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지민, 이정재, 손흥민과 보낸 미친 일주일

우영현

4월의 슈퍼 코리안 데이! 황홀했던 일주일간의 기록.

케이팝의 개척자

최근 빌보드 차트는 친숙하게 느껴진다. 전성기를 내달리고 있는 케이팝이 빌보드 차트에도 발자취를 남기며 ‘빌보드 차트 진입’이라는 소식이 주기적으로 들리다시피 한다. 정확히 말하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과 약 200여 개국의 기록을 반영하는 ‘글로벌 200’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상대적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은 케이팝의 공략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핫 100 차트는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과 라디오 방송 수치, 유튜브 조회수 등을 집계해 팬덤보다 주류 음악 시장인 미국 내 대중성을 입증하는 지표로 통한다. 그동안 방탄소년단(BTS)만이 케이팝 아티스트로는 유일하게 핫 100 차트를 여러 번 점령했다.

4월 4일, 빌보드 핫 100 차트가 요동쳤다. 방탄소년단의 지민이 발표한 첫 솔로 앨범의 타이틀곡 ‘Like Crazy’가 차트 정상에 올랐다. 케이팝 솔로 아티스트로는 최초이자 최고이며 유일한 기록이다. 솔로 활동을 예고한 지민에게 글로벌적인 관심과 기대감이 쏟아졌다고 해도 이를 당연한 결과로 평가할 순 없다. 지구를 휩쓸다시피 한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이루지 못한 엄청난 성취다. 지민이 재능과 노력으로 일군 완벽함으로 높은 벽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로써 지민은 솔로와 그룹으로 모두 핫 100 차트 1위에 오른 유일한 케이팝 아티스트가 됐다. 케이팝의 새 지평을 연 ‘개척자’가 여기 있다.

이정재가 함께하길

지난 4월 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스타워즈 셀러브레이션’은 영화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신작을 포함해 다양한 소식을 팬들에게 직접 전하는 단독 이벤트가 열릴 정도로 ‘오래 전 멀고 먼 은하계’로부터 시작된 이 스페이스 오페라는 막강한 영향력과 팬덤을 여전히 자랑한다. 그런 <스타워즈> 시리즈의 중심에 이정재가 우뚝 섰다. 이날 스타워즈 셀러브레이션 무대에 등장한 이정재는 이렇게 말했다. “누가 <스타워즈>를 거절할 수 있겠나”. 자리를 꽉 채운 팬들은 환호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오징어 게임>으로 순식간에 글로벌 스타가 된 이정재의 할리우드 진출은 기정사실이 됐지만, 그게 <스타워즈> 시리즈의 신작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정재는 <스타워즈> 세계관의 100년 전 이야기를 다루는 8부작 시리즈 <애콜라이트>에 캐스팅됐다. 놀라운 사실은 핵심 캐릭터인 ‘마스터 제다이’ 역을 맡았다는 점이다. 그게 뭐냐면, 이정재가 <스타워즈>를 상징하는 광선검을 휘잉 소리를 내며 휘두른다는 얘기다. 6년 전 신작 영화에 출연한 베트남계 미국인 배우가 골수팬들의 심한 비난을 받은 사건을 떠올리면 이정재를 향한 환대에는 큰 의미가 있다.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살다 살다 광선검을 쥐고 “포스가 함께하길”이라는 명대사를 건네는 한국 배우를 보게 될 줄이야.

찐 월드 클래스

한국 시간으로 4월 9일,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시간이 잠시 멈춘 것 같은 경험을 했다. 먼 거리에서 손흥민의 오른발을 떠난 공이 쭈욱 우아한 곡선을 만들어내며 상대의 골대 구석에 꽂혔다.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손을 뻗었지만 가차 없었다. 입이 쩍 벌어지거나 말문이 턱 막히거나. 보는 이들을 얼어붙게 만든 그 장면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단어를 선택한다면, 두말할 것 없이 ‘원더골’이다. 그러니까 손흥민이 다시 한번 ‘손세이셔널’ 했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이 새로운 역사가 됐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리그 통산 100호 골을 수확한 것이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기록이냐면, 세계 최고의 리그인 EPL 역사를 통틀어 손흥민을 포함해 34명의 선수만이 100골 클럽에 가입했다. 또 대단한 건, 손흥민의 100골 중 수비의 방해 없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갖는 페널티킥 득점은 하나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23골은 지난 시즌 그를 아시아 선수 최초의 EPL 득점왕으로 이끌었다. 게다가 손흥민은 오른발로 55골을, 왼발로 41골을, 머리로 4골을 넣으며 양발 능력에 누구도 이견을 달지 못하게 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라는 기록을 떼어놓고 보더라도 소름이 돋는다. 손흥민은 찐 월드 클래스가 맞다.

꽃처럼 피어나, 지민

정신이 혼미해지는 손흥민의 캘빈클라인 23SS 캠페인

이정재는 나빠야 한다

프리랜스 에디터
우영현
사진
@bts.bighitofficial, @spursofficial, @starw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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