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전복적 예술가, 혹은 괴짜 사이. 미국 출신 예술가 톰 삭스(Tom Sachs)는 지난 30년 가까이 우주를 상상하며 그곳을 유영하는 <스페이스 프로그램> 시리즈를 진행했다. “달 탐사는 20세기 최고의 미술 프로젝트였다.” 톰 삭스는 말한다. 아직 올해가 채 가지 않았지만, 어쩌면 2022년 최고의 화제 전시로 불릴 그의 첫 국내 개인전 <스페이스 프로그램: 인독트리네이션>으로 한국을 찾은 그를 직접 만났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멀리 우주를 향해 쏘아 올려진 날, 서울의 한 전시장에서도 ‘5, 4, 3, 2, 1’ 숫자를 세는 카운트다운이 울려 퍼졌다. 똑같은 발사체이긴 발사체이되 길이 15cm 남짓한, 합판으로 만들어진 미니어처 발사체는 짐짓 비장한 연기를 내뿜으며 수직 상승했다. 비록 그 움직임이 아주 느릿해 그걸 바라보던 프레스들은 ‘발사한 것 맞아?’ 하는 미묘한 표정을 띄우긴 했지만. 이는 지난 6월 21일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미국 출신 예술가 톰 삭스의 국내 첫 개인전 <스페이스 프로그램: 인독트리네이션>의 기자간담회에서 건져 올린 한 장면이다. 이날 기자들은 서울에서 열리는 톰 삭스의 개인전 총 3개를 관람해야 했다. 작가의 30년 넘는 커리어를 관통하는 주제 ‘우주’를 주제로 꾸려진 전시 <스페이스 프로그램: 인독트리네이션>, 최근 작가가 집중하고 있는 로켓 NFT 작업을 회화로 옮겨 선보이는 타데우스 로팍에서의 전시 <로켓 팩토리 페인팅>, 귀로 듣는 조각이라 명명할 수 있는 ‘붐박스’ 시리즈 13점을 선보이는 하이브 인사이트에서의 전시 <붐박스 회고전>까지. 국내에서 한 작가의 전시가 미술관, 상업 갤러리, 엔터테인먼트 전시장이라는 각기 다른 성격의 전시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경우가 여태 몇이나 있었을까? 참으로 요란스러운 행보다 싶었지만, 더 요란스러운 일은 전시가 퍼블릭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개막하고 일어났다.
주변에 “혹시 톰 삭스 알아?”라고 물었을 때 돌아오는 대답은 열에 아홉 “나이키 마스 야드 디자인한 사람이잖아”다. ‘마스 야드’는 톰 삭스가 우주 비행사에게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스니커즈로 화성 탐사선에 사용돼 각광받은 ‘벡트란’ 섬유 등으로 제작됐다. 2012년부터 나이키와 손잡고 출시하고 있는 ‘마스 야드’ 시리즈는 전 세계적인 스니커즈 붐의 중심에 있는 신발로 스니커헤드 사이에선 ‘지구상 가장 탐나는 신발’로 꼽힌다. 전 세계 100족만 출시된 ‘마스 야드 1.0’ 제품은 지난해 리세일 플랫폼 ‘크림’에서 스니커즈 역대 최고가인 1,500만원대에 거래됐을 정도. 우주에서 영감을 얻은 스니커즈의 리세일 가격이 우주까지 치솟는 동안, 톰 삭스는 빠르게 일반 대중 사이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톰 삭스의 유명세에 힘입은 탓인지 국내에서 열리는 그의 첫 개인전을 보기 위해 미술관 앞은매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같은 기간 서울의 모 갤러리에서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작고 작가의 파인한 회화들이 걸려 있는 사이, 서울의 힙스터들은 수제 흔적이 역력한, 톰 삭스의 핸드메이드 버전 우주 탐사선을 보려고 아트선재센터로 모여들었다. 12시 정각 문을 여는 미술관 앞엔 전시를 보기 위한 긴 행렬이 생겼는데 그건 흡사 ‘오픈런’ 현장 같았고, 미술관 내 굿즈 숍에서 판매하는 10만원을 웃도는 기념 티셔츠는 전시 개관 하루 만에 솔드아웃됐다. 그리고 톰 삭스의 행보는 연일 한국 셀럽들의 SNS를 통해 생중계됐다. 지드래곤에게 춤을 배우는 톰 삭스, 강남의 로컬 레코드 바 ‘콤팍트’에서 BTS제이홉과 파티를 즐기는 톰 삭스, 조세호와 팔굽혀펴기 대결을 하는 톰 삭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과 로켓을 날리는 톰 삭스…. 예술가라기보다 ‘셀러브리티’처럼 보이는 그가 서울에 머무는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인터넷 연예 뉴스에선 그의 이름이 헤드를 장식하고 있었다.
1990년대 뉴욕 아트 신에 등장하며 활동하기 시작한 톰 삭스는 등장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제대로 끌 줄 아는 아티스트였다. 특히 그가 ‘마스셀 뒤샹과 앤디 워홀의 뒤를 이을 가장 합당한 후계자’라는 수식을 얻게 된 사건은 1994년 톰 삭스가 백화점 ‘바니스 뉴욕’의 쇼윈도 디스플레이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벌어진다. 이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기념한 프로젝트로, 그는 성탄절 하면 으레 떠오르는 펑키하고 화려한 디스플레이 대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괴하게 형상화한 작품 ‘Hello Kitty Nativity’(1994)를 쇼윈도에 내걸었다. 값싼 합판과 덕트 테이프를 사용해 아주 조악하게 마구간을 구현했는데, 사실 그보다 더 문제된 것은 마구간 안 헬로키티로 변신한 아기 예수, <심슨 가족>의 바트 심슨으로 형상화한 삼왕, 마돈나 복장을 한 성모 마리아였다. 그리고 그는 한 발 나가 마구간 꼭대기에 맥도날드 로고를 붙여 화룡점정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신성 모독의 한 장면과도 같던 이 소란은 당시 <뉴욕데일리뉴스>의 표제지를 장식했고, 기독교 단체의 거센 항의로 단 하루 만에 작품은 허무하게 철거됐다. 물론 이 사건을 계기로 톰 삭스라는 예술가가, 혹은 괴짜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주목과 논란 사이에 있던 초기작 ‘Hello Kitty Nativity’는, 그러나 톰 삭스의 예술 세계를 압축한 작품이라 불러도 손색없다. 탁월한 유머와 아이러니, 팝아트와 개념미술을 잇는 새로운 접근법, 브랜드 로고를 작품에 직접적으로 차용해 소비주의에 대한 조롱과 찬양을 동시에 표출하는 패러독스, 손에 닿는 다양한 재료를 재조합하는 ‘브리콜라주’ 방법론, 합판이나 테이프, 접착제의 흔적을 의도적으로 노출해 작품이 인간의 손길에 의해 수제작되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투명성’의 미학까지.이러한 그의 예술 세계는 이후 맥도날드 빅맥 세트를 에르메스 판지로 재구성한 ‘Hermès Value Meal’(1997), 단두대에 샤넬 로고를 새긴 작품 ‘Chanel Guillotine’(1998), 1952년 르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집합주택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폼 코어와 글루건만을 사용해 1:25 스케일로 만든 ‘Nutsy’s’(2002) 등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편 톰 삭스는 2000년대에 들어 우주 탐사, 특히 19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 나사(NASA) 주도로 진행된 아폴로 계획에 본격적으로 매료됐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나사는 “과학계의 샤넬”로 전 세계인을 열광시킨 ‘브랜드’였다. 나아가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경쟁에서 우주 개발이 시작되었다는 사실, 한편으로는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거대한 우주에 우리만이 존재하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나사가 발족되었다는 점 등 우주 탐사에 내포된 다층적 뉘앙스는 그가 30년 가까이 <스페이스 프로그램> 전시 시리즈를 펼쳐온 불씨가 됐다. 흔히 ‘몰입형 우주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한마디로 나사가 펼친 우주 탐사 계획을 톰 삭스 특유의 ‘핸드메이드 버전’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그 시작은 2007년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스페이스 프로그램>으로 그는 1969년 인류 최초의 달 착륙선 아폴로 11호를 합판 등을 사용해 실물 크기로 재현한 후 전시장에서 이를 발사해 달에 착륙하여 표면을 탐사하는 라이브 데모를 펼쳤다. 물론 발사 및 착륙 과정은 모두 페이크로, 이들이 탐사 차원에서 드릴로 뚫은 것은 달 표면이 아닌 갤러리 바닥이었고, 그리하여 채취했다고 ‘주장’하는 암석 샘플은 그럴싸해 보이게 모조로 제작한 것이었다. 달에서 시작한 ‘스페이스 프로그램’의 여정은 이후 2012년 전시 <스페이스 프로그램: 화성>을 통해 화성으로 확장됐으며, 2016년엔 <스페이스 프로그램: 유로파>를 개최하며 얼음으로 뒤덮인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를 탐사했고, 2021년엔 전기차,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를 채취하기 위해 소행성 베스타로 떠나는 <스페이스 프로그램: 레어 어스>로 이어졌다. 그리고 올해 아트선재센터에서 그 다섯 번째 전시인 <스페이스 프로그램: 인독트리네이션>이 막을 올린 것이다.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얼핏 나사의 다양한 우주선 모델을 철저히 고증한 듯 보이지만, 그 안은 유쾌한 탈주로 가득하다. 이를테면 작품 ‘Lunar Module’(2007)은 얼핏 영락없는 나사의 달 탐사 모듈 ‘LEM’으로 보이지만, 그 내부엔 러시아산 보드카 스톨리치나야와 미국산 위스키 잭다니엘로 잔뜩 채워진 주류 캐비닛이 자리한다. 화성의 환경을 재현한 <스페이스 프로그램: 화성> 전시장엔 화성에서의 티타임을 위한 휴대용 다도 세트 ‘쇼부로’(2012)를 비치했으며, 식량 작물을 재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생물학 연구실에선 아편을 재배하고 있다. 이러한 탈주는 앞서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에 의해서도 구현되지만, 실은 모든 작품이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졌음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톰 삭스 특유의 방법론에 의해 더욱 고조된다. 그는 관객이 더욱 진위성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극도로 디테일을 살려 작품을 제작하지만, 의도적으로 용접이나 접착제 등의 흔적을 작품에 남기며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오롯이 드러낸다. 이는 마감이 완벽한 생산물을 지향하는 근대화 경향의 반대편에 서서 인간 손길의 증거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방식이자, 작품의 신비로운 잉태라는 배경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즉, 톰 삭스는 그가 흔히 쓰는 재료인 합판과 덕트 테이프로 ‘우주’를 상상하지만, 동시에 작품에 재료의 흔적을 명백하게 남기며 관객에게 ‘우리’라는 존재를 환기시키는 셈이다.
1990년대 톰 삭스는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몬드리안의 작품을 본 후 매료돼 합판을 사용해 이를 재제작한 적이 있다. 이처럼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재료로 원하는 대상을 구현하는 것’은 톰 삭스의 예술 세계에서 가장 특징적인 지점으로, 그는 합판을 통해 실현한 세계를 ‘합판 공간(Plywood Space)’이라고 명명한다. 이러한 ‘합판 공간’ 세계관을 통해선 원하는 대상이 무엇이든 현실로 실현 가능해진다. 비록 그것이 턱없이 비싼 명품 브랜드의 물건, 몬드리안의 작품, 심지어 우주라 할지라도. 그렇다면 이렇게 새로이 건설한 우주를 통해 그는 무엇을 엿보려는 걸까? 톰 삭스는 <스페이스 프로그램: 인독트리네이션>의 기자간담회에서 우주 탐험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보통은 티타늄과 등유를 써서 다른 세계(우주)로 떠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합판과 덕트 테이프로 다른 세계를 상상하죠. 우리의 삶은 유한한 반면, 우주는 한계가 없는 공간입니다. 우리는 더 큰 다른 세계로 떠났을 때 비로소 우리를,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죠. 즉 우리가 다른 세계로 가는 이유는 우리가 이 행성을 망가뜨려서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함이 아닙니다. 이곳 지구에서 우리의 자원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그는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결국 ‘믿음’에 관한 전시라고 덧붙였다. “무언가를 하기 전엔 그 무언가를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다른 세계로 가는 것도, 우리가 그곳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죠. 무엇이든 믿으면 가능해집니다.” 톰 삭스는 합판을 통해 멀리 아득하게만 보였던 우주를 현실로 재구성한다. 그렇기에 어쩌면 그가 만든 우주는 합판으로 세운 믿음의 세계인 것이다. <스페이스 프로그램: 인독트리네이션>은 백남준의 ‘TV 부다’(1974)를 오마주해 제작한 ‘TV 요다’(2022)를 관람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백남준의 ‘TV 부다’에선 동양적 지혜의 상징인 부처가 현대 문명의 상징인 TV로 자신을 바라보며 성찰한다면, 톰 삭스의 ‘TV 요다’에선 <스타 워즈> 시리즈에서 동양철학과 지혜를 상징하는 캐릭터 요다가 TV를 바라보고 있다. TV는 어쩌면 다른 세계로 이동하게 만들어주는 창, 이를 바라보며 묘하게 웃음 짓고 있는 요다는 언젠가 <스타 워즈>에서 말했듯 이런 말을 우리에게 건네는 듯하다. “네가 찾는 것, 그것을 내면에서 찾게 될 테다.”
Interview with Tom Sachs
<W Korea> 만나서 반갑습니다.
톰 삭스 저 또한 만나서 반가워요. 서울에 도착한 후로 매일이 새로움의 연속이네요.
일주인 전 입국했다 들었어요. 언젠가 당신은 ‘거리’야말로 영감의 원천이며, 거리를 걸으며 주위를 살피는 자신을 ‘플라뇌르’(한량)라 표현한 적 있죠. 그렇다면 서울을 떠도는 플라뇌르로서 이곳 거리에선 어떤 흥미로운 장면을 발견했나요? 지금 머물고 있는 호텔이 을지로 근처에 있어요. 매일 그곳에서 전시장까지 차를 타고 오는데, 을지로는 장인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장소 같다고 느껴져요. 여러 상점이 밀집해 있는데 저마다 모두 다른 자재를 취급하더라고요. 나무, 타일, 조명…. 제가 30년 전 뉴욕에 처음 이사 왔을 때 풍경과 닮았달까요. 과거 뉴욕에도 장인들의 상점이 즐비했거든요. 물론 지금은 모두 사라졌고 스타벅스가 그 자리를 꿰찼지만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건, 우리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나타낸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쉽죠.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서울로 이주해 직접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시간은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당신이 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어요. “나는 스페이스 X의 인간을 우주로 보내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 왜냐면 그것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죄다 돈만 많고 페니스는 작은 작자들이니까.”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죠. “다만 예술가를 우주로 보내는 것에는 아주 동의한다.” 그렇다면 당신이 우주로 보내고 싶은 예술가는 누구인가요? 음… 살아 있어야 하나요?
상관없어요. 글쎄요, 루이 암스트롱?
왠지 루이 암스트롱이라고 대답할 것 같았어요. 여러 인터뷰에서 당신에게 가장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로 루이 암스트롱을 꼽았죠. 제 마음을 읽으셨네요(웃음). 루이 암스트롱은 외계인 같은 존재예요. 탁월한 재주와 총명함은 말할 것도 없고, 사랑과 평화의 대명사잖아요. 아, 마야 안젤루를 보내는 것도 좋겠네요. 시인이자 인권 운동가로 활약한 그녀는 누구보다 독특하고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이에요. 그녀의 삶이 주는 분위기와 깊이가 무척 심오해서 분명 우주인에게 최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녀야말로 가장 뛰어난 스토리텔러죠. 제가 본 사람 중 가장 복잡하고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았어요. 마야 안젤루의 전기를 3권 정도 봤는데, 아직도 읽지 못한 게 2권 정도 더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녀야말로 다양한 인생을 대표한다고 생각해요. 아, 그리고 말하다 보니 마음이 바뀌었어요. 루이 암스트롱 대신 마야 안젤루를 보낼게요(웃음).
어제 당신에게 독특한 미션을 받았어요. 2010년 당신 이 제작한 단편영화 <텐 불릿>을 인터뷰 전 미리 시청하고 오라며 유튜브 링크를 전달해줬죠. 거기엔 당신의 스튜디오 팀원, 스튜디오 방문객, 그 밖에 인터뷰어 가 지켜야 할 10가지 규칙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텐 불릿>을 사전에 인사처럼 건네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혹시 보셨나요?
물론이죠. 하나, 체계를 바탕으로 일하라. 둘, 스튜디오는 성스러운 장소다. 셋, 시간을 지켜라. 넷, 철저함은 생명이다. 다섯, “이해했다”고 말하라. 여섯, 반드시 확인하라. 일곱, 목록을 유지하라. 여덟, 물건을 정돈하라. 아홉, 실수에 책임지라. 열, 집요하게 일하라! 아주 좋아요(웃음). <텐 불릿>은 일종의 십계명 같은 거예요. 이걸 100% 준수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죠. 다만 각각의 규칙은 마치 나침반처럼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희 스튜디오 팀원을 제가 교육해야 하는데, 계속 가르쳐야 하는 게 답답해서 만든 게 <텐 불릿>이에요. 특히 ‘시간을 지켜라’ 같은 규칙을 보면 그간의 제 노고를 짐작하실 거라 생각해요(웃음).
하하. <텐 불릿>은 매사 투지와 집요함을 강조한 미국인 기업가 레이 크록의 말을 인용하며 끝이 나요. 비단 ‘집요하게 일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마지막 10번째 규칙뿐 아니라 <텐 불릿>에 소개된 모든 규칙을 보면, 이는 예술가 집단에서 지켜야 할 덕목이라기보다 산업혁명 시대 어느 공장에 보급됐을 법한 행동 강령으로 보여요. 당신은 창의성이야말로 이러한 철저한 규칙들에서 출발하고 발현된다고 보나요? 물론이죠. 철저함에서 창의성이 발현된다는 사실은 예술가에게나 산업가에게나 모두 동일하게 적용돼요. 결국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전 모든 사람이 예술가라고 생각해요. 제 변호사는 제가 아는 모든 예술가보다 창의적인 사람인 걸요(웃음). 굉장히 철저하고 엄격하죠. 세상엔 그저 좋은 예술가, 나쁜 예술가, 그저 그런 예술가가 있을 뿐이에요. 저희 스튜디오에서는 ‘창의성은 적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창의성은 우리를 너무 멀리 가버리게 만들거든요.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주 약간의 창의성, 그리고 아주 많은 양의 노력입니다. 사실 패션도 마찬가지예요. 쓰잘데기없죠. 패션 신에서 사용하는 ‘시즌’이란 말은 옷을 팔기 위해 만들어낸 개념이고, 옷들을 한물간 옛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장치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불필요한 것을 만듦으로써 이 지구를 파괴하죠. 오래도록 쓸 수 있는 물건과의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혁신이란 꼭 필요할 때 해야 하는 행위예요. 굳이 혁신이 필요하지 않다면 가장 최근의 것을 반복해서 사용하거나 새롭게 해석하는 편이 낫죠.
그런데 방금 이야기는 조금 모순적으로도 들리네요. 당신은 가장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나이키와 10년 가까이 협업을 진행했으니까요. 맞아요. 매우 역설적이죠. 나이키 같은 회사는 명백하게 많은 물품을 팔아 성공한 기업이에요. 그런데 제 역할은 이 거대한 범선을 운영하는 데 1% 정도 기여하는 것뿐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란 하나의 ‘예시’를 남기는 사람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바꾸는 데는 엄청난 대가가 따르죠.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예시’를 남기는 거예요. 나이키와의 협업은 아주 소수의 것을 새롭게 제작해 다양한 활동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신발, 즉 ‘제너럴 퍼포즈 슈(General Purpose Shoe)’를 만드는 작업이었어요. 아주 작은 것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거죠. 또 오래 사용할 수 있게 제작했고요. 그 신발은 더러워져도 멋스러워요. 이건 딱히 혁명적인 아이디어는 아닌데, 오래전부터 우리는 구멍 난 청바지를 돈 주고 사 입잖아요. 이 연출된 낡음으로 리바이스는 패션계에서 저항 문화의 상징이 됐고요. 비슷하게는 1950년대 미국에서 말쑥한 백구두로 대표되는 화이트 벅스킨 슈즈를 일부러 더럽혀 신는 ‘더티 화이트 벅스’가 유행하기도 했죠.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더러운 신발을 신는 데 프라이드를 느꼈는데, 왜냐하면 그게 열심히 일했다는 증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최근 발렌시아가 컬렉션도 보세요. 더러움을 일부러 연출하잖아요?
이제 <스페이스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우선 <스페이스 프로그램>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우리가 다른 세계로 가는 것은 망가진 이곳을 버리고 새로운 터전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세계로 감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자원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구에 생명이 살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고, 우리는 보존할 의무가 있어요. 우리는 지구를 반드시 지켜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속한 곳 밖으로 나갔을 때에야 비로소 우리가 있던 곳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돼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이, 그리고 제가 우주에 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우주에 가는 건 만만치 않은 일이기에, 오히려 이곳, 우리가 두 발을 붙이고 있는 여기서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서울에서 <스페이스 프로그램>을 열면 사람들은 작품을 통해 다른 세계를 바라보고, 여기서 파생한 다양한 의견을 사람들과 주고받을 수 있으니까요. 나아가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완벽히 ‘믿음’에 관한 전시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이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믿음만 있다면 우린 해낼 수 있어요. 반면 여긴 이제 망했으니 다른 곳으로 가자는 식의 태도를 취하면 우리는 패배하고, 실패하고, 죽고 말겠죠. 그리고 ‘믿음이 있어야 실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꼭 <스페이스 프로그램>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소하게는 건강, 몸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예요. 믿음이 선행되어야 하고, 그다음에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 저는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은 아주 독특한 미션을 받게 됩니다. 스튜디오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철제 나사를 분리하고 정렬해야 하는데,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스튜디오가 발급하는 ID 카드를 받게 되죠. 이처럼 ‘손’으로 수행하는 과제를 관객에게 주며 고된 노동을 상기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전자기기, 그러니까 컴퓨터가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갈수록 인간이 컴퓨터화되고 있음을 느껴요. 사실 저만 해도 40% 정도 컴퓨터화된 상태예요(웃음). 집에 가면 전자기기부터 붙들고 앉아 있으니까요. 인스타그램에 매일 포스팅을 하고, 문자를 보내고, 이메일을 쓰고, 텔레그램을 보내고, 왓츠앱에 아마존 프라임까지. 우리는 인간성을 잃어가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나사 분류 작업은 당신이라는 존재와 당신의 몸이 존재한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장치예요. 게다가 이런 활동을 통해 관객은 작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됩니다. 관객이 분류해준 나사를 사용해 저희가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도 있거든요. 사실 사람들에게 일일이 분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보다 새 나사를 사는 게 가성비가 훨씬 좋아요(웃음). 그런데 이 분류 작업의 마법 같은 매력은 관객의 지문이 나사에 담긴다는 것이에요. 나사가 실은 뉴욕에서 만들어졌고 이를 뉴욕으로 도로 가져간다 해도 결국 이를 사용해 어떤 작품을 만들면 그건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는 거죠. 저는 이렇듯 작은 행위가 여정의 일부가 되는 것, 이 자체가 마법과 같다고 생각해요.
전시장에선 우주 공간을 위해 기획한 휴대용 티 세트 ‘쇼부로’(2012)도 만날 수 있습니다. 2016년 노구치 미술관에서 일본 전통 다도를 주제로 대규모 전시 <티 세레모니>를 개최했을 만큼, 다도는 당신의 오랜 관심사였는데요. 특별히 다도에 주목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다도엔 참으로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있어요. 일본, 중국, 인도 저마다 고유한 차 문화가 존재하죠. 제 작품은 미국식 다도이긴 하지만, 16세기 일본 전통 다도에 기반하고 있고요. 한편 일본 최고의 찻사발 중 하나로 꼽는 ‘라쿠다완’은 조선계라는 것이 통설인 도공 초지로에 의해 만들어졌어요. 라쿠다완은 16세기 생존해 일본 다도를 정립하고 완성한 인물인 센노 리큐가 초지로에게 만들게 함으로써 탄생한 발명품이에요. 결국 라쿠다완은 최고의 차 스승인 센노 리큐와 최고의 장인인 초지로가 합작해 완성한 예술품이라 할 수 있어요. 제가 알기론, 마르셀 뒤샹 또한 센노 리큐로부터 많은 것을 이어받았어요.
‘쇼부로’(2012)가 특별한 점은 ‘우주’를 위한 다도 세트 라는 점이죠. 우주에서 다도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바로 우주에 문화를 가져가기 위함이죠. 다도에는 제가 생각하는 중요한 세 가지 요소가 모두 담겨 있어요. ‘영성(Spirituality)’, ‘관능성(Sensuality)’, ‘물성(Stuff)’. 다도에서 ‘영성’은 ‘선(Zen)’입니다. 일본 다도의 형성에 ‘선’의 영향을 떼려야 뗄 수가 없죠. 또한 차에서 느껴지는 맛, 기모노의 촉감, 다다미 냄새 등은 다도에서 ‘관능성’을 이룹니다. 찻잔은 ‘물성’이라 볼 수 있고요. 저는 다도가 인간이 이뤄낸 위대한 성취,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예술 작품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스페이스 X를 경쟁자로 생각한다는 당신의 언 급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당신 말처럼 현대로 넘어오며 민간 우주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죠. 심지어 정부 차원의 우주 탐사도 민간 기업들이 수주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이렇듯 우주 사업을 둘러싼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데, 이는 당신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그렇죠, 경쟁 중이죠(웃음). 스페이스 X는 제게 친근한 경쟁자예요. 민간 기업들이 해낸 것을 보면 대단하기도 하고, 온갖 역경을 겪고 있는 상황을 보면 안타깝기도 해요. 당신 말처럼 우주 탐사를 둘러싼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주 탐사를 계속하는 것 자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미국 정부는 대중에게 이 중요성에 대해 잘 전달하지 못했죠. 오히려 우주 탐사를 공산주의에 대한 위협 정도로만 활용했고요. 또 점점 정부라는 빅 브라더에서 인터넷이라는 빅 브라더로, 대통령 대신 소비자가 구원자가 되는 것은 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곳으로 권력의 축이 이동하는 거죠. 민간 기업들이 아주 멋진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로써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다섯 번째 전시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후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어디로 향해 갈까요? 그동안 달, 화성, 유로파, 베스타로 여정을 이어왔어요. 이제는 무한의, 초월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다른 세계에서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하고, 그 세계를 이곳 현실로 가져오는 것이죠. 만일 저희의 이런 여정에 동참하고 싶다면 글쎄요, 디지털 월렛이나 NFT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최근 제가 전개하고 있는 NFT 프로젝트 ‘로켓 팩토리’에 주목해보세요. 화성 탐사 후 가져온 화석을 ‘오픈씨’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0.1ETH로 사실 가격이 얼마 안 돼요. 이 화석은 곧 새로운 세계로 변모할 것이고, 메타버스에서 직접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할 거예요. NFT 세계는 정말 별로지만,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저희의 여정에 함께하자고 권유하고 있어요. 사실 많은 이들이 NFT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도 생각해요. 대부분은 끔찍한 쓰레기에 불과하니까요. 개중 좋은 건 1% 정도 되려나? 그래서 NFT를 둘러싼 물거품이 와르르 붕괴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붕괴에도 좋은 점이 있어요. 돈을 위해서만 NFT에 뛰어드는 이들을 솎아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희의 프로젝트는 살아남을 거예요. 아주 극소수의, 혹은 유일하게 디지털 공간과 실재 공간을 연결하는 초차원적 프로젝트니까요.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 쏟은 돈이 얼마나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왜 이런 말이 있잖아요. ‘좋은 일은 돈이 아닌 더 많은 일을 불러온다.’
과학과 예술의 공통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과학자는 자신만의 가설을 펼치고 이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한편 직감이 강한 사람, 영감으로 가득한 사람이고요. 뉴턴을 보세요. 고작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떠올려냈으니까요. 한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나사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탐사하는 프로젝트 ‘유로파 클리퍼’를 진행 중이에요. 유로파에 인류 생존에 필요한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그곳에 탐사선을 보내는 프로젝트죠. 과학자들은 ‘어쩌면 유로파에 생명이 존재할지 모른다’는 가설을 손에 쥔 채 끈질기게 나아가요. 결국 증거를 찾기 위해 우주로 우주선을 보낼 것이고, 정말 운이 좋다면 그곳에 생존에 필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걸 밝힐 수 있을 거예요. 이렇듯 과학적 과정이란 매일 그 자리에 있는 것, 그리고 환상과 비전을 믿는 것입니다. 과학자에게 과학적 근거를 발견하지 못할 거라는 비전만 갖고 사는 것만큼 끔찍한 건 없을 거예요. 과정을 통해 배우고 예상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배우는 게 바로 과학자예요. 그런데 예술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실패를 거치고도 무언가를 반드시 깨우치고, 다음 세대에게 평생에 걸쳐 물려줄 무언가를 만드는 이들이니까요.
당신은 예술가로서 무엇을 회의하나요? 글쎄요, 저는 우선 독실한 회의주의자입니다(웃음). 회의주의는 저에게 종교나 마찬가지예요. 왜냐하면 회의주의란 결국 ‘질문하는 것’이거든요. 회의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항상 무언가를 궁금해하고, 질문하고, 배우고 조사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예술은 모순으로부터 탄생하죠. 예술과 회의주의는 결국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당신을 건드리는 화두는 무엇인가요? 블록체인. 블록체인에 기반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보세요. 스마트 컨트랙트는 일종의 자동화 계약 시스템인데, 기존에는 하나의 계약이 체결되는 과정에 수많은 장벽이 존재했지만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사람들은 다양한 것을 제3자 없이 당사자 간 거래할 수 있게 됐어요. 이 투명성에는 거대 은행이 가지고 있던 뱅킹의 특권을 개개인의 손바닥으로 옮길 수 있다는 잠재력이 담겨 있어요. 세상을 더 공정하고 평등하게 만들어줄 수 있죠. 다만 이런 동향은 우리 모두가 참여할 때 구현됩니다. 제가 예술가로서 작품을 만들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NFT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블록체인은 모두의 화두라고 생각해요. 블록체인이 가져온 변화는 분명 큰 도약이라 볼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그렇게 대단한 도약은 아니에요. 자동차를 생각해보세요. 최초의 자동차는 1마일을 가기 위해 1갤런이 필요했습니다. 1갤런도 모자랐을 수 있어요. 그런데 오늘날의 자동차를 보세요.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이잖아요. 우리는 지금 초기 시대를 살고 있을지도 몰라요. 앞으로 더 큰 변화와 발전이 생겨날 거라고 믿습니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예술가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는데, 예술가에게 있어…. 그리고 가장 잘생겼죠?(웃음) 하하, 농담이에요.
하하. 예술가에게 성공이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멋진 질문이네요. 저에게 성공이란 매일 일터에 나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멋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일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결국 제 일은 새로운 정보로 저 자신을 교육하고 즐겁게 하는 거죠. 그래야 비로소 작업물에 이러한 태도를 녹여낼 수 있고요.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 이는 최고의 특권이자 영광이자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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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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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영모, 정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