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스우파2’ 속 씬스틸러 3인의 대활약

우영현

크루 리더 못지않은 미친 존재감

마네퀸 윤지

<스트릿 우먼 파이터2> 첫 회에서 작지만 큰 존재감을 뿜어낸 화제의 댄서. 사제지간이었던 하리무와 레드릭의 배틀, 사이가 틀어진 옛 동료 리아킴과 미나명의 신경전보다 춤을 알든 모르든 윤지의 화끈한 기세가 더 클로즈업으로 남았다. 동료 왁씨에게 패배를 안긴 커스틴과 복수전에 나선 윤지는 미친 실력으로 “한국에서 누가 가장 화끈한지 내가 보여줄게”라고 했던 출사표를 스스로 증명했다.

윤지는 캐릭터 면에서도 눈도장을 찍었다. “아무도 못 말린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웬만해선 감정 표정을 숨기지 않고 모든 미션마다 팽팽하게 날이 서 있다. 이를 악물고 매서운 눈빛을 장착하는데 그런 얼굴에 호감이 가는 것도 신기했다. 윤지의 당당하고 옹골진 태도에 크루 멤버들은 용기를 얻기도 한다. 그야말로 마네퀸의 에너자이저. 같은 편에게는 존재만으로 참 든든하다.

리퍼블릭 라트리스

다행인지 불행인지 라트리스는 <스우파2> 초반 자기 중심의 서사를 획득했다. 계급 미션에서 메인 댄서로 발탁됐지만 메인 빌런처럼 비춰졌다. 라트리스의 안무는 찜찜함 속에 채택됐고, 아쉬운 디렉팅으로 댄서들이 볼멘소리를 내자 커스틴의 아바타가 되어 고비를 넘겼다. 클라이맥스는 마네퀸 레드릭과의 충돌. 두 댄서는 각본이 있는 것처럼 반복해서 부딪히고 대립했다.

불똥 튀는 갈등은 찬물을 끼얹듯 눈물로 봉합됐다. 리허설 중 나란히 병원에 실려간 라트리스와 레드릭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손을 맞잡았다. 이 대목에서 라트리스를 장기말로 삼은 제작진의 영악한 수가 읽혔다. 시청자들도 악명 높은 악마의 편집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만큼 순진하지 않다. 내용이 어땠든 라트리스는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다음에는 순수하게 실력을 보고 싶다. 그럴 수 있겠지.

레이디바운스 카프리

처음 봤을 때는 감탄 대신 탄식이었다. 약자 지목 배틀에서 최약체크루 타이틀을 얻은 레이디바운스의 카프리는 루키 계급 미션에서 완성이 안 된 안무를 선보였다. 스스로도 “안쓰러울 정도로 프로답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럼에도 안무가 쉽다는 전략적 이유로 경쟁 댄서들은 카프리의 안무를 채택했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츠바킬의 레나가 메인 댄서로 호명되며 카프리는 이마저도 뺏겼다.

완성된 계급별 댄스 비디오를 보고 나선 감탄이 터졌다. 카프리는 미션 곡 ‘트월ㅋ’와 찰떡 같은 에너지를 온몸으로 발산하며 방방 춤을 췄다. 안무의 주인이 누구인지 천연덕스럽게 보여줬다. 비록 개인 점수에서 레나에게 1위를 내줬지만 2위를 차지한 카프리는 비등했다. 만만치 않은 호평과 납득이 가는 지지를 받았다. 말문 막히고 기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뒤집은 반전 스토리. 카프리의 이름을 꼽은 이유다. 많은 사람들이 루키에게 기대하는 태도를 카프리는 당당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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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masterpiece_yoonji, @_latricekabamba, @lxdycap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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