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소식으로 예견한 <오징어 게임> 시즌2.
삼각관계는 유지된다.
최후의 1인 이정재, 프론트맨 이병헌, 생사가 불분명했던 위하준이 <오징어 게임> 시즌2를 그대로 이끈다. 얼마 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넷플릭스의 글로벌 팬 이벤트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주요 캐릭터 캐스팅이 발표됐다.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시즌1 공개 후 “기훈(이정재)이 돌아와 세상을 위해 뭔가를 할 것”이며, “프론트맨과 관련된 부분을 풀어야겠다”고 언급했으니 말이다.
따라서 시즌2는 지난 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에서 “용서가 안 돼. 너희들이 하는 짓이”라고 분노한 이정재와 게임 운영자가 된 프론트맨이 거세게 충돌하며, 프론트맨의 동생으로 밝혀진 준호(위하준)가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좀 더 과몰입한다면, 결국 기훈에게 프론트맨이 무너지지만 형의 신념에 설득당한 준호가 그 자리를 대신하며 시즌3의 초석을 까는 반전 결말을 예상해본다.
공유는 또 딱지치기나 할까?
“선생님, 저랑 게임 하나 하시겠습니까?” 시즌1의 신스틸러였던 미스터리한 ‘딱지맨’ 공유도 돌아온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해 황동혁 감독은 시즌2 제작 소식을 전하며 ‘딱지를 든 양복남도 다시 돌아올지 모릅니다’라고 그의 복귀를 시사했다. 공유의 존재감을 고려하면 특별 출연 수준의 비중이 아쉬웠는데, 넷플릭스 글로벌 이벤트에서 그의 합류를 공개한 만큼 캐릭터를 어떻게 확장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어쩌면 프론트맨 역을 맡은 이병헌과의 투 샷을 볼 수도 있을지도. 설마, 이번에도 딱지치기만 하는 건 아니겠지? 그보다는 사람들을 게임에 끌어들이는 역할로 이정재의 절친 정우성이 특별 출연하는 쪽이 더 보고 싶은 그림이다.
속을 알 수 없는 뉴페이스
박해수, 정호연, 이유미, 허성태, 김주령, 아누팜이 열연한 시즌1의 주요 캐릭터들은 죽음의 게임에서 모두 탈락했다. 자연스럽게 시즌2에서는 새로운 배우들의 캐스팅이 대거 예정됐다. 최근 발표된 주요 라인업을 요약하자면 단순하게 선악으로 캐릭터를 구분 짓기 어려운 배우들을 한데 모았다. 특히나 직장인의 바이블로 통하는 드라마 <미생> 이후 9년 만에 재회한 임시완과 강하늘이면 말을 다 했다.
두 배우는 공통적으로 연기 폭이 유연하고 마스크가 표현하는 느낌이 다채롭다. 순수한 놈, 유약한 놈, 다부진 놈, 영리한 놈, 영악한 놈, 악랄한 놈 등 어떤 역할을 맡아도 쉽사리 납득이 간다. 히트작 <더 글로리>에서 활약한 박성훈, 인물 자체가 독보적인 캐릭터라 할 만한 양동근도 그런 면모에서 뒤지지 않는다. <오징어 게임> 시즌2의 기대치가 하늘을 찌르고 온갖 예상이 난무하는 만큼 뻔한 이야기를 뻔뻔하게 내놓지 않을 것이다. 새롭게 합류한 캐릭터부터 제작진과 팬들의 수싸움이 시작됐다.
여성 캐릭터와 숨바꼭질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주요 배우 캐스팅 발표 직후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 배우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굴지의 해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정호연, 이유미 그리고 김주령이 시즌1의 중심에서 제각각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런 비난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거센 불만이 들끓자 넷플릭스 측은 주요 여성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곧 공개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긍정 회로를 돌리면 <오징어 게임> 시즌2는 히든카드처럼 결정적인 여성 캐릭터를 비밀스럽게 준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면, 정호연이 연기했고 큰 인기를 끌었던 새벽 캐릭터의 쌍둥이 자매가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거나. 진담인지 농담인지 헷갈리지만 황동혁 감독이 직접 이런 설정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깜짝 출연?
넷플릭스 역대 시청 시간 1위를 기록 중인 <오징어 게임> 시즌1은 에미상, 골든 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연거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재미는 물론 작품성까지 입증하며 글로벌 팬덤을 불러 일으켰다. 할리우드 배우들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해 많은 배우들이 황동혁 감독에게 <오징어 게임>의 팬이라는 얘기를 전했다고 한다. 작품의 명성을 고려하면 해외 톱 배우의 출연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시즌2의 배경도 한국이기 때문에 갑자기 유명 외국 배우가 나올 역할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단 시즌3에서 무대가 바뀌면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으니, 당장은 몰라도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닌가 보다. 그보다는 시즌1에서 잔혹한 생존 게임을 재미 삼아 관람하는 VIP 역의 외국인 배우들이 남발한 어설픈 연기는 반복하지 않기를. 보면서 손발이 오그라들고 떨렸다.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 Netfl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