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은 알면 알수록 더 좋은 사람 같다.
“저 배우 누구지?” 영화 <범죄도시3>를 보다가 마동석과 겨루는 (어차피 흠씬 두들겨 맞지만) 악당의 첫 등장 장면에서 이런 궁금증이 들었을 수 있다. 바로 이준혁인데, 그럴 만하다. 마동석의 우람한 덩치에 밀리지 않기 위해 (어차피 내동댕이질 당하지만) 이준혁은 4개월 동안 부지런히 몸을 키웠다. 하루에 두 번씩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그의 최애 음식인 버거를 밥먹듯 먹으며 20kg 가까이 증량했다. 이 정도면 벌크업이 아니라 ‘살크업’. 그래서인지 샤프하게 원상 복귀해 무대 인사에 나선 이준혁의 미모가 더더욱 빛난다.
이준혁의 <범죄도시3> 캐스팅 비화도 이야깃거리다. 잠깐 만난 게 전부였던 마동석이 그에게 느닷없이 연락해 “<범죄도시> 3편을 만들 건데 함께하자”, “역할은 악당이야”라고 캐스팅 제안을 했다. 이준혁은 즉석에서 오케이. <범죄도시2>가 개봉하기 전이었는데, 이준혁은 생각지도 못했을 거다. 2대 빌런 손석구의 활약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2편을 본 이준혁은 “어깨가 무거워졌다”고 한다.
<범죄도시3>의 흥행 속도가 화끈하다. 1천 2백만 관객을 불러 모은 전편보다 더 빠르다. 천만 관객에 대한 기대도 무르익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이준혁의 필모그래피는 3편의 천만 영화를 보유하게 된다. 그는 이미 2편의 천만 작품에 출연했다. 바로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 한국 영화 최초로, 여전히 유일하게 ‘쌍천만’ 타이틀을 거머쥔 시리즈다.
2007년에 데뷔한 이준혁은 당시 인터뷰에서 “긴 대사를 하는 선배님들이 많이 부럽다”고 말했다. 그때로부터 10년도 더 지나, 말하는 대로 이뤄졌다. 그것도 아주 길게. <비밀의 숲 2>에서 이준혁은 무려 8분 분량의 대사를 원테이크로 소화해 화제가 됐다. 그가 연기한 서동재 검사가 상사에게 자신을 어필하려고 밑도 끝도 없이 떠드는데, 이준혁의 또렷한 발음, 분위기를 쥐락펴락하는 완급 조절, 적재적소에 시선을 붙잡아 두는 제스처는 다시 봐도 놀랍고 또 놀랍다. 참, 서동재 검사를 주인공 삼아 <비밀의 숲> 스핀오프가 촬영 중이라고 한다. 제목은 ‘좋거나 나쁜 동재’. 아주 활개를 칠 이준혁이 기대된다.
‘더 락’이라는 이름으로 17번이나 챔피언에 오른 미국 프로레슬러. 현재 할리우드에서 출연료가 몇 손가락에 꼽히는 거물급 스타. 전 세계 배우를 통틀어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1위. 미국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파워 셀럽.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분노의 빡빡이’로 유명한 드웨인 존슨에 대한 설명이다. 여기에 하나를 추가한다면, 그는 이준혁의 롤모델이다. 이준혁의 인스타그램에는 그에 관한 포스팅이 여럿이고, 이준혁은 “드웨인 존슨처럼 살아보고 싶다”며 거리낌 없이 팬심을 자랑한다.
‘안녕 Popcorn’. 행복하게 산책을 하던 중 사라진 주인을 찾으러 모험을 떠나는 강아지 ‘팝콘’을 주인공으로 한 모바일 러닝 게임이다. 2021년 출시 직후 앱스토어 어드벤처 부문 1위에 오른 이 게임의 제작자는 이준혁이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자신의 반려견 팝콘이를 추억하며, 팝콘이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싶어 직접 게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준혁은 스토리는 물론이고 캐릭터 일러스트를 직접 그렸으며, <비밀의 숲>에서 함께한 배두나 캐릭터가 게임에 이스터 에그로 숨겨져 있다. 사연이 사연인지라 반려동물과의 추억이 가득하다면 엔딩을 보고 코끝이 시큰하게 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을 폭풍 오열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얼마 전 이준혁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 추천도서로 ‘안녕 팝콘’이 선정됐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그렇다. 그가 만든 게임이 지난해 12월 동화책으로 출간됐다. 최근에는 원작자로 참여한 이준혁이 인세 전액을 동물복지단체에 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걸 보면서 뭔가 따뜻해졌다. 이준혁의 타고난 심성도 그러겠지.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은혜롭고 경이롭다. 아름답고 황홀하다. 역시나 소문답게 극악무도한 미모…’라는 문구과 함께 ‘이준혁 자기님’의 출연을 예고했다. 곧 공개될 방송에서 앞서 소개한 이준혁에 대한 내용 중 적어도 5개쯤은 언급될 거라 자신한다. 또 조세호가 이준혁에게 “마동석의 주먹 맛은 어땠나요?”라는 질문을 건넬 확률은 100%.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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