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의 줄거리가 단번에 이해되는 신박한 장르명.
칠성급 스위트 로맨스
두말할 것 없이 장르명에서 호텔 배경의 드라마라는 감이 온다. ‘칠성급 스위트 로맨스’라고 입소문을 내고 있는 JTBC 드라마 <킹더랜드>는 이름에서부터 별 일곱 개짜리 럭셔리 기운이 감도는 ‘킹호텔’이 무대다. 그곳에서 전작 <빅마우스>와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각각 흥행을 터뜨린 임윤아와 이준호가 호흡을 맞춘다.
호텔 본부장 구원(이준호)은 타고난 기품과 매력, 명석함은 충만하지만 웃음과 연애 세포를 빼먹은 냉미남의 정석이며, 호텔리어 천사랑(임윤아)은 직업상 환한 미소를 달고 일해야 하는 스마일 퀸. 서로 상극인 그들이 자꾸 부딪히고 신경이 쓰면서 복잡미묘하면서도 달달한 감정에 치닫는, 뻔하지만 그래도 설렘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런 점에서 칠성급 스위트라는 장르명은 스위트룸에 쓰이는 ‘Suite’와 달콤함을 뜻하는 ‘Sweet’를 모두 겨냥한 게 아닐까. 뭐가 됐든 칠성급 만족도의 작품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6월 17일 첫 방송을 기다린다.
저돌적 환생 로맨스
듣자마자 손뼉을 찰싹 치게 만드는 장르명이다. 6월 17일 방송을 앞둔 tvN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저돌적 환생 로맨스’라는 전에 없는 장르로 소개되고 있다. 저돌적 환생? 무슨 생뚱맞은 소리인가 싶지만, 드라마 내용을 알고 나면 ‘차은우’와 ‘얼굴 천재’의 조합처럼 다른 수식어를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가장 이상적인 장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생도 잘 부탁해>의 주인공은 전생을 죄다 기억하는 인생 19회차 반지음(신혜선)과 직전 인생에서 그녀가 만난 인연의 환생인 문서하(안보현)다. 숱한 전생을 겪으며 마일리지처럼 쌓아 둔 능력치를 총동원해 문서하와 재회한 반지음이 “저랑 사귀실래요?”라며 당돌하게 고백을 날리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돌적’, ‘환생’, ‘로맨스’ 모두를 포함하고 있는 만화 같은 설정인데, 역시나 드라마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전생으로부터 이어진 저돌적인 고백이 ‘환상’ 로맨스가 될지, ‘환장’ 로맨스가 될지 모르겠으나 소재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다.
짜릿한 공조 사기극
5월 29일 선보이는 tvN 드라마 <이로운 사기>는 사기꾼과 변호사의 ‘짜릿한 공조 사기극’을 예고하고 있다. 다섯 살 때 백과사전 전집을 외울 정도로 천재적인 암기력을 지닌 이로움(천우희)은 입만 열면 거짓말이고, 손만 대면 도둑질인 사기꾼. 과공감 변호사 한무영(김동욱)이 그런 이로움에게 지나치게 연민을 느낀 나머지 사기 행각에 휩쓸리게 되고 판이하게 다른 사기꾼과 변호사의 충돌이자 동행이 시작된다. 이 내용을 줄이면 바로 ‘공조 사기극’.
그렇다면 ‘짜릿한’이라는 수식에 보다 시선이 쏠린다. 드라마의 세부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로움은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0년의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낸 아픔을 지녔다고 한다. 추측하자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일당에게 복수하려는 이로움이 뛰어난 두뇌 회전을 바탕으로 기막힌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을까 싶다. 짜릿한 공조 사기극답게 그 과정이 시원하고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향해 뻗어 나갈 듯하다. 또 여기에 얽힌 변호사 한무영은 법과 위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 반전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설마 짜릿하고 쫄깃하게 사기극을 이어가다 알콩달콩 ‘짜릿한 공조 사기극 로맨스’가 되는 건 아니겠지.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 사진
- tvN, S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