구 이수(한효주)와 파티에 참석하기로 한 날, 할머니의 모습으로 일어난 우진은 다시 남자로 깨어나려고 애씁니다. 다음 장면, 한 남자가 입장하자 파티장이 술렁이고 시선이 모이고 모입니다. 자신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이수에게 슬며시 다가가 손깍지를 끼며 씨익 웃는 우진. “많이 안 늦었지?” 이진욱이 극중 14번째 우진으로 등장하는 순간, 이 장면을 보고 터지는 미소를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영화는 외모보다는 내면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이진욱의 외모와 함께 끊임없이 회자되는 아이러니한 장면.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

여전히 명작으로 회자되는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이진욱의 진가를 알아보게 만든 드라마입니다. 극중 기자 출신 앵커 선우는 20년 전 과거로 타임슬립할 수 있는 신비로운 향 9개를 얻게 됩니다. 그가 향을 켜고 운명을 바꿀 때마다 나비효과처럼 현재와 미래가 뒤틀어지며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데요. 이진욱은 꼬일 대로 꼬인 사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선우 역을 맡아 작품을 오롯이 이끌다시피 열연했습니다. 그의 얼굴은 다양하고 섬세한 감정과 정서를 밀도 있게 담아내며 이전에 보여줬던 어떤 모습보다도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임을 똑똑히 증명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장면을 소화하든 잘생김은 가려지지 않더군요.

이두나!

이쯤 되면 이진욱은 ‘등장 장인’이 맞습니다.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과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수지)의 판타지 같은 현실 멜로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에서도 이진욱의 등장은 압도적이거든요. 그들이 사귀기로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두나를 오래 보살펴줬고, 두나가 유일하게 의지했던 매니저 P가 등장합니다. 두나는 가지 말라는 원준의 손을 뿌리치고 P에게 향하는데요. 이 장면에서 원준을 애송이처럼 보이게 만드는 건 P가 입에 문 담배도, 그가 입은 가죽 재킷도, 시간이 멈춘 듯한 슬로 모션도 아닙니다. “정말 멋진 어른 남자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진욱을 캐스팅한 이정효 감독의 노림수가 제대로 통한 것이죠.

스위트홈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속 이진욱은 카리스마라는 표현으로 요약할 수 있을 거예요. 고립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루아침에 괴물로 변한 이웃들과 사투를 벌이는 생존기에서 이진욱은 전직 살인청부업자 편상욱을 연기했어요. 그런 그가 말 대신 눈빛으로 말하는 장면이 수두룩하고 그걸 보는 즐거움이 상당한데요. 처절한 사연과 상처로 뒤덮였고, 괴물 같은 인생을 살았으며, 고통을 모르는 편상욱은 이진욱을 통해 무게감과 폭발감을 동시에 획득해요. 감정이나 속내를 도저히 알 수 없다가도 터져야 할 때는 아드레날린을 활활 불태우기 일쑤입니다. 그런 그가 강한 남자에 대한 통속적인 이미지로 머물지 않았던 건 여기에 더해진 이진욱표 인간적 허점과 멜로 눈빛 덕분입니다. <스위트홈> 시즌2는 괴물화가 된 편상욱의 찐광기를 예고했는데요. 다시 말하지만, 이진욱의 잘생김은 끄떡없지 않을까 합니다.

사진
NEW, tvN,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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