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가 극장에 가야 하는 이유가 이토록 푸짐하다.
교섭 │ 황정민과 현빈의 만남. 가장 뜨거운 두 배우가 사막의 열기 속에서 호흡을 맞췄다. 영화는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한 교섭 작전을 그렸다. 황정민이 수트 차림의 외교관을, 현빈이 까무잡잡하고 수염을 기른 국정원 요원을 연기했는데 둘의 캐릭터가 바뀌어도 꽤 어울리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1월 18일 개봉.
스즈메의 문단속 │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를 통해 국내에도 팬덤을 보유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 3월 8일 개봉한다. 일본 각지의 폐허를 배경으로 재해의 원인의 되는 문을 닫기 위한 여고생 스즈메의 활약을 그렸다. 감독의 인장 같은 세밀하고 사실적인 작화, 뛰어난 영상미, 모든 장면을 청각화한 듯한 OST도 계속된다.
드림 │ 박장대소하게 만들 작품이다. <극한직업>으로 1천 6백만 관객을 자지러지게 웃게 만든 이병헌 감독이 이번에는 공 하나로 웃길 기세다. 이른바 홈리스 월드컵 좌충우돌 도전기. 박서준이 급조된 대표팀을 이끄는 축구 선수를, 아이유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방송국 PD 역을 맡았다. <극한직업> 딱 그만큼의 재미를 바라면 욕심일까?
인어공주 │ 촬영 시작 전부터 말이 참 많았다는 점에서 관심이 갈 수밖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로 흑인 가수 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주인공 역에 낙점되자 일순간 캐스팅 논란이 휩싸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5월 개봉을 앞두고 티저 예고편은 공개 2일 만에 1억 뷰를 넘기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이게 해피 엔딩의 징조면 좋겠다.
바비 │ ‘할리 퀸’ 마고 로비가 ‘바비 인형’으로 변신했다. 제법 그럴싸하다. 바비랜드에서 쫓겨난 바비가 인간 세계에서 겪는 모험을 그렸는데 예고편 속 마고 로비는 인생 캐릭터를 갱신한 것 같다. 여성 캐릭터의 성장기를 인상적으로 다룬 <레이디 버드>, <작은 아씨들>의 감독 그레타 거윅이 인형 이야기에 깊이를 불어넣었다. 7월 개봉 예정.
원더랜드 │ 세상을 떠난 이들을 영상 통화로 볼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 원더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판타지 멜로 드라마. 박보검, 수지, 공유, 정유미, 최우식 그리고 <헤어질 결심>으로 한국 영화사에 꾸준히 회자될 캐릭터를 남긴 탕웨이. 흥미로운 설정 만큼 출연진 면면이 판타스틱하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들이 영상 통화만 하더라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것 같다.
오펜하이머 │ ‘독보적’이라는 수식어와 ‘거장’이라는 칭호가 전혀 과분하지 않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원자폭탄의 아버지’를 탐구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주도한 로버트 오펜하이머에 대한 전기 영화로 킬리언 머피가 그를 손색없이 연기했다. 그런가 하면 실제 촬영을 고집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핵폭발 실험 장면을 CG 없이 구현했다고 한다. 7월에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다.
보호자 │ 진작부터 정우성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입소문이 났다. 10년 만에 출소해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 평범한 인생을 꿈꾸는 남자의 고군분투를 담은 액션물. 정우성이 직접 주연도 소화했다. 만듦새는 어떤지 몰라도 작품에 대한 관객의 눈높이는 이미 정해진 듯하다. 영화 <헌트>를 연출해 의미 있는 반전과 성과를 거둔 절친 이정재와의 비교가 불가피해 보인다.
더 마블스 │ 2023년에도 마블 세계관의 신작들이 우르르쾅쾅 들이닥친다. 최강이자 최악의 빌런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괴짜 히어로들의 스페이스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도 대형 기대작이지만 7월 개봉하는 <캡틴 마블>의 속편 <더 마블스>에 곱절로 마음이 간다. 바로 박서준의 할리우드 진출작.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딩 PART ONE │ 톰 크루즈의 명불허전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시리즈이자 ‘톰 아저씨’의 어디에도 없는 미친 스턴트 쇼가 2023년 여름 다시 펼쳐진다. 빌딩을 기어오르고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던 톰 크루즈는 이번에는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해 노르웨이 절벽에서 점프했다. 상상하니 이제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이란 표현의 동의어가 된 듯하다.
듄: 파트2 │ 할리우드의 원픽, 티모시 샬라메가 선택한 SF 대서사시의 속편이 11월 공개된다. 전편에서 우주를 구원할 운명을 타고난 주인공이 각성하는 과정이 그려졌으니, 본격적인 활약상이 예상된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전편을 통해 시네마적 체험의 극치를 만끽했다면 이런 소리가 절로 나올 테다. 무조건 극장 관람각!
웡카 │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조니 뎁이 찰떡같이 연기했던 흥부자 ‘윌리 웡카’ 캐릭터를 티모시 샬라메가 물려받았다. 영화는 초콜릿 공장을 열기 전 젊은 윌리 웡카의 모험을 다룬 프리퀄 작품으로 알려졌다. 그보다 티모니 샬라메가 춤추고 노래를 한다는데 어떻게 보지 않을 수 있을까. 12월 개봉으로 딱 1년만 기다리면 된다.
- 프리랜스 에디터
- 우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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