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깊은 사색의 세계로 데려가줄 전시 3

전여울

물, 빛, 하늘, 시간을 탐구한 작품들. ‘자연’을 경유해 우리를 깊은 사색의 세계로 데려가줄 전시 3개가 열린다.

<Reflections and Refractions>
1960년대 미니멀리즘의 하위 예술 운동으로 발전한 ‘빛과 공간 운동(Light and Space Movement)’의 선구자로 알려진 미국 출신의 작가 헬렌 파시지안, 한국 포스트 단색화의 주요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김택상의 2인전이 개최된다. 파시지안과 김택상은 지리적,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예술적 실천과 관람 과정의 촉각적 경험에 깊이 몰두해왔다. 또한 물, 빛, 시간 등의 자연 요소, 시간 속 찰나 등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운 경험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측면에서 교집합을 이룬다.

‘반사와 굴절’이라는 의미의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회절, 굴절, 산란과 같은 빛의 속성에 관한 다양한 탐구를 보여준다. 파시지안의 대표적 조각 연작 ‘구’, 물의 반사적 요소와 그에 따른 빛의 특성에서 영감을 받은 김택상의 연작 ‘숨 빛’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리만머핀 서울에서 3월 11일까지.

 <썬룸>
단체전 <썬룸>은 박정혜, 성시경, 오지은, 정윤영, 최수진까지, 지금 국내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젊은 회화 작가 5인을 만나볼 기회다. 총 19점의 신작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유리 온실의 투명한 창으로 퍼지는 빛과 그림자의 추상적 이미지, 온실이라는 따뜻하고 나른한 사색의 공간이 불러일으키는 초현실적 상상을 바탕으로 기획됐다.

햇볕이 내리쬐는 공간 속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포착한 최수진의 ‘오렌지를 통과하는 시간’, 빛과 그림자의 패턴에서 영감을 얻은 성시경의 ‘줄다리기’, 입체적인 시점과 강렬한 색채가 돋보이는 박정혜의 기하학적 추상화 ‘Pebble’ 등 하나의 공간을 물리적, 개념적인 차원으로 해석한 다섯 작가의 고유한 회화 세계를 엿볼 기회다. BB&M에서 3월 11일까지.

<그림의 기후>
전통적 회화 장르인 풍경화를 동시대적 관점에서 사유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 정주영. 그는 도봉산, 북한산, 알프스 등 국내외 산과 바위 풍경을 그리며 전통과 현대, 진경과 실경, 부분과 전체, 관념과 실재 사이에 놓인 이중적인 ‘틈’의 세계를 탐구해왔다.

개인전 <그림의 기후>에서 작가는 알프스산을 주제로 삼은 연작과 ‘기상학(meteorology)’을 테마로 제작한 신작 60여 점을 공개한다. 일출과 일몰의 순간, 안개와 먹구름 등 고정적이지 않은 자연 현상을 작가 특유의 선묘 필법으로 구현했으며, 이를 통해 작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우리의 행위와 태도, 그를 둘러싼 해석에 관해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갤러리 현대에서 3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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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에디터
전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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