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적 공간, 한강 잠수교에서 열린 루이 비통 2023 프리폴 컬렉션. 잠수교를 런웨이로 삼은 패션쇼부터 한강 세빛섬에서 열린 애프터 파티까지. 루이 비통이 ‘서울 찬가’를 부른 전례 없는 기념비적 순간을 <더블유> 뷰파인더에 촘촘히 담았다.
4월 29일 저녁 8시, 서울의 남쪽과 북쪽을 잇는 서울 한강 잠수교.
서울의 상징적 다리인 잠수교는 루이 비통 프리폴 컬렉션의 런웨이로 변신했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은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로 참여해 쇼 콘셉트와 무대연출을 맡아 물이 빚어내는 지극히 한국적인 환영을 선사했다. 파란 조명으로 물든 이곳에서 김덕수 사물놀이가 연주하는 호남농악 가락이 터져 나오더니, 밴드 산울림의 ‘아니 벌써’가 울려 퍼졌다. <오징어 게임>의 슈퍼스타이자 톱모델 정호연의 오프닝으로 루이 비통 2023 여성 프리폴 컬렉션이 시작되었다. 루이 비통 최초의 프리폴 패션쇼인 이날의 행사는 브랜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배경음악은 펄시스터즈가 부르는 ‘첫사랑’으로 바뀌었고, 모델들은 795m 길이의 긴 잠수교 차로 위를 걸어 나왔다. 거세게 휘몰아치는 강바람과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 국립국악원이 연주한 전통 관악합주곡 ‘수제천’이 한데 섞여 무대 위에는 구슬픈 가락이 흘렀다.
“나는 자주 영화 <괴물>을 떠올렸습니다. 한국의 분위기는 나와 어울립니다,” 제스키에르는 그의 오랜 친구 배두나가 주연을 맡은 영화 <괴물>을 이전에도 종종 언급했었다. 그 영화에서처럼, 관객들은 강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맞은 채 쇼를 감상했다. 50여 개의 룩이 휘황찬란한 서울의 야경을 배경으로 등장할 때마다 탄성이 터져 나왔다. 모던한 양가죽 코트, 핀스트라이프와 누빔 가죽 슈트, 체커보드 프린트, 마이크로 모노그램, 벨트와 함께 착용한 크레이프 울 보디슈트. 그리고 LV 로고 플레이.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지난 10 년 동안 다듬어온 하우스의 코드, 그의 초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단순하고 강렬한 색상과 실루엣이 스쳐 지나갔다. 1700명이 관객석에서 쇼를 지켜봤고, 물결을 가르며 지나는 쾌속정과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 야경은 가히 장관이었다.
온 우주의 기운이 이렇게 한국으로 모인 적이 있었던가. 끊임없는 변주를 거듭하는 한강의 물결과 생명력 넘치는 잠수교 위의 루이 비통 첫 프리폴 패션쇼. 이날 루이 비통 패션쇼의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울’이었고, 서울에 바치는 찬가였다. “일종의 외교적 여정, 한국에 와서 역사의 무수한 표정을 다시 이야기하는 루이 비통 카라반세라이(caravanserail)다.” 제스키에르는 이렇게 표현했다. 정호연의 오프닝과 최소라의 클로징으로 진행된 런웨이, K-pop 스타들로 가득 찬 프런트로, 이를 지나면 반포대교를 따라 분수대가 아치 모양의 물을 뿜어낸다. 잠수교의 상징으로 꼽히는 달빛 무지개 분수가 쏟아 내리며 피날레를 장식한다. 서울에는 바로 이런 환상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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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김민지, 김현지
- 포토그래퍼
- 고원태, 방규형, 전준범, 이태광, 이호영, 이원걸, 윤기범
- 사진
- COURTESY BY LOUIS VUI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