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컬러 팔레트, 24SS 페라가모 컬렉션

명수진

Ferragamo 2024 S/S 컬렉션

페라가모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막시밀리언 데이비스는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를 누구보다 흥미롭게 풀어내는 주인공이다. ‘페라가모의 유산은 새로운 에너지를 준다’는 그는 아직 20대 다운 패기로 페라가모에서의 세 번째 패션위크를 자신 있게 완성했다. 막시밀리언 데이비스가 자신의 어머니의 고향인 트리니다드(Trinidad)와 카리브해의 예술 및 장신 정신과 문화를 페라가모에 불어넣은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컬렉션 베뉴는 밀라노의 팔라쪼 델레 신틸레(Palazzo Delle Scintille). 런웨이에서 페라가모의 시그니처이자 지난 시즌을 매력적으로 물들였던 레드의 흔적을 지워내는 대신 화이트 카펫에 반투명 블루 컬러 월을 설치하여 조형적 분위기를 완성했다. 디자이너는 1960년대 이탈리아의 전위적 미술 운동인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를 언급하며 ‘이번 시즌에는 모든 것이 더 가볍고 재미있고, 더 많은 컬러로 느껴지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천연 소재와 산업적 요소를 검박하게 병치하는 아르테 포베라 사조에서 영감을 얻어 뿔, 돌, 나무 구슬 등을 샌들, 가방, 네크리스 등에 적용했다. 케이프 슬리브 드레스처럼 조각같이 정교한 테일러링이 그 자체로 파워풀한 에너지를 발산했고, 한편으로는 셔츠와 주름진 바지, 해변에 어울리는 플립플롭을 매치한 남성 모델이 여유로운 분위기를 냈다. 세이지 그린 카 코트, 유기적 디자인의 오버사이즈 드레스, V넥 풀오버, 포켓 카고 팬츠 등 몸에 밀착되는 라인과 커다랗게 확대된 라인이 조화를 이뤘다. ‘소재와 구조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옷을 입고 싶어 하는 면에서도 훨씬 더 가벼워지기를 원했다’는 디자이너의 설명대로 매우 정교했지만 동시에 모든 요소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무 구슬을 엮어서 완성한 오버사이즈 벨트와 나무와 금속 소재로 만든 유기적인 형태 주얼리가 원시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피날레에서 선보인 가죽 보디스는 페라가모가 탄생한 피렌체의 르네상스 시대의 갑옷과 18세기 카리브해 요소를 융합한 것이라는 설명. 블랙, 화이트, 베이지, 브라운에 세이지 그린, 스카이 블루 포인트가 세련된 컬러 팔레트를 완성하고, 페라가모의 아이코닉한 레드는 최소한으로 절제하여 사용했다.

한편, 페라가모 유산의 핵심인 액세서리는 연구에 연구를 더해 정교함을 더했다. 막시밀리언 데이비스는 1955년의 아카이브 신발에서 영감을 얻어 3D 프린팅한 케이지 힐을 디자인했다. 웨지 힐은 아르테 포베라의 영감을 더해 뿔 소재로 선보였다. 페라가모의 아이코닉한 허그(Hug)와 피암마(Fiamma) 백은 새로운 디자인과 사이즈로 등장했고 이외에도 악어가죽 클러치부터 세 줄의 지퍼를 단 모던한 원핸들 숄더백까지 다양한 백이 등장해 치열한 잇백 경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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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Ferrag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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