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코트 원조의 파격 24SS 버버리 컬렉션

명수진

Burberry 2024 S/S 컬렉션

다니엘 리가 버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2024 S/S 버버리 컬렉션은 의심의 여지 없이 런던패션위크의 헤드라이너였다. 버버리는 쇼가 열리기 일주일 전, 런던 중심부의 본드 스트리트(Bond Street) 지하철 정류장 간판을 버버리 스트리트(Burberry Street)로 바꾸는 마케팅을 펼쳤고, 리뉴얼한 뉴 본드 스트리트의 버버리 매장을 공개했다.

버버리 컬렉션은 런던 북부의 하이버리 필즈(Highbury Fields)에서 열렸다. 조지 왕조 시대와 빅토리아 시대 테라스로 둘러싸인 녹지에 컬렉션을 위한 텐트가 설치됐고, 인근에는 런던 북부에 있는 노만 카페(Norman’s Café)의 푸드트럭이 약 650여 명의 게스트들에게 영국식 케이크와 차를 내어줬다. 파란 셔츠와 갈색 바지를 입은 버버리 직원들이 게스트를 세심하게 돌봤고, 컬렉션 베뉴 내부의 좌석 위에는 캠핑 물통을 선물로 놓았다. 브랜드 앰배서더인 손흥민과 전지현을 비롯해 카일리 미노그, 로지 헌팅턴-와이틀리, 제이슨 스타뎀 등 스타와 에베레치 에제, 부카요 사카 등 축구 선수들이 친절한 영국적 환대를 기분좋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딘 블런트(Dean Blunt)가 제작한 사운드트랙이 울려 퍼졌고 버버리의 첫 번째 트렌치코트가 등장했다. 다니엘 리는 트렌치코트에 새로움을 부여했다. 허리선은 아래로 낮춰 드롭 웨이스트로 재해석하고, 가죽과 실크 등의 소재를 적용했으며, 다양한 컬러와 프린트를 하이브리드했다. 특히, XXL 사이즈의 여성용 트렌치코트와 레더 소재의 남성용 슬리브리스 트렌치코트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다니엘 리는 다양한 프린트를 선보이고 버버리의 상징인 체크 패턴은 몇몇 니트웨어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딸기와 체리와 같은 과일 프린트를 드레스, 스커트, 액세서리 등에 적용했고, 영국 전통의 플라워 프린트를 그래픽적으로 대담하게 재해석하여 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니엘 리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버버리 프로섬의 기사 로고를 분해하여 상징화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드레스, 셔츠, 코트에 놓인 스카프 프린트는 기사 로고에 있는 금속 카라비너와 사슬 이미지를 활용한 것. 다니엘 리가 즐겨 사용하는 나이트 블루(Knight Blue) 컬러가 곳곳에서 시선을 사로잡았다. 중간중간 투입되어 시선을 사로잡은 매끈한 패턴의 더블 브레스티드 토닉 슈트는 런던의 새빌 로우(Savile Row)의 재단 테크닉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었다. 버버리의 현재 광고 모델이자 피날레를 장식한 모델 킷 버틀러(Kit Butler)는 나이트 블루 컬러 팬츠에 버버리 프로섬의 기사 로고를 커다란 버클로 만든 스테이트먼트 벨트를 차고 등장하여 버버리의 시그니처를 각인시켰다. 다니엘 리는 ‘이해하기 쉬운 쇼, 가볍고 차분한 쇼를 만들고 싶었다. 나는 그것이 사람들이 버버리에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Bur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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