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이 함께하니 이렇게 멋진 화학 작용이 일어날 수밖에.
VIBE
지민과 태양의 협업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보컬적인 측면에서 ‘역대급’이란 단어가 번뜩였다. 노래를 잘 하는 건 말할 것도 없으며 그 노래의 음색, 스타일에 있어서 나란히 고유함을 인정받은 보컬리스트 태양과 지민의 조합이라니. 퍼포먼스는 또 어떻고. 그야말로 실패가 없을 조합이다. 여러모로 닮은 두 아티스트를 하나로 묶은 ‘VIBE’는 역시나 높은 기대치를 저버리지 않았다. 고동치는 비트와 트렌디한 멜로디 위로 태양과 지민이 목소리를 불어넣는데 그들에게 기대하고 상상할 수 있는 세련됨과 멋짐이 넘실댄다. 이 노래의 첫 소절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그야말로 멋진 바이브를 쏟아낸다. 후반부에 지민은 “Look at the stars / 밝게 빛나는 달 / All through the night / 우릴 비춰주고 있잖아”라고 노래하는데 몽환적이고 영롱한 보이스와 기막히게 어울린다. 게다가 별다른 군무 없이 두 퍼포먼스 장인의 표정과 몸짓에만 집중할 수 있게 연출한 뮤직 비디오는 거듭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그걸 보면서 지민과 태양이 함께하는 라이브 무대를 떠올린 건, 순전히 에디터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We don’t talk anymore
“고막이 살살 녹는 것 같다.” 이 말이 이해되지 않거나 유치한 표현으로 느껴진다면 이 노래를 당장 들어보길. 무반주로 운을 떼는 정국의 감미로운 음색이 귀에 닿자마자 그게 어떤 경험인지 공감할 수 있으니까. 여기에 지민의 유니크한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고막이 녹는다는 표현 말고는 그 감흥을 형용할 도리가 없다는 것도 깨닫을 거다. 데뷔 4주년을 맞아 지민과 정국이 선보인 커버곡으로 찰리 푸스와 셀레나 고메즈가 부른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쉼 없이 어필한다. “우린 더 이상 예전처럼 얘기하지 않아 / 우린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 이별을 다룬 노래가 달달하게 들리다니. 근데 달콤할수록 더 아픈 게 이별 아닌가. 그런 맥락에서 지민과 정국이 라우브(Lauv)와 함께한 ‘Who’도 추천한다.
With you
단단한 우정을 쌓아온 지민과 하성운의 만남이자 문자 그대로 기록적인 듀엣곡.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OST로 발매되어 아이튠즈 최단 시간 100개국 1위를, 스포티파이에선 한국 드라마 OST 중 최다 스트리밍 데뷔 신기록을 찍었다. 그 외에도 달성한 음원 기록이 여럿이며, 아직도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접하는 순간 이런 대기록들은 의식되지 않는달까. 이윽고 하나의 서사를 만드는 두 보컬에 그대로 빠져들어 몰입하게 되고야 만다. 그 소리는 휩쓸리고 부딪치다 깨져도 다시 일어나는 파도처럼 애절하고 호소력이 강하다. 정서적 울림과 여운이 충만하게 드리워 듣고 또 듣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절친’ 지민과 하성운은 음악적으로도 잘 어울리고 빼어나다는 것을 이렇게 증명했다.
친구(Friends)
방탄소년단 정규 4집 <MAP OF THE SOUL : 7>에 수록된 ‘구오즈’ 지민과 뷔의 유닛곡이다. 글로벌 음원 플랫폼에서 번뜩이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으며,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 OST로 쓰이기도 했다. 지민이 작사, 작곡에 참여해 교복 시절부터 “하루는 베프, 하루는 웬수”처럼, 그래서 더 특별한 약속과 추억들을 공유했을 두 멤버의 끈끈한 사연이 가사에 녹아 있다. 대화를 하듯, 색깔이 확연한 지민과 뷔의 보컬은 주거니 받거니 또는 층층이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룬다. 또 밝고 경쾌하게 이어지던 사운드가 이질감 없이 다른 무드로 바뀌거나 가스펠풍 코러스로 힘을 준 구성도 무척 인상적이다. 지민이 프로듀싱에 참여한 곡이기도 해, 현재 작업 중이라는 솔로 앨범의 완성도가 더더욱 기대된다. 또 어떤 매력적인 보컬과 호흡을 맞췄을지도 궁금하고.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