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지만 찬란한 가을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영화 3편.
미 비포 유 Me Before You
이 영화를 처음 본 건 2017년 가을. 삶의 마지막 6개월을 남겨둔 이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시간을 서정적으로 그린 영화로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일차원적인 주제를 넘어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 이별, 건강 등 인생 전반에 대한 감정을 되돌아보게 한다. 여름을 좋아하는 나는 어쩐지 가을의 문턱 앞에서 묘한 슬픔을 느끼는데, 이 영화는 나의 이런 감정과 어딘가 닮아 있다. 아직은 여름의 따사로움이 남은, 시나브로 가을이 되고 있는 지금 마음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로 꼽고 싶다. by 이지형(매거진 에디터)
시월애
쌀쌀한 바람이 슬슬 불고 노을이 길어지면 한 번씩 재생하는 시월애. 어렸을 때는 제목의 ‘시월’이 ’10월’인 줄 알았다. 그래서 가을에 보고싶나? 빈티지 필름 카메라에 후지 수퍼리아를 끼우고 찍은 사진 여러 장을 이어붙인 것 같은 색감이 묘하게 따뜻하면서도 외로워서 가을과 꽤 잘 어울린다. 이 영화의 씬스틸러는 역시 꼬질꼬질한 강아지 콜라. 화면에 콜라가 나오면 괜스레 무릎 위에서 잘 자고 있는 우리 집 꼬질이를 꼬옥 껴안게 된다. 쓸쓸한 계절에 따끈따끈한 강아지를 안고 보면 좋을 영화. (강아지가 없다면 어떻게 물주머니라도 안아보자.) by 이주홍(웹 디자이너)
원데이 One Day
언젠가 꼭 한번 가고싶은 에딘버러를 배경으로 20년간 이어진 사랑과 우정 사이에 놓인 한 커플의 이야기다. 늘 엇갈리지만 서로를 향한 애틋한 감정을 간직하고있던 엠마와 덱스터는 돌고 돌아 결국엔 함께하기로 하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마주한 비극은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데 주어진 인연은 늘 소중히 해야하며, 모든 관계엔 타이밍이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금 일깨워주는 영화. 슬픈 이야기와 달리 배경이 된 파리와 에딘버러의 풍경은 시리도록 아름답기만 하다. by 장정진(프리랜스 에디터)
- 프리랜스 에디터
- 장정진
-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브에나비스타인터내셔널코리아, ㈜영화사 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