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체 앤 가바나 2024 S/S 맨즈 컬렉션
돌체 앤 가바나는 밀라노 맨즈 패션위크 둘째 날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밀라노를 대표하는 돌체 앤 가바나라는 이름의 무게감에 걸맞게 스타플레이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선 스타일리스트 시모네 루티글리아노(Simone Rutigliano), 전설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라스(Pat McGrath), 헤어 스타일리스트 귀도 팔라우(Guido Palau)가 스태프로 합류했다. 쇼의 오프닝은 슈퍼모델 킷 버틀러(Kit Butler), 클로징은 존 코르타자레나(Jon Kortajarena)가 맡았다. 프런트로 역시 스타 군단이 대거 출격했다. 한국의 아이돌 NCT 도영을 비롯해 미국의 머신 건 켈리(Machine Gun Kelly), 이탈리아의 블랑코(Blanco), 호주의 루크 헤밍스(Luke Hemmings) 등이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1985년에 브랜드를 설립한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 듀오 디자이너는 그들 자신이 이뤄온 것들을 되돌아보고 단단히 정립하는 과정 중에 있다. 이번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충분히 놀라운 유산, 시간의 시험을 견디는 스타일을 남길 수 있을까?’를 스스로 질문하고 정의 내리고 있는 것! 무려 76벌로 선보인 대규모 컬렉션은 이탈리아 패션의 정수 그 자체였다. 퓨어 밀크 화이트, 샌드 베이지, 스톤 그레이, 카멜, 초콜릿 브라운, 시칠리안 블랙 등 차분한 컬러가 캐시미어, 실크, 오간자, 저지, 샹티 레이스 등 섬세한 소재로 선보였다. 특유의 정교한 테일러링은 이 모든 것을 우아하고 세련되게 정제했다.
더블 더치스로 만든 새틴 수트, 주름 디테일을 넣은 오버사이즈 패딩, 시스루 패널을 장식한 해체적 디자인의 블레이저 등에는 90년대의 향수가 담겨 있었다. 반면, 튜닉은 깊은 V형 네크라인을 넣어 관능적으로 해석했고, 시스루 오간자 상의와 바지 자락은 플라워 아플리케로 예쁘게 장식했으며, 저지 소재로 허리에 주름을 잡은 커머밴드 디테일은 가느다란 허리 라인을 강조했다. 언뜻 매우 남성적이지만 자세히 보면 마치 여성의 이브닝드레스처럼 섬세하고 미묘한 분위기를 풍겼던 것은 이런 때문! 거장의 대열에 들어선 듀오 디자이너는 브랜드 본연의 장점과 정교한 이탈리아 테일러링에 집중하며 가까이 보아야 더 아름다운 컬렉션을 완성했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Dolce & Gabb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