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넘치는 테니스 선수들의 화이트 룩
노박 조코비치와 엘레나 리바키나에게 우승의 영광이 돌아가고 막을 내린 2022 윔블던. 윔블던 코트 위에는 타구 소리 외에 팽팽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선수들의 옷이다. 윔블던은 오래 전부터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흰 색을 입어야 한다’는 대회 규정이 있다. 품위를 중요시 하는 대회인 만큼 흰 색은 다른 색에 비해 땀에 젖어도 티가 안 나고, 햇빛을 덜 흡수하는 색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이 규정은 해를 거듭할수록 완화 되기는커녕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노란 기가 가미된 크림색이나 오프 화이트 컬러가 아닌 완전한 하얀 색을 입어야 하며, 다른 컬러는 옷 테두리 트리밍 1cm만 허용, 모자, 운동화, 손목 밴드를 비롯해 여자 선수들이 스커트 안에 입는 짧은 속바지까지 모두 흰 색이어야 한다. 선수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해 규정에 간당간당한 옷차림은 물론이고 보란듯이 반항을 하는 터에 현재 윔블던의 규정은 이렇게나 ‘얄짤없이’ 엄격해졌고, 선수들과 조직위 사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존재한다. 덕분에 우리는 이 눈치 게임과 흰 색이라는 제약 안에서 몸부림치는 선수들의 패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경기 외에 또 다른 재미를 보여줬던 테니스 여제들의 사진을 모아봤다.
1960-1980 : 빌리 진 킹, 크리스 에버트, 안드레아 예거, 앤 화이트
올 화이트 단정한 프레피 룩의 표본을 보여준 빌리 진 킹, 원색의 컬러가 포인트로 들어간 룩을 즐겼던 크리스 에버트, 헤어핀으로 귀여운 스타일을 연출한 안드레아 예거, 일명 쫄쫄이 패션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 앤 화이트. 지금보다 규정이 비교적 느슨할 때라 선수들의 다양한 패션을 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앤 화이트의 옷은 그 시절에도 심판의 제재를 받았다.
2000 년대 : 비너스 & 세레나 윌리엄스
이 두 자매를 빼고 윔블던 패션을 논할 수 없다. 그만큼 윌리엄스 자매는 윔블던 패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들. 특히 2012년, 2013년 세레나 윌리엄스를 비롯해 여자 선수들이 스커트 안에 화이트가 아닌 다른 컬러를 입자 대회 조직위는 2014년 속바지 또한 화이트로 입어야 한다는 규정을 추가했다. 2010년 비너스 윌리엄스의 깃털 소재 스커트는 ‘타조 같다’며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 외에도 윌리엄스 자매는 시스루 소재를 입는다거나, 과감한 컷 아웃이 들어간 원피스를 고르는 식으로 트로피 뿐만 아니라 카메라 세례도 놓치지 않았다.
2000 년대 : 마리아 샤라포바
전 세계 수많은 테니스 여자 팬들의 우상이었던 마리아 샤라포바. 여러 겹이 레이어드 된 샹들리에 디자인, 프릴과 레이스 장식, 자잘한 플리츠 디테일로 완성한 여성스러운 룩이 그녀의 시그니처. 그런 그녀가 2008년에는 평소와 달리 턱시도에서 영감을 받은 톱을 입고 등장에 이목을 끌었다.
2000 년대 : 안나 쿠르니코바
곡선형 밑단으로 길이가 짧은 톱을 입은 안나 쿠르니코바의 옷차림 역시 개성 넘치는 윔블던 룩을 이야기 할 때 빠질 수 없다. 골반은 물론이고 짧은 치마로 다리까지 시원하게 노출한 그녀.
- 디지털 에디터
- 진정아
- 사진
-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