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S/S 시즌 미니스커트와 만난 패션 치어리딩.
미우미우가 견인차 역할을 한 로라이즈와 미니스커트 트렌드가 패션 월드 안에서만 통용되는 얘기는 아니다. 사무실 풍경과 SNS 계정만 봐도 치마의 허리선은 성큼 내려갔고, 길이는 확실히 짧아졌다. 틱톡과 릴스는 테니스 스커트를 입고 늘씬한 실루엣을 자랑하는 이들의 피드로 가득하다. 어정쩡한 미디 길이보다는 아예 짧거나 아예 긴, 양극단을 오간 몇 시즌째 이어진 트렌드에서 이번 여름엔 미니의 손을 들어야 할 듯하다. 영화 <윔블던>과 <브링 잇 온>에서 발랄하게 뛰어다니던 커스틴 던스트의 플리츠 스커트는 지금 필드와 거리에서 한창 유행 중이고,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패리스 힐튼, 린제이 로한 등 90년대 아이콘들의 플레어 스타일은 뜨겁게 부활했으며, 60년대 미니드레스는 MZ세대가 도전할 만큼 동시대적 코드로 인정받고 있다. 런웨이로 넘어가면 그 양상은 더욱 확연하다. 엉덩이가 보일 만큼 짧은 마이크로 미니스커트를 선보인 미우미우는 매거진에서 남자도 입고 여자도 입는 놀라운 패션 스토리가 되었고, 우아함을 장착한 프라다의 테일 미니스커트는 피케 셔츠와 매치하면 레드 카펫이나 갈라 디너로 향할 필요가 없는 활동적인 스타일로 변신한다. 웨스턴 룩에서 영향을 받은 가죽 미니스커트를 선보인 에트로나 오버사이즈 스커트 슈트 룩을 완성한 비비안 웨스트우드, 카고 팬츠 스커트와 프린지 스타일 미니스커트로 Y2K 트렌드에 불을 댕긴 블루마린도 있다. 해외뿐이 아니다. 국내 디자이너들 역시 미니스커트 트렌드에 동참했다. 기준과 뷔미에트에서는 90년대 스타일의 벌룬 스커트를 새롭게 해석했고, 홀리 넘버 세븐은 레트로풍 니트 스커트를, 604 서비스는 근사하게 변주한 가죽 스커트를 선보이며 미니스커트의 신세계를 펼쳤다.
이번 시즌 미니스커트 트렌드가 흥미로운 지점은 이 룩의 본래적 지향에서 탈각했다는 사실이다. 원래 갖고 있는 유혹적인 롤리타 스타일에서 벗어나 중성적인 코드가 강조된 것. 언더붑 상의에 내려입은 마이크로 스커트는 노출 범위가 넓어졌음에도 에로틱해 보이지 않는다는게 그 증거다.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나의 만족을 위한 스타일로 소환되었다는 점은 여러모로 상징적이다. 그러니 어떤 미니스커트를 입더라도 경쾌하고 신나게 즐기라는 거다. “Oh Mickey, Your So Fine!”
- 패션 에디터
- 이예진
- 포토그래퍼
- 김신애
- 모델
- 수아, 루루, 요요
- 헤어
- 이에녹
- 메이크업
- 황희정
- 프롭 제작
- 유여정
- 어시스턴트
- 이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