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ly 2024 S/S 컬렉션
2022년 1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루이지 빌라세뇨르가 14개월만에 하우스와 이별을 고하고 발리는 내부 디자인팀에 있던 시몬 벨로티(Simone Bellotti)를 승진시켰다. 이탈리아 출신의 시몬 벨로티는 돌체앤가바나, 보테가 베네타, 지안프랑코 페레를 거쳐 구찌에서 16년 동안 있었고 발리에는 2022년 10월에 합류했다. 9월 23일에 열린 2024 SS 발리 컬렉션은 시몬 벨로티의 데뷔 컬렉션으로 주목받았다.
발리의 CEO 니콜라스 지로토(Nicolas Giroto)는 ‘우리는 같은 관점을 공유하며 발리를 재정의했다. 172년의 역사를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시몬 벨로티는 발리의 아카이브, 특히 100년 전에 만들어진 글렌데일(Glendale)을 비롯해 스크라이브(Scribe), 플럼(Plum) 신발을 보며 기능성과 현대적인 감각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한편, 시몬 벨로티에게 영감을 준 또 다른 테마는 20세기 초, 아스코나(Ascona) 지역에 설립된 스위스의 몬테 베리타(Monte Verità). 이들은 대안 공동체를 이루며 보헤미안의 삶을 살았는데, 시몬 벨로티는 이런 자유분방함에서 영감을 얻어 발리의 전통에 자유로움을 더했다.
컬렉션의 베뉴는 고대 로마의 가톨릭 교회인 산 심플리치아노(San Simpliciano) 대성당. 미로처럼 생긴 유서 깊은 정원을 배경으로 조용한 럭셔리를 표방하는 52개의 룩이 등장했다. 블랙 슈트에 블랙 스퀘어 숄더백과 발리의 글렌데일 메리제인을 매치한 오프닝 착장에 이어 셔츠, 팬츠, 재킷, 코트 등 일상에서 쉽게 손이 갈 유니폼 같은 컬렉션이 선보였다. 버튼다운셔츠에 언밸런스 펜슬스커트를 매치하는 것처럼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절제된 시크함을 추구했고, 한편으로는 미니 사이즈의 스웨터, 데님, 쇼츠, 볼 캡과 가방의 종 장식 등의 디테일에서 보헤미안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딸기 프린트 비치웨어와 타프타 소재의 미니 원피스 등이 재미를 더하고, 폴카 도트 원피스와 매치한 바이커 스타일의 가죽 집업 베스트,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이 돋보이는 레몬, 레드 컬러의 가죽 원피스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일상적인 스타일에 빠짐없이 매치한 서류 가방, 사첼백, 빅 사이즈 토트백 등에서 오랜 역사와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한 실용주의를 느낄 수 있었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Ba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