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스미스와 킹 스미스, 세기의 만남

우영현

이 정도면 세기의 도플갱어.

‘Unholy’의 나비 효과
지난해 9월 샘 스미스가 발표한 ‘Unholy’ 뮤직비디오가 이 모든 사단의 시작점입니다. 독일 뮤지션 킴 페트라스와 함께한 신곡은 내용도 비주얼도 심하게 매운 맛이었죠. 샘 스미스의 홀리한 보이스가 불륜남의 비밀을 폭로하는 곡으로 뮤직비디오에서 샘 스미스는 화이트 셔츠 위에 가터 벨트를 착용하고 ‘으른’ 콘셉트를 마구 선보였어요.

어찌나 끈적하고 요염했는지 샘 스미스에게 생애 첫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를 안겨준 ‘Unholy’는 음악성과 별개로 시끌벅적한 논란을 낳았죠. 댓글 보는 재미도 컸습니다. ‘가터 벨트를 한 곰돌이 푸’, ‘욕망의 타코야끼’ 그리고 ‘황제성이 노래하는 줄’. 이때 처음 샘 스미스와 황제성이 닮은꼴로 언급이 되기 시작했는데요.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의형제가 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킹받게 똑 닮은 킹 스미스
“진짜 똑닮”, “샘 스미스 본인인 줄”, “비주얼 저작권 걸릴 것 같아”. 빗발치는 놀라움과 당황스러움 속에서 킹 스미스는 1월 6일 태어났습니다. 이날 황제성은 SNS에 ‘Unholy’ 커버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샘 스미스와 닮았다는 제보와 ‘Unholy’ 퍼포먼스를 해 달라는 팬들의 끈질긴 요청에 응답했다고 해요.

“미쳤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커버 영상은 샘 스미스를 몰랐던 이들조차 그의 이름을 검색했을 정도로 톱 이슈가 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당시에도 잘 나갔던 황제성은 킹 스미스라는 날개를 달고 왁자지껄 예능계를 접수했습니다. 킹 스미스는 ‘킹받는 스미스’라는 의미이고요. 이름 후보에는 성스미스(Sung Smith), 팡스미스 등이 있었다고 합니다.

진짜가 알아봤다
“진심 미쳤다” 소리가 나오는 일이 연이어 터졌습니다. 킹 스미스가 등장하고 한 달 뒤쯤 황제성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SNS에 샘 스미스의 영상 메시지가 공개된 거예요. “안녕 제성 DJ”라고 인사를 건넨 샘 스미스는 “한국에서 ‘Unholy’가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 들었어요. 킹 스미스! 정말 고마워요!”라고 전했는데요. “황제성 이제 영어도 잘하네”, “황제성 염색한 줄”, “누가 누구야?”라는 반응처럼 상상도 못한 전개였죠.

자칫하면 황제성을 고소할 줄 알았던 샘 스미스가 직접 킹 스미스를 인정하고 맞아준 셈이었고, 두 스미스의 세계관이 합쳐지는 뭉클한 순간이었어요. 나중에 황제성이 밝히길, ‘Unholy’ 커버 영상을 올리자마자 10분 만에 샘 스미스의 소속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하네요.

이러다 진짜로?
인기는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는 것. 시간이 지나면서 킹 스미스의 뜨거운 인기가 수그러들게 됩니다. 황제성도 이경영을 패러디한 부캐로 “영차” 갈아탔고 “좋았어”를 외치며 기세를 계속 이어가죠. 그런데 지난 5월 킹 스미스에 다시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게 됩니다. 샘 스미스의 아시아 투어에 서울 공연이 포함된 것인데요. 5년 만의 내한 공연 소식에 샘 스미스와 K-도플갱어의 투샷이 성사되는 건 아닌지 일순간 킹 스미스의 꺼져가는 불씨가 다시 타오르게 됩니다.

욕망의 킹 스미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샘 스미스 내한 공연을 앞두고 킹 스미스가 일을 벌였어요.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유튜브 예능 콘텐츠를 론칭한 것입니다. 따지자면 앞선 미친 활약에도 불구하고 킹 스미스를 전면에 내세운 자체 콘텐츠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킹 스미스는 딩고 뮤직의 ‘킬링 보이스’를 패러디한 영상을 첫 번째 콘텐츠로 공개했습니다. 친구 샘 스미스의 히트곡 ‘I’m Not The Only One’, ‘Desire’, ‘Unholy’ 등을 열창했는데요. 웬걸요, 킹 스미스는 의외의 노래 실력으로 댓글창을 뒤집어 놓았고 킹받게 성대까지 샘 스미스를 닮았다는 과대평가를 받았습니다.

샘과 킹이 만났다!!
킹 스미스는 자신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샘 스미스 콘서트에 들어갈 것입니다”라고 계획을 밝혔는데요. 그냥 한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지난 18일 샘 스미스의 내한 공연에 킹 스미스가 진짜로 들이닥쳤습니다. 마침내 무대에서 샘 스미스와 호흡을 맞춘 건 아니고요. 황제성은 내돈내산으로 티켓을 구매해 관람 인증샷을 남겼으며 ‘Unholy’ 커버 의상과 분장 그대로 잔뜩 신이 나 공연을 즐겼다는 목격담이 떠돌았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날 공연을 마친 샘 스미스와 킹 스미스가 대기실에서 마침내 조우했고 듣도 보도 못한 투샷이 유튜브 ‘킹스미스’ 채널에서 공개된다고 합니다. 볼수록 종잡을 수 없는 킹 스미스. 폼이 미쳤다는 말밖에 안 나옵니다.

사진
@samsmith, @king__castle, @kingcastle_power_, SM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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