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 일본 최대의 국제 전시장 도쿄 빅사이트에서는 샤넬의 다카르 공방 컬렉션의 레플리카 쇼가 열렸다. 패션, 무용, 음악이 만나 펼친 창의적 대화의 현장.
지난 6월 1일 샤넬은 일본 긴자 지구에 위치한 도쿄 빅사이트에서 2022/23 공방 컬렉션 쇼가 펼쳐졌다. 지난해 12월 세네갈 다카르의 구 법원(Palais de Justice)에서 공개된 샤넬 2022/23 공방 컬렉션이 도쿄에 착륙해 다시 열린 것이다.일본에서 공개된 이번 쇼는 창작적 교류라는 쇼 주제에 걸맞게 입구에서부터 독특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안무가 디미트리 샹블라(Dimitri Chamblas)가 다카르에서 공개된 퍼포먼스를 새롭게 해석하고 도쿄 타마 미술대학의 무용수들과 함께 선보인 ‘슬로 쇼(Slow Show)’가 그것. 쇼장 앞의 무용수들은 마치 시공간이 정지된 곳에 있는 것처럼 육안으로 느끼기 힘들 만큼 천천히 느리게 움직였다. 마치 그들에게만 슬로 모션 주문을 걸어놓은 듯 아주 느리게 고요히. 흥미로운 퍼포먼스를 지나자 미니멀한 베이지와 블랙의 쇼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피아노 한 대가 놓인 정제된 공간. 그 모습만으로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시작!
일본의 기타리스트 이치카 니토가 세네갈 출신의 래퍼 닉스와 그의 곡 ‘The World is still Beautiful’을 함께 했고, 뒤이어 바이올린과 피아노 반주에 맞춰 사카모토 류이치의 전설적인 곡 ‘Merry Christmas Mr. Lawrence’를 연주했다. 신세대 기타리스트가 작고 한 거장의 음악을 연주하다니!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연주 중 반부에는 처음 쇼장에서 우리를 맞이한 무용수들이 등장, 빠름과 느림이 교차하는 창의적 안무를 선보였고, 마침내 런웨이가 시작되었다. “단순히 런웨이 쇼를 넘어서는 이벤트 전체를 고려했다. 3년 가까이 고민한 결과물이다. 여러 날에 걸쳐 깊이 있고 정중한 대화를 나누면서 만나고 교류하는 창의적 장이 열리기를 원했다”라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버지니 비아르의 말처럼 패션과 음악, 무용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이 창의적이고 유기적으로 대화하는 느낌이 내내 느껴졌다. 자 이제, 룩 이야기를 해볼까?
이번 다카르 공방 컬렉션은 몸에 피트되는 롱코트, 타이트한 플레어 팬츠, 70년대 컬러들, 플랫폼 슈즈, 자수 장식을 넣은 컬러풀한 오버사이즈 스웨트셔츠, 멀티컬러 트위드, 뒤보다 앞이 짧은 드레스 등이 대거 등장하는데, 중요한 건 여기에 버지니 비아르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 1970년대 정신이 컬렉션 전체를 관통한다는 것이다. 이는 에너지의 폭발로 상징되는 70년대의 팝, 소울, 펑크, 디스코, 훵크(punk) 등을 즐기는 환희에 넘친 여성의 모습으로 표출된다. 버지니 비아르에게 1970년대란 고동치는 모든 것들의 만남과 대화로 탄생한 예술적인 모험과 고유한 개성으로 삶이 더없이 풍부했던 때다. “오랫동안 주고받은 진정한 대화, 내 작품에 동기를 부여하고 내가 다시 기록하고자 하는 게 바로 이런 인간적이고 따뜻한 측면이다. 여기에 내 모든 영혼을 쏟아부었다. 이번 컬렉션처럼 예술적인 모험이 탄생하는 놀라운 만남이 나의 원동력이다.” 공방 장인들의 섬세한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옷들이 지나가자 마음에 묘한 잔상이 남는다.
쇼가 끝나자 이번 도쿄 쇼의 특별한 이벤트가 펼쳐졌다. 바로 샤넬의 앰배서더인 제니가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You & Me’와 ‘Fly Me to the Moon’, ‘Killing me Softly’를 메들리로 부른 것. 파티장은 온통 제니를 담으려는 핸드폰 불빛으로 가득했다. 마치 그녀의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까멜리아 프린트 미니 원피스를 입고, 클래식한 헤어로 변신한 그녀는 샤넬의 뮤즈다운 모습으로 노래를 선물했다. 이어 일본의 아티스트 펠리(Peli)의 공연과 프랑스의 일렉트로닉 음악 듀오 폴로 앤 팬(Polo & Pan)의 디제잉으로 도쿄의 밤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창의적인 이들이 서로 만나 꿈을 공유하며, 함께 예술적인 모험을 도모하는 일. 이것이 바로 샤넬과 버지니의 방식이다. 도쿄와 다카르, 음악과 무용 그리고 패션이 모여, 본 적 없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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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