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은 MTV 어워즈를 어떻게 흔들었나
성큼 가까워진 VMA
올해로 40회를 맞이하는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이하 VMA)’. 그래미 어워즈와 함께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히는 VMA가 우리에게 성큼 친숙하게 다가오기 시작한 건 2019년부터다. 행보 하나하나가 전 세계 대중음악계에 새로운 파동과 환호를 일으키던 방탄소년단(BTS)이 처음으로 VMA의 수상 후보가 된 것이다. 총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BTS는 훗날 ‘올해의 그룹’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된 ‘베스트 그룹’과 새롭게 신설된 ‘베스트 K팝’ 상을 수상하며 2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해외 뮤지션들의 이벤트나 다름없던 VMA에서 K팝이 주요한 자리에 놓인, 그 시작점이었다.
대체 불가한 ‘올해의 그룹’
2019년에 VMA와 인연을 맺은 BTS는 지금까지 수상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올해의 그룹’ 부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트로피를 놓치지 않았다. BTS는 4년 연속 이 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됐는데 그간 경합한 아티스트들의 면면이 쟁쟁하고 탁월하다. 마룬5, 이매진 드래곤스, 브루노 마스와 앤더슨 팩이 결성한 실크 소닉, 조나스 브라더스, 블랙핑크, 레드 핫 칠리 페퍼스, 트웬티 원 파일럿츠 등 장르 불문하고 음악과 스타일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슈퍼스타들이 BTS와 맞붙었다.
기폭제가 된 첫 무대
K팝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에 등극한 BTS의 ‘Dynamite’ 무대는 2020 VMA에서 최초 공개됐다. 코로나19 여파로 그해 VMA는 온라인 생중계됐다. BTS는 사전에 촬영한 ‘Dynamite’ 퍼포먼스 영상으로 이윽고 기세등등하게 누리게 될 K팝 신기원의 포문을 성대하고 경쾌하고 열었다.
BTS는 2020 VMA에서 ‘베스트 팝’, ‘베스트 K팝’, ‘베스트 안무’, ‘베스트 그룹’ 등 4관왕을 거머쥐었다. 그중 ‘베스트 팝’은 K팝 아티스트가 VMA에서 수상한 최초의 본상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날 무대를 처음 공개한 ‘Dynamite’는 빌보드 ‘핫 100’ 3주 연속 1위 기록을 세웠으며, 기세를 이어 2021 VMA에서 당당히 메인 격인 ‘올해의 노래’ 후보에 올랐다.
역시, 블랙핑크
2022 VMA는 또 새로웠다. 블랙핑크가 K팝 걸그룹 최초로 VMA 무대에 올랐다. 정규 2집의 ‘Pink Venom’을 공연하며 또렷한 이정표 같은 존재감을 내뿜었다. 특히 흥에 젖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찐리액션이 그에 못지않은 큰 이슈가 됐다.
2020 VMA에서 ‘How You Like That’으로 ‘송 오브 서머’ 부문을 수상했던 블랙핑크는 이날 ‘베스트 메타버스 퍼포먼스’, ‘베스트 K팝’ 부문의 수상자로 호명되며 2관왕에 올랐다. 특기할 만한 것은 멤버 리사가 솔로 앨범 <LALISA>로 BTS의 4년 연속 수상이 거론됐던 ‘베스트 K팝’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이다. K팝 솔로 가수가 VMA 트로피를 거머쥔 전례 없는 진풍경이었다.
K팝은 현재 진행형
최근 몇 년간 VMA에서는 세븐틴의 성장세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Ready to Love’로 ‘베스트 K팝’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세븐틴은 이듬해 ‘베스트 뉴 아티스트’, ‘올해의 푸시 퍼포먼스’, ‘베스트 K팝’ 등 3개 부문의 후보로 선정됐다. 그중 세븐틴은 ‘올해의 푸시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해 글로벌 인기와 입지를 입증했다.
오는 9월 12일 개최를 앞두고 공개된 2023 VMA 후보 라인업에서도 세븐틴의 이름은 어김없이 포함됐다. 상반기에 발표한 ‘손오공(Super)’으로 세븐틴은 3년 연속 ‘베스트 K팝’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여기에 함께 오른 이름들의 기세도 번뜩인다. 블랙핑크, 에스파,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피프티피프티까지, K팝의 오늘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글로벌한 이름들이다.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 @bts.bighitofficial, 플레디스,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