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xander McQueen 2023 F/W Collection

명수진

알렉산더 맥퀸 2023 F/W 컬렉션

그간 뉴욕과 런던에서 컬렉션을 선보여온 알렉산더 맥퀸이 3년 만에 파리로 돌아왔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버튼은 ‘인체, 옷 그리고 꽃의 해부학에서 영감을 받아 재단과 비례, 실루엣에 집중하고 테일러링과 패브릭을 통해 아름다움을 탐구했다’고 밝히며 ‘해부학(Anatomy)’을 테마로 한 아름다운 컬렉션을 선보였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올 시즌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테일러링 슈트를 선보이고 있는데 알렉산더 맥퀸의 슈트는 그중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프닝은 카리스마 넘치는 모델 나오미 캠벨의 차지. 나오미 캠벨이 입은 블랙 코르셋과 팬츠에 이어 스퀘어숄더 블랙 슈트, 심플하지만 주름이 시선을 잡아끄는 화이트 셔츠와 블랙 레더 팬츠가 등장했는데 이렇게 처음 등장한 세 벌의 컬렉션으로 이미 게임이 끝난 느낌! 놀라운 테일러링을 보여주는 동시에 안팎과 위아래 등 클래식을 전복하는 방식으로 옷을 해부하고 재조합하여 맥퀸만의 에지가 넘치는 쿨한 슈트와 드레스를 창조해냈다. 한편, 남성복과 여성복의 경계를 지워 남성 모델에게 셔츠와 함께 가슴까지 올라오는 코르셋 점프슈트를 입히는가 하면 그레이 컬러의 남성 점프슈트는 후면에 대담한 컷아웃을 넣어 등 부분을 노출했다. 반면 여성은 넥타이를 매고 코트는 허리를 꽉 조여 50년대의 고전적 분위기로 스타일링했다. 남성복의 상징과도 같은 핀 스트라이프 슈트를 응용한 슈트와 드레스도 매력적이었다. 컬렉션의 후반부는 사라 버튼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해부학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언급한 것처럼 근육과 피와 내장에 대한 은밀한 암시가 있었다. 근육을 형상화한 붉은색 러플 드레스와 니트 드레스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난초 프린트는 드레스와 슈트와 코트에 대담하게 프린트했다.

또한 사라 버튼은 알렉산더 맥퀸과 함께 일했던 초창기 기억을 소환했다. 1998년 FW 시즌 알렉산더 맥퀸이 선보였던 ‘잔 다르크(Joan of Arc)’ 컬렉션의 오르골 소리 사운드를 거꾸로 재생했고, 몇몇 드레스는 잔 다르크 컬렉션의 오마주처럼 보였다. 조형적인 메탈 이어링과 반지가 예술적인 분위기를 더하고 너클이 부착된 클러치, 스틸레토 하이힐 등 액세서리까지, 알렉산더 맥퀸 컬렉션은 완벽한 라인업을 통해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

 

 

프리랜스 에디터
명수진
영상
Courtesy of Alexander Mc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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