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니와 슈화, 두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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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드 투어를 마치고 새 미니앨범 <I Love>로 다시 한국 무대에 서는 (여자)아이들의 민니와 슈화. 마르니의 아이코닉 백 ‘트렁크’ 10주년을 축하하고 즐기는 두 아이들.

민니가 입은 흰색 도트무늬 롱 셔츠와 스커트, 검정 스니커즈와 트렁크 백, 아이보리 스퀘어 이어링은 모두 Marni 제품. 슈화가 입은 로즈 프린트 포플린 셔츠와 스커트, 메리제인 스니커즈,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민니가 입은 흰색 도트무늬 롱 셔츠와 스커트, 검정 스니커즈와 트렁크 백, 아이보리 스퀘어 이어링은 모두 Marni 제품. 슈화가 입은 로즈 프린트 포플린 셔츠와 스커트, 메리제인 스니커즈,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검정 메리제인 스니커즈는 Marni 제품.

민니가 입은 빨강 로고 니트 톱, 스톤 워싱 데님 팬츠, 흰색 스퀘어 토 첼시부츠, 사피아노 소재 트렁크 백, 하트 모양 비즈 목걸이, 아이보리 스퀘어 이어링은 모두 Marni 제품. 슈화가 입은 스톤 워싱 데님 롱 드레스, 블랙 토 포인트 부츠, 하트 모양 비즈 목걸이, 사피아노 소재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민니가 입은 빨강 로고 니트 톱, 스톤 워싱 데님 팬츠, 흰색 스퀘어 토 첼시부츠, 사피아노 소재 트렁크 백, 하트 모양 비즈 목걸이, 아이보리 스퀘어 이어링은 모두 Marni 제품. 슈화가 입은 스톤 워싱 데님 롱 드레스, 블랙 토 포인트 부츠, 하트 모양 비즈 목걸이, 사피아노 소재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민니가 입은 빨강 로고 니트 톱, 스톤 워싱 데님 팬츠, 흰색 스퀘어 토 첼시부츠, 사피아노 소재 트렁크 백, 하트 모양 비즈 목걸이, 아이보리 스퀘어 이어링은 모두 Marni 제품. 슈화가 입은 스톤 워싱 데님 롱 드레스, 블랙 토 포인트 부츠, 하트 모양 비즈 목걸이, 사피아노 소재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민니가 입은 빨강 로고 니트 톱, 스톤 워싱 데님 팬츠, 흰색 스퀘어 토 첼시부츠, 사피아노 소재 트렁크 백, 하트 모양 비즈 목걸이, 아이보리 스퀘어 이어링은 모두 Marni 제품. 슈화가 입은 스톤 워싱 데님 롱 드레스, 블랙 토 포인트 부츠, 하트 모양 비즈 목걸이, 사피아노 소재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민니가 입은 회색 울 셔츠와 팬츠, 화이트 첼시부츠, 양털 트리밍 브라운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슈화가 입은 하얀색 스트레치 니트 톱과 스커트, 검정 앵클부츠, 양털 트리밍 검정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민니가 입은 도트무늬 화이트 롱 셔츠와 스커트, 슈화가 입은 로즈 프린트 포플린 셔츠와 스커트, 조형적인 형태의 반지, 함께 들고 있는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Interview with Minnie

민니가 입은 체크무늬 재킷, 꽃무늬 플레어 팬츠,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민니가 입은 회색 로고 울 셔츠 톱과 울 팬츠, 하얀색 첼시 부츠, 양털 트리밍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슈화가 들고 있는 양털 트리밍 검정 트렁크 백은 Marni 제품.

<W Korea> 외국에서 온 K팝 아티스트 중에 한국말 빨리 익힌 거로 유명한 민니 씨! 한국말이 쉬운 편인가요?

Minnie 아니요! 배우는 데 꽤 시간 걸렸어요 뭘. 2015년에 한국에 왔으니 반년 정도 걸렸나…. 1년은 지나서야 대화하기가 괜찮아졌어요.

영어는 태국에서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익혔나요?

국제학교는 아니었지만, 제가 영어와 수학을 전공했어요. 문과와 이과 중간 성격의 전공도 있었거든요. 이과면 수학과 과학을 해야 했는데, 전 과학이 싫었어요.

지금 스물여섯이죠?

네. 한국 나이로 치면 두 살이나 더 먹는 거예요, 흑.

스물여섯의 소녀 같아요. 그 나이는 어떤 나이 같아요?

예전에는 스물여섯 정도면 꽤 나이 든 어른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저는 아직도 아기 같아요. 숫자만 달라졌지, 예전과 별 차이가 없어요.

서른여섯이 되어도 마찬가지 생각일걸요?

하하. 최근에 만난 친한 친구가 하는 말이 제가 말하는 태도나 생각하는 게 많이 변하고 성숙해졌대요. 그래서 신기했어요.

팬데믹 기간에 본가가 있는 태국에서 휴가 시간을 보낸 적이 있잖아요. 그때 집에서 편안하게 찍은 브이로그를 봤는데, 무대에서의 모습과 상당히 달라서 놀랐어요. 눈빛부터 다른 사람이던데요.

데뷔 초기에는 제 눈이 졸려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좀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콤플렉스였죠. 나는 멋진 표정을 짓는다고 지었는데 졸린 것 같다는 반응이 돌아오니까. 그러다 그 특징을 장점으로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어울리는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을 찾아가면서, 렌즈도 이것저것 껴보기 시작했죠.

지금은 콤플렉스라고 할 만한 점이 있어요?

흠… 긴장하는 거요. 긴장을 정말 많이 해요. 다음 날 중요한 스케줄이 있으면 밤에 잠도 잘 못 자요. 무대 올라가기 전에도 긴장하고.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워낙 걸 크러시로 유명한 (여자)아이들 중에서 민니는 무대 위와 아래의 ‘갭’이 큰 멤버로 불리는 듯한데, 이렇게 잘 떠는 사람이라는 걸 팬들만 알겠죠? 저도 오늘처럼 화보 인터뷰를 앞둔 날이면 긴장해서 밤을 잘 새워요.

와, 정말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거 잘 모르죠? 저도 그렇게 안 보인다고들 하거든요. 콘서트 때는 춤추기 전에 긴장감 때문에 땀이 날 정도예요.

올 초 <더블유>와 인터뷰할 때도 잡생각이 많아 잠 못 잘 때가 많다고 했죠. 요즘도 그렇군요?

늘 그래요, 특히 심할 때가 있는 거고. 그날 하루 촬영 중에 말실수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왜 더 조심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잠 못 드는 식이에요. 잠을 잘 자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뭘 해보니까 좀 효과가 있던가요?

향초나 수면 스프레이를 많이 모으기도 했는데… 최근에 침대를 바꿨더니 아주 좋아졌어요(웃음)! 모션 베드로 바꾸고 나서 ‘잠자리에 투자해야 한다’는 말의 중요성을 알았어요. 자기 전에 살짝 이완시켜주는 진동 기능도 있고요. 효과 좀 있습니다.

(여자)아이들이 6월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10월 1일까지 북미와 남미, 아시아를 돌며 첫 월드 투어를 했어요. 그 경험은 어땠어요?

얘길 들은 대로 정말 힘들더라고요. 특히 체력적으로요. 비슷한 무대를 반복하면서도 그때마다 새로운 기분으로 같은 에너지를 유지해야 하니까 그 부분에 대한 노력도 필요했어요. 하지만 도시마다 팬들의 에너지나 매력이 달라서 재밌었어요.

월드 투어로 한껏 충전한 에너지가 10월 17일 발표하는 미니앨범 <I Love> 활동으로 표출되겠군요. 여섯 개 수록곡 중 두 곡을 작사, 작곡했네요?

네. ‘Change’는 제가 처음으로 모두 영어 가사로 쓴 곡이에요. 소연의 랩 부분만 빼고요. 이 곡은 앨범 콘셉트에 충실하게 맞춰 만들었어요.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우리가 마릴린 먼로 영상을 많이 찾아보고 생각해봤거든요. ‘완벽하고 화려해 보이기만 한 그녀가 정말 행복했을까? 비하인드 스토리는 어떨까?’ 하는 상상으로 만들어봤죠. 영감은 마릴린 먼로에게서 받았지만, 스타가 아닌 보통 사람 모두에게 해당할 만한 이야기로 썼어요.

민니가 쓴 다른 한 곡은 ‘조각품’이네요. 수수께끼 같은 제목이에요.

그 곡의 의미는 이래요. ‘내가 아무리 깎이고 금이 가서 내 원래 모습을 잃더라도 괜찮아. 너를 잃는 것보다 나를 잃는 게 낫다.’

어떡해! 사랑에 모든 걸 건 여자인가요? 상당히 강렬하게 들려요.

<I Love> 앨범은 마지막 트랙인 ‘Dark(X-file)’ 부터 첫 번째 트랙인 ‘Nxde(누드)’ 순으로 들어보면 연결되는 이야기예요. 처음엔 나를 잃어도 좋다고 할 정도로 내가 아닌 상대방을 사랑하다가, 차츰 무언가를 깨닫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그럴 거면 트랙 순을 거꾸로 배치하지 그랬어요?

‘Nxde’ 가 타이틀곡이라 첫 번째에 배치하느라고요. 마지막 트랙부터 가사를 따라가 보면, ‘Nxde’에 이르러서는 그 무엇보다 누구보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된답니다.

민니가 메인 보컬을 맡고 있죠. 살짝 안개가 낀 듯 스모키한 음색이 분위기 있어요.

제가 그룹의 메인 보컬이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저보다 노래 잘하는 친구는 훨씬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회사 이사님께서 ‘너는 음색이 좋다’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내 장점이 음색이구나, 이 점을 더 돋보이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제가 노래를 영어로 부를 때보다 한국어로 부르면 목소리가 얇아지거든요, 발음 차이 때문에. 팝을 부를 때도 음색을 유지하려고 연습 많이 했어요.

음색은 타고나는 바가 크지 않나요? 좋은 아티스트가 되려면 타고난 면과 피나는 노력으로 만든 면 중 어느 비중이 커야 하는 것 같아요?

절대 타고나는 게 다는 아니에요. 제 경우, 이미 가지고 있던 바가 조금 좋았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엄청난 노력으로 이뤘어요. 원래 귀가 예민한 편이긴 해요. 다른 사람들이 다 ‘잘한다’라고 해도 제 귀에는 모자란 게 들릴 때가 많아요. 디테일이 중요하거든요.

태국에서 민니는 슈퍼주니어의 팬이었지만, 민니를 음악과 만나게 해준 첫 연결고리는 피아노였죠. 엄마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며 자랐고 외삼촌도 피아니스트인데, 가족들에게 예술적 면모가 있는 편인가요?

엄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하시던 호텔 일을 하시지만, 음악과 미술을 워낙 좋아하셨어요. 아직도 집에서 매일 피아노를 치세요. 오빠 둘은 쌍둥이인데, 첫째 오빠는 완전 이과 쪽이지만 둘째 오빠는 미술적 재능이 있어서 건축 관련 일을 해요. 패션에도 관심 많고요.

민니가 오디션에 붙고도 망설였을 때, 인생에 한 번 있을 기회라고 북돋워주신 존재가 엄마라고 들었어요. 작년에 본가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엄마가 어떤 좋은 말씀을 해주셨어요?

아! 이번에 ‘Change’를 쓸 때 엄마 말씀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이 있어요. ‘인생에서 누군가 올라가면, 다른 누군가는 내려간다. 그리고 너희들이 지금 올라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내려갈 수 있다. 그때 예쁘게 잘 내려가면 좋겠다.’ 저 그 말 듣고 울었잖아요.

민니에겐 엄마가 멘토군요. 올해 3월에 나온 정규 1집 <I NEVER DIE>가 그룹 데뷔 후 음반 초동 판매량으로 최고점을 찍었고, 타이틀곡 ‘Tomboy’가 히트했어요. 이제 어디까지 올라가고 싶어요?

꿈은 크게 가져야죠. 갈 수 있는 곳까지 더 높이 더 멀리 가고 싶어요. (여자)아이들로 전 세계적으로 더 유명해지면 좋겠어요. 그리고 오래오래 음악을 하고 싶어요.

Interview with Shuhua

슈화가 입은 스톤 워싱 데님 롱 드레스, 하트 모양 비즈 목걸이, 초록색 스퀘어 귀고리, 사피아노 소재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슈화가 입은 패치워크 데님 재킷과 스커트, 검정 메리제인 스니커즈, 사피아노 소재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슈화가 입은 스트레치 니트 톱, 하트 모양 비즈 목걸이, 양털 트리밍 검정 트렁크 백은 모두 Marni 제품.

<W Korea> 민니나 슈화나, 화장하지 않은 모습을 처음 봤을 때는 당연히 10대라고 여겼어요.

Shuhua 그런가요? 사실 저는 우리 팀에서 그렇게 동안은 아니에요. 제가 2000년생이고 우기가 1999년생인데, 우기야말로 진짜 동안이에요.

슈화에 대해 재밌는 자료도 봤어요. 조명 아래 멤버들이 쭉 서 있는 장면에서 슈화만 다른 세상 사람 같다는 댓글이 달리더군요. 살결이 너무 하얘서.

지금은 여름 동안 좀 타서 이 정도예요. 멤버들과 사진을 찍을 때면 저 혼자 좀 분리되는 기분이 들어요. 조명도 제가 아닌 다른 멤버들에게 향해야 하고요.

이렇게 하얗고 고운 피부는 타고난 거겠죠?

네. 어머니도 하얗고 피부가 좋으세요. 피부 관리 비결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타고났어요, 어쩔 수 없어요’라고 해요.

앨범 티저 공개 후 슈화의 금발을 두고 팬들 반응이 뜨거워요. 자연스러운 게 좋아서 염색은 안 하는 주의였다죠? ‘리더 소연이 3시간 동안 설득했을 거다’ 같은 농담 섞인 반응도 봤네요.

원래 멤버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소연은 앞좌석에 타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뒷좌석 제 옆에 앉는 거예요. ‘할 말 있어 슈화야’ 하더니 염색 계획을 이야기해줬어요. 강요한 건 아니고 제가 선택하면 되는 문제였는데, 해볼 만하다 싶었어요.

숍에서 금발로 변신한 자기 모습을 처음 거울로 봤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어요?

‘이젠 돌이킬 수 없어’, ‘이 정도면 사랑에 빠지게 할 만한 모습이겠지?’

팬들은 앨범 공개 전부터 이미 사랑에 빠진 것 같아요. <I Love> 앨범 소개 좀 해주세요.

일단, 새로워요. 우리는 편견을 깨려고 하는 그룹이잖아요. 이번에도 그러한데, 가사가 재밌고 비주얼적으로도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이에요. 우리는 벗어요. 착하고 귀여운 모습이어야 사람들이 좋아해준다는 걸 알지만, 그걸 벗어…. 무슨 뜻인지 알아요?

‘사람들이 흔히 기대할 만한 모습을 벗어버리고 우리 식대로 당당하게! 자신 있게!’ 맞나요?

네. 미움을 받을지라도 우리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진정한 나 자신이 되겠다는 노래예요. ‘당신이 날 미워해도 나는 괜찮아.’ 이런 거죠.

용감한 여자들이군요.

용감하다기보다는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지금 그 생각은 앨범 콘셉트에 해당하는 얘기일 뿐 아니라 슈화의 마인드도 그렇다는 말인가요?

네, 맞아요. 아, 소연이 차 안에서 제 옆에 앉아 앨범과 염색 계획을 들려줄 때 이런 표현을 썼어요. ‘이 노래의 주체는 너야.’

멋진 아이들이네요. 그런데 무대에 서는 뮤지션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야 활동을 유지할 수 있잖아요. ‘미움받을지언정 나는 당당해’라는 태도에 대해 두려움은 없어요?

없어요. 왜냐면, 시대가 바뀌었잖아요. 나 같은, 우리 같은 사람이 많다고 생각해요. 주체적으로 사는 게 나쁜 일도 아니고요. 나보다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며 살고 싶진 않아요. 우리 팬들도 이런 점을 응원해줄걸요?

점점 더 멋진데요? 얼마 전 월드 투어를 마쳤는데, 어떤 순간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처음 등장할 때 특히 크게 소리 질러주신 것. 그리고 ‘오마이갓’이나 ‘마이 백’처럼 신나는 곡 부를 때 따라 부르고 환호해준 것…. 첫 공연인 서울 콘서트 때 무대 오르기 직전까지 모두 얼마나 떨었는지 몰라요. 그 많은 관중을 처음 확인하고는 순간적으로 더 긴장했어요. 우리가 데뷔하고 2년 좀 안 돼서 팬데믹이 시작됐거든요. 관중 앞에서 노래 부르는 일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여겼는데, 당연하지 않다는 걸 배웠죠. 관객이 있어야 의미 있다는 것도 확실히 느꼈고요.

월드 투어 무대에서 격정적인 트월킹도 보여줬죠. 일명 ‘슈월킹’. 가족이나 친구들 반응은 어땠어요?

가족이나 친구들은 평소에도 제 기사나 영상을 링크로 보내주면서 ‘너 뭐 하는 거냐’ 이러거든요(웃음). 전 부끄러워서 그런 링크 속 제 모습은 잘 안 봐요.

멤버들이 슈화를 두고 ‘4차원 성격’이라고 한다면서요. 미연은 ‘20차원 같다’는 말까지 했어요.

하하. 저는 제가 그렇다고는 생각 못했는데, 언니들이 왜 그런 말을 할까 생각해봤어요. 아마 제 주관, 세계관이 뚜렷해서 그런 거 같아요. 거짓말도 잘 안 하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편이라서. 또 제가 평상시엔 말수가 많지 않아도 의견 낼 일이 있을 때 내면, 제 의견이 식상하지 않나 봐요.

필요한 한마디를 할 때 임팩트가 있는 멤버군요? 시원시원해 보이는데, 고민도 있어요?

화면상으로는 실제보다 통통해 보이는 게 고민이에요. 제 ‘베프’는 저를 볼 때마다 왜 이렇게 말랐냐고 놀라거든요. 방송 모니터링을 하면서 화가 날 때도 있어요. ‘내가 저 정도는 아닌데’ 싶어서. 실제와 다르다는 점이 좀 억울해요.

스스로에 대해 자신 있는 점은요?

가식 없고 솔직하다는 거요.

그럼 좀 더 갖추고 싶은 점도 있어요?

갖춰…? 갖추는 게 뭐예요?

나에게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이나 더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는지 물어본 거예요.

제가 사랑 표현을 잘 못하는 거 같아요.

이번 앨범의 키워드가 ‘사랑’인데 어떡하죠?

저 자신은 사랑해요.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건…. 제가 낯을 많이 가리거든요. 오랜 팬들에게는 이제 잘 표현하지만요. 저는 단체 활동 말고 제 개인 스케줄을 할 때면 훨씬 힘들어요. 옆에 멤버들 대신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면 릴랙스를 할 수가 없어요.

대만에서 한국으로 와서 외롭고 힘들 때 슈화에게 큰 힘이 되어준 건 뭐예요?

저는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를 배운 이들과는 좀 다른 케이스예요. 원래는 배우가 하고 싶었고, 친구 따라 오디션에 갔다가 붙어버렸죠. 춤, 노래, 한국어 다 할 줄 몰랐지만 주변의 응원을 받으면서 꼭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한국에 왔어요. 연습생 시절에 포기하고 싶고 가족이 그리울 때면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떠올렸어요. 저를 키워주셨고, 제가 오디션에 합격해 한국으로 떠나는 걸 자랑스러워하셨거든요. 그 생각을 할 때마다 조금씩 힘이 났어요.

숙소 봐주시는 이모님이 슈화가 너무 숙소 안에만 있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다는 얘기 한 적 있죠? 그 이모님 아직도 일하세요?

네. 여전히 이런 말씀 하면서 걱정해주세요. ‘밖으로 좀 나가~ 강아지를 너무 사랑해서 사람을 만날 수가 없는 거야~.’ 제가 데뷔 후에도 좀 힘이 빠진 시기가 있었는데, 의지를 찾기 위해서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거든요. 강아지도 힐링이 될 뿐 아니라 정말 큰 힘이 되어줘요. 의지가 생겨야 힘든 걸 견딜 수 있다고 봐요.

한국에 올 때 ‘성공해야지’ 각오했다면, 슈화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어떤 모습인가요?

일단 데뷔에는 성공했죠. ‘어디까지 가고 싶다’ 그런 건 없어요. 저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거의 하지 않아요. 그냥 이 순간을 사는 사람이에요. 미래는 저도 몰라요…. 이 얘기를 해도 될까요? 제 친구 중에 돌아간 친구가 있어요.

같이 연습생 생활하러 한국에 왔다가 대만으로 돌아간 친구가 있다고요?

아니요. 음, 친구가 몇 년 전에 죽었어요. 제 생각이 그 이후 크게 바뀌었어요.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오지 않은 미래를 생각하는 건 별 의미가 없어요. 지금이 소중해야 미래도 소중해질 수 있겠죠. 너무 마음이 아팠고, 친구가 오랫동안 그리웠지만, 어느 순간 받아들였어요.

친구 이야길 들려줘서 고마워요. 오늘 대화 나누며 느꼈는데, 멘탈이 강하고 성숙한 사람 같아요 슈화는.

맞아요, 저 멘탈 강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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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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