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 코리아>가 구찌 크루즈 쇼 백스테이지 현장에서 단독으로 구찌 뷰티의 수장, 토마스 드 클루이버를 만났다.
서울 한복판에 자리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해온 법궁, 경복궁에서 열린 구찌 2024 크루즈 컬렉션.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을 담당한 구찌 뷰티의 수장, 토마스 드 클루이버와 그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
지난 5월 16일 전 세계 패션 피플들의 이목이 서울을 향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인 구찌 크루즈 컬렉션이 서울 경복궁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구찌 2024 크루즈 컬렉션 현장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고, 한복에서 영감 받은 듯한 의상을 입은 모델들은 수백 년 전 왕이 정사를 펼치던 장소에 등장했다. 구찌 뷰티의 글로벌 컬러&메이크업 아티스트 토마스 드 클루이버(Thomas de Kluyver)가 모델들의 메이크업 룩을 진두지휘한다는 소식. 펑크 뮤지션 다니 밀러(Dani Miller)의 벌어진 치아를 클로즈업한 광고부터 백발의 할머니를 전면에 내세운 캠페인까지 정형화된 아름다움에 명랑하게 반기를 드는 그의 작업을 눈여겨왔던 바, <더블유 코리아>가 쇼를 7시간 앞둔 백스테이지 현장에서 단독으로 그를 만났다. 메이크업 샘플 컷 10개가 걸린 무드보드를 뒤로한 그는 분주한 와중에 메이크업 과정을 시연했고, 쇼를 마친 다음 날 인터뷰를 위해 그를 다시 만났다. “나이나 성별은 상관없어요. 모두에게 자신이 원하는 걸 찾으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메이크업에 대한 그의 확고한 원칙이자 브랜드 철학으로 자리 잡은 ‘자유’.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면서도 다름을 포용하는 이들을 응원한다는 답변은 그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처럼 친절하고 포근했다.
<W Korea> 어젯밤 한국의 경복궁에서 구찌 2024 크루즈 컬렉션이 진행됐죠. 소감이 어떤가요?
토마스 드 클루이버 한마디로 마법 같았어요! 서울을 좋아해요. 예전에 일이 아니라 여행으로 서울에 와본 적이 있는데 무척 아름다웠죠. 구찌와 함께 일하다 보니 아주 멋진 장소를 방문하는 일이 제법 있는데, 경복궁 같은 곳에서 영감을 받지 않기란 어려워요. 구찌와 한국의 역사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는 게 감격스러웠어요.
이번 컬렉션 메이크업의 영감은 무엇인가요?
경복궁이라는 장소에 대한 경외랄까요. 이를 위해 클래식한 메이크업에 재밌고 독특한 반전을 더했죠. 신선하고 모던하면서도 지나치지 않게 조율했어요.
메이크업 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요?
다양한 변주를 주었어요. 속눈썹 여러 개를 겹겹이 붙이거나, 다른 모양으로 잘라 쓰기도 했고, 그 위에 마스카라를 칠해 다른 색감을 입히기도 했죠. 아이라이너도 와인색의 ‘스틸로 꽁뚜르 데 이으(04 보르도)’와 하늘색의 ‘06 셀레스트’를 함께 썼고요. 입술은 ‘루즈 아 레브르 리퀴드 매트립’ 위에 ‘루즈 드 보떼 브리앙 글로우&케어’를 얹었어요. 일상에서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는 방법들이지만, 쿨하고 독특하게 표현되는 효과가 있죠.
런웨이 룩을 데일리 룩으로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서로 다른 텍스처의 제품을 레이어링해 새로운 텍스처를 만들어보는 건 어때요? ‘루즈 아 레브르 리퀴드 매트립’에 ‘루즈 드 보떼 브리앙 글로우& 케어’를 덧바른 것처럼요. 서로 다른 컬러를 함께 써 자신만의 개성 있는 조합을 만들어도 좋고요. 오늘 아침에도 어제 쇼에서 함께 일한 구찌 뷰티 어드바이저 한 명이 두 가지 컬러의 아이라이너로 메이크업을 하고 왔더군요. “정말 멋진 아이디어였어!”라면서요. 뷰티 영역에서는 섞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비교적 큰 것 같아요. 컬러나 소재의 믹스매치가 잦은 패션보다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 특별한 무언가를 탄생시키기도 하잖아요? 뷰티도 마찬가지라는 걸 잊지 마세요.
메이크업 전 최상의 피부 바탕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사용하나요?
파운데이션 도포 전 프라이머를 바르는 것! 저의 넘버원 팁이죠. 이번 백스테이지에서는 ‘세럼 드 보떼 플루이드 마티피앙’을 썼어요. 어제처럼 덥고 습도가 높은 날 땀과 유분기를 잘 잡아 보송보송한 피부를 만들어주는 프라이머죠. 한 방울만 펌핑해 얼굴 반쪽은 알파벳 G를, 반대쪽은 뒤집어진 G를 그려주세요. 마주 보는 데칼코마니처럼요. 이를 중심으로 펴 바르면 돼요. 참 쉽죠?
이번 컬렉션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템을 꼽는다면요?
‘에떼르니떼 드 보떼 파운데이션’요. 예전에는 보다 라이트한 파운데이션을 사용했는데 아무래도 지속력이 떨어지더라고요. 이 신제품은 실제 피부처럼 보이게 하면서도 지속력과 커버력은 월등하죠. 특히 덥고 습한 날에 아주 탁월해요. 수정도 거의 필요치 않을 정도죠. 베이스 메이크업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되니 다른 디테일에 더 신경 쓸 수 있어요. 백스테이지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꿔준 제품이에요.
이번 컬렉션 룩을 창조하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요?
구찌 뷰티의 변함없는 철학은 ‘자기 표현’과 ‘정체성’이에요. 구찌 쇼의 모델들은 늘 다양한 메이크업을 선보이죠. 대부분의 브랜드가 준비 과정에서 모델 두 명에게 한두 가지 메이크업을 시도해보는데, 구찌는 스무 명 정도의 모델에게 모두 다른 메이크업 룩을 시도해요. 모든 옷을 본 다음 어떤 메이크업이 쇼에 가장 잘 어울릴지를 정하죠. 창의성을 펼칠 수 있고, 남다른 셰이프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구찌 뷰티만의 노하우예요.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게 어렵게 느껴지면 의상에서 차용해보세요. 어제 컬렉션에서도 상의 컬러에 맞춰 파스텔 핑크립을 사용한 룩이 있었거든요. 전 메이크업을 할 때 누군가를 바꾸려고 하지 않아요. 모두가 아름다우니까요! 상자에 갇혀 생각하지 않는 게 중요해요. 제품을 구입할 때도 ‘셀럽이 발랐으니 나도 살래’가 아니라 본인의 직감을 따르세요. 너무 겁내지 말고요. 메이크업은 놀이예요. 뒤로 숨기 위한 가면이 아니라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패션 액세서리죠. 장난스럽게 사용해보세요.
결점을 감추기보다 드러내고, 완벽하지 않아도 아름답다는 것을 증명하는 당신의 작업과 일맥상통하네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가 중요해요. 함께 일하는 스물다섯 살의 어시스턴트가 있는데, 항상 입는 옷과 자신의 신체, 외모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더군요. 그럴 때마다 저는 충분히 아름답다고, 신경 쓸 가치가 없는 것은 잊으라고 얘기해요. 긍정적인 가족들의 영향도 있었죠. 내 가족은 어떤 압박도 준 적 없고 항상 꿈을 좇을 수 있게 서포트해주었거든요. 그래서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움을 정의한다면요?
모든 것에 아름다움이있어요. 전 서울 같은 장소뿐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어요. 이런저런 작은 것들을 수집하는 까치처럼요. 사람들은 늘 완벽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 갇히곤 해요. 어제는 스스로를 아름답게 느꼈다가도 오늘은 아름답지 않다고 느끼기도 하죠.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이 있나요? 보세요, 지금 창밖에 비치는 서울의 스카이라인도 너무 아름답잖아요. 예상치 못한 것들 속에 담긴 아름다움! 가끔은 멈춰서 그런 아름다움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더블유>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나요?
‘팔레트 드 보떼 콰티오’요. 덧바르기 쉬운 네 가지 컬러를 조합한 멀티 팔레트인데, 이거 하나로 아이, 치크, 립 메이크업을 모두 표현할 수 있어요. 한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고 들었는데, 메이크업 붐이 일지 않을까요? 조만간 새로운 립스틱도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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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천나리
- 사진
- COURTESY OF GUCCI BEAU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