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펼쳐진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김민지

캘리포니아의 따사로운 햇살, 청량한 공기, 항해, 신나고 행복한 판타지. 로스앤젤레스에서 펼쳐진 버지니 비아르의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활기찬 무드로 가득한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활기찬 무드로 가득한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활기찬 무드로 가득한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샤넬의 2023-24 크루즈 컬렉션 전 공개된 이네즈와 비누드의 프리뷰 영상은 샤넬의 크루즈 쇼가 열릴 로스앤젤레스에 대한 찬탄이자 경의로 가득했다. 1980년대와 현재의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는 에너제틱하고 스포티한 분위기가 넘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의 야자수가 늘어선 모래사장과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볼 수 있는 황홀한 흑백을 배경으로 샤넬 앰배서더 알마 조도로프스키가 에어로빅을 즐긴다. 곧이어 크루즈 컬렉션 의상들이 안무의 리듬에 맞춰 모습을 드러낸다. 파스텔 컬러의 니트 소재 톱과 미니 쇼츠, 자수를 넣은 주얼 장식 비키니 톱과 테리 소재 트위드로 만든 하이웨이스트 쇼츠, 석양 모티프의 티셔츠와 블랙 버뮤다 쇼츠, 그리고 여기에 레그워머, 스니커즈, 오버사이즈 선글라스 등등.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프리뷰 영상을 감상하며, 이번 2023-24 샤넬 크루즈 컬렉션의 핵심 코드는 로스앤젤레스 그 자체가 아닐까 추측했다.

LA의 스케이터를 연상시키는 27번째 룩.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런웨이.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활기찬 무드로 가득한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활기찬 무드로 가득한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활기찬 무드로 가득한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활기찬 무드로 가득한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피팅에서 포착한 롤러 스케이트 모티프의 네크리스.

모델들의 경쾌한 피날레.

LA 현지 시각으로 5월 9일, 샤넬은 2023-24 크루즈 컬렉션을 LA에 있는 파라마운트 픽처스 스튜디오에서 선보이며 할리우드와의 끈끈한 관계를 새삼 확인시켰다. 샤넬과 할리우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레드카펫 위 화려한 드레스지만, 버지니 비아르가 런웨이에 올린 룩들은 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스포츠와 웰빙이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본거지가 된 로스앤젤레스에서 영감을 받아 몇몇 모델은 헬스장이나 에어로빅 센터로 발걸음을 옮기는 듯한 차림이었다. 이 외에도 버지니는 LA의 스케이터들이 집결하는 베니스 비치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는지 스케이트보드를 든 모델도 등장시켜 이번 크루즈 컬렉션의 주요 코드가 스포티 무드임을 짐작하게 했다. 인스톤으로 뒤덮인 미니 쇼츠와 점프슈트, 자수를 넣은 뷔스티에와 작은 탱크톱, 196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슈트, 배스 로브와 캐주얼 파자마, 1930년대에서 영감을 얻은 슈즈와 그 디스코 버전, 크레이프 드 신과 테리 소재 수영복, 랩 스타일 톱, 레그워머, 이브닝드레스. 이 모두가 샤넬의 역사와 핵심 코드가 더없이 명랑하고 발랄한 캘리포니아 무드와 만나 탄생한 집합적인 상상력의 산물이다. 샤넬을 상징하는 화이트와 블랙 외에도, 아티스틱 디렉터인 버지니가 좋아하는 핑크, 그리고 영화계의 황금기, 여제와 같은 배우, 이들을 환하게 밝히는 영사기의 밝은 빛, 캘리포니아의 영원한 햇살을 연상시키는 골드 등등. 이 눈부신 에너지는 컬렉션의 핵심이자 주역으로 패브릭, 자수, 프린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골드 컬러의 사각형, 블랙과 골드 컬러 셰브런 패턴, 칼 라거펠트가 좋아했던 분위기로 표현한 디스코볼, 밀크셰이크와 롤러스케이트, 멋진 코코넛 야자수와 태평양 위로 펼쳐지는 석양에 이르는 기하학적인 패턴과 상징적인 패턴 등에서도 명랑한 활기가 느껴졌다.

피팅 장면

LA의 야자수가 떠오르는 룩.

캘리포니아의 석양을 담은 시퀸 백.

한국 셀럽으로는 샤넬의 오랜 친구 지드래곤이 참석했다.

“위대한 영화배우들의 화려함을 기리는 일과
에어로빅, 스포츠, 롤러스케이팅으로 만끽하는 즐거운 세상을 연상시키는 일,한편으로는 꿈, 다른 한편으로는 입고 싶은 룩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모든 것이 결국 균형의 문제일 거예요.”

-버지니 비아르

80년대 글램, 바비코어가 만난 사랑스럽고 우아한 룩

샤넬 하우스의 상징 까멜리아.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의 피날레.

경쾌한 컬러의 룩과 레그워머 스타일링

시퀸 장식으로 글램하고 레트로한 무드의 컬렉션을 완성했다.

시퀸 장식으로 글램하고 레트로한 무드의 컬렉션을 완성했다.

쿠튀르적인 터치를 더한 톱과 가방을 피팅하는 장면.

쿠튀르적인 터치를 더한 톱과 가방을 피팅하는 장면.

로스앤젤레스의 야경을 담은 영상을 배경으로 걸어 나오는 모델.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런웨이.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런웨이.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런웨이.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런웨이.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런웨이.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런웨이.

모델들이 피팅하는 모습.

모델들이 피팅하는 모습.

모델들이 피팅하는 모습.

애프터 파티에서의 패리스 힐튼.

샤넬과 로스앤젤레스의 인연은 193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캘리포니아는 산타모니카 공항의 격납고에서 열린 샤넬 2007/08 크루즈 쇼의 배경이기도 했다). 미국의 영화 제작자 새뮤얼 골드윈(Samuel Goldwyn)으로부터 영화 의상 디자인을 담당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가브리엘 ‘코코’ 샤넬이 LA로 향했다. 골드윈은 유럽 특유의 글래머러스함에 깊이 빠져 있었고, 가브리엘 샤넬은 <펄미 데이즈(Palmy Days)>, <투나잇 오어 네버(Tonight or Never)>, 그리고 <쓰리 브로드웨이 걸스(Three Broadway Girls)>의 영화 의상을 제작했다. 샤넬 여사는 당대의 유명 영화 제작자들과 협업하며, 창의적인 동료 예술인들을 지원했다. 이러한 이야기는 지금도 감독 소피아 코폴라(Sofia Coppola),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마고 로비, 릴리 로즈 뎁, 마거릿 퀄리 등 샤넬의 친구 및 앰배서더와 함께 이어지고 있다. “위대한 영화배우들의 화려함을 기리는 일과 에어로빅, 스포츠, 롤러 스케이팅으로 만끽하는 즐거운 세상을 연상시키는 일, 한편으로는 꿈, 다른 한편으로는 입고 싶은 룩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모든 것이 결국 균형의 문제일 거예요.” 화려한 영화배우나 동료 예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닌, 버지니 비아르는 분명 모두를 위한 샤넬을 꿈꾸고 있었다. 컬러풀하고 유쾌하며 우아한 세계를 펼친 샤넬 2023-24 크루즈  컬렉션. 1920년대와 1930년대의 화려함부터 1970년대와 1980년대의 리듬에 이르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황홀한 만화경처럼 흘렀다. 로스앤젤레스와 해 질 무렵의 전설적인 스튜디오. 패션과 영화가 만나 우리를 활기차게 스포트라이트 속으로 이끌어 영원히 댄스 플로어를 떠나고 싶지 않은 아련한 백일몽을 꾼 듯도 했다.

버지니 비아르가 좋아하는 핑크색 룩이 연이어 나온다.

마리옹 코티야르

크리스틴 스튜어트.

마고 로비

샤넬의 2023-24 크루즈 컬렉션의 영감인 롤러스케이트 퍼포먼스.

에디터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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