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is Vuittion 2024 S/S Mens Collection

명수진

루이비통 2024 S/S 맨즈 컬렉션

2024년 S/S 시즌 남성복 컬렉션을 통틀어 가장 뜨거운 감자를 꼽으라면 단연 퍼렐 윌리엄스의 루이 비통 데뷔쇼다. 지난 2월, 170년 역사를 지닌 루이 비통 남성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선임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퍼렐은 파리 루이 비통 본사의 바로 맞은편에 있는 퐁네프(Pont Neuf) 다리로 게스트를 초대했다. 주요 게스트는 해질 무렵 센 강의 페리를 타고 이곳에 도착했다. 현 루이 비통 여성복 디렉터인 니콜라 제스키에르와 전 루이 비통 여성복 디렉터였던 마크 제이콥스를 비롯해 킴 존스, 니고 등 LVMH의 전현직 CD들이 총출동했고, 제이지, 비욘세, 나오미 캠벨, 리한나, 송중기, 무라카미 타가시 등 브랜드 앰베서더와 글로벌 셀럽이 모여들었다. 퐁네프 다리에는 황금색 다미아니 패턴이 깔려 있었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이 연주하는 블록버스터급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됐다.

모든 것은 파격 그 자체였다. 과거 건장한 백인 모델들이 점령했던 런웨이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다양한 인종의 모델로 그야말로 물갈이됐다. 루이 비통을 상징하는 다미아니 패턴이 마인크래프트를 연상케 하는 픽셀과 카무플라주 패턴으로 재해석됐다. 일명 다모플라주(Damouflage) 패턴! 다미아니 패턴의 넥타이와 다모플라주 부츠와 금색 루이비통 로고를 넣은 백을 든 첫 모델 이후 현란한 패턴 플레이가 이어졌다. 슈트, 점퍼, 가방, 모자, 심지어 컵홀더와 곰돌이 인형까지 과감하게 패턴 플레이를 펼쳤고, 범퍼에 ‘자유(Liberty)’라고 쓰고 다모플라주 트렁크를 실은 버기카까지 퐁네프 다리 런웨이로 등장해 떠들썩한 분위기를 더했다. 럭비 셔츠, 축구 저지, 야구 점퍼, 트랙슈트 등 스포츠 아이템을 럭셔리한 악어가죽이나 진주 장식으로 화려하게 재해석하거나 루이 비통 쇼핑백을 쇼퍼백 스타일로 선보인 퍼렐식의 유쾌한 위트가 돋보였다. 누군가에게는 유쾌한 파격, 누군가에게는 거대한 농담 같은 컬렉션이랄까.

쇼 노트에서 퍼렐은 전임자인 버질 아블로에게 헌사했다. ‘이 순간은 내 앞에 있는 거인에게 바칩니다. 영의 형제에게(This moment is dedicated to the giant before me. To our brother in spirit)’. 퍼렐 윌리엄스는 피날레에 하늘을 가리켰고, 함께 등장한 루이 비통 디자인 팀에게도 큰 절을 올리는 감사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버지니아의 합창단 보이스 오브 파이어(Voice of Fire)가 퍼렐이 직접 작곡한 곡 <Joy(Unspeakable)>를 합창했다. ‘원한다면 가질 수 있다. 필요하면 가질 수 있다(If You Want It, You Can Have It; If You Need It, You Can Have It)’는 의미심장한 가사. 퍼렐이 자신의 루이 비통 입성을 축하하는 성대한 파티이자 패션에서 경계를 허물어트리는 또 하나의 사건 같은 쇼였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Louis Vuit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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