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코, 귀를 깨우는 치유의 공간들
자연과 나를 잇는
빛의 공간 The Space of Light
여름 장마가 길었던 탓에 8월 정식으로 문을 연 뮤지엄 산의 두 번째 명상 공간이다. 빛의 공간은 ‘소통을 위한 단절’이라는 뮤지엄 산의 슬로건처럼 공간에 이르기 위해서는 좁다란 콘크리트 통로를 거쳐야 한다. 통로 끝에 정사각 형태의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서 있는데, 과연 안도 타다오답다.
정사각의 천장에서는 빛이 쏟아져 내려온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십자 형태의 빛이다. 날이 좋은 날엔 말간 햇볕이, 비가 오는 궂은 날에는 빗물까지 그대로 쏟아진다고. “자연과 나 자신이 일체가 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안도 타다오의 소회처럼 내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가닿을 수 있는 공간이다. 오픈을 기념해 치유 큐레이터가 기획한 ‘명상 플러스 프로그램’은 일찍이 매진됐다.
📍Add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뮤지엄 산
향과 차분함을 빚는 시간
에오디에 Eodie
향을 통해 지금의 나, 현재의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향기 수업 공간이다. 여느 곳처럼 조향 클래스가 이곳에도 있지만, 명상과 찻자리에 쓰기 좋은 인센스를 만드는 클래스를 운영하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무엇보다 향기의 효능에 집중하는 아로마 테라피가 아니라 자신의 감각을 통해 향기 자체를 탐구하며 현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에오디에에서는 직접 향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 또한 치유의 시간으로 보는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알아가는 즐거움보다 스스로 향을 배합하고 반죽을 토닥이는 단순한 작업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과 몰입을 궁극의 목표로 삼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덜어내고 손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것. 재료도 향이 나는 나뭇가루와 천연 재료가 블렌딩 된 향 가루가 전부다. 색이나 향을 더하지 않은 건강하고 편안한 재료다. 특히 시중에 있는 인센스의 향이나 연기가 거슬리는 사람, 명상이나 요가할 때 편안한 향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 Add 서울시 강서구 공항대로 637 1F 107호
한옥에서 하는 소리 목욕
리추얼 마인드 Ritual Mind
특별히 아픈 곳은 없지만 몸이 무거울 때, 쥐어 짜내듯 모아 쓰던 집중력마저 고갈됐을 때. 뜨끈한 목욕 한 번으로 온몸이 리셋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리추얼 마인드는 소리가 내는 진동과 맑은 음을 통해 스트레스로 짓눌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일명 ‘소리 목욕’이라 부르는 사운드 배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 7월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보다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으로 돌아온 것. 그저 곱게 깔린 이불 위에 몸을 뉘면 되는데, 긴장을 풀어주는 온열 안대까지 눈 위에 살포시 올리면 준비는 끝이다.
고대 히말라야산맥의 승려들이 마음의 파도를 잠재우기 위해 사용했던 히말라야 싱잉볼부터 하프공, 윈드공, 튜닝포크, 오션드럼, 팅샤, 텅드럼 등 7가지의 악기를 머리맡에서 연주한다. 저마다 다른 높낮이, 진동을 가진 소리의 주파수가 나도 모르던 스트레스와 불안을 먼지처럼 털어낸다. 프로그램은 ‘프라이빗 사운드배스(100분)’와 ‘리얼라인 사운드배스(60분)’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혼자 혹은 최대 네 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고즈넉한 한옥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치유는 시작된다.
📍 Add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3길 11-9
- 프리랜스 에디터
- 김민
- 사진
- 뮤지엄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