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낸 만큼 액세서리로 채워주는 것이 패션 룰! 노출의 계절을 멋지게 즐기게 해줄 2022 S/S 키 액세서리 트렌드를 소개한다.
가면무도회
팬데믹의 영향일까? 이번 시즌 얼굴을 가리는 선글라스와 헤드피스가 심심찮게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루이 비통은 무도회 가면 같은 선글라스를, 에르뎀은 얼굴에 그늘이 생길 정도로 넓은 챙의 모자를, 구찌는 얼굴의 반을 가리는 클로슈 햇을, 그리고 로에베는 선글라스와 헤드피스를 이중으로 레이어드해 보호막을 형성했다. 한편으로는 3년 만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금, 노마스크가 어색한 이들이 반길 만한 트렌드이기도 하니, 관대한 마음으로 이를 즐겨봐도 좋겠다. 상상력을 조금 더 발휘하자면 자외선을 차단하는 이색적인 방법이기도 하니까.
반다나 릴레이
블루마린, 코페르니, 노울스…. Y2K 트렌드가 두건 열풍의 시작일지언정, 다양한 분위기로 해석되면서 종횡무진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라텍스와 실크 소재 두건을 단단히 매 도발적인 무드를 완성한 베르사체부터 새하얀 리넨에 깃털 장식을 달아 순수함을 강조한 지암바티스타 발리까지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일상에서 두루 활용 가능한 피터 도와 베브자,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미니멀한 스타일링에 한 표를 던진다.
자연예찬
자연에 대한 경외심에 공감하지 않을 자는 없다. 특히 기후 위기가 시대의 화두가 된 지금 세상에서는 더더욱. 끌로에, 울라 존슨, 가브리엘라 허스트 등 많은 디자이너들이 가공하지 않은 조개껍데기, 돌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해 주얼리를 만들었다. 스텔라 매카트니는 가죽을 대체할 소재인 버섯에 대한 관심을 펜던트에 담았는데, 스트랩 역시 재생 가능한 소재로 제작해 패션계의 환경 지킴이다운 면모를 보였다.
알록달록 사탕가게
추억이 선사하는 낭만보다 달콤한 것이 또 있을까. 어린 시절의 향수에 빠진 디자이너들은 사탕반지와 목걸이가 연상되는 알록달록한 주얼리를 줄줄이 내놓았다. 이 분야에서 이미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한 모스키노는 열쇠와 옷핀, 곰 인형 펜던트가 달린 유아적인 디자인의 주얼리를 선보였다. 샤넬과 디올 역시 애시드한 컬러의 뱅글과 링을 레이어드해 이 대열에 합류했다. 랑방이 제안하듯 테일러드 팬츠에 무질서하게 꿴 듯한 구슬 브레이슬릿을 더하는 것도 좋은 연출법이다.
추켜올려
종종 애티튜드가 트렌드가 되기도 한다. 바로 암 커프 이야기다. 단지 커프를 팔뚝에 위치하도록 쓱 올리기만 하면 되는데, 펜디나 프라다처럼 민소매와 함께 도회적으로 연출하거나 토리 버치처럼 튜브톱과 매치해 이국적인 무드로 소화할 수 있다. 휴가를 위한 스타일링 팁이 필요하다면 에트로와 블루마린 쇼를 확인할 것.
벨리댄서
노출에 유난히 관대한 이번 시즌이다. 이 트렌드에 액세서리는 어떤 것을 어떤 방식으로 매치해야 할까? 언더붑 패션, 브라렛, 로라이즈 팬츠, 미니스커트, 컷아웃 디테일 등등 노출 부위는 다양하지만 몸의 중심인 배에 시선이 집중된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이를 활용할 것.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블랙 앤 화이트 룩에 포인트로 벨리 체인을 여러 겹 레이어드한 샤넬과 목부터 가슴, 배까지 훤히 드러나는 시스루 카디건에 보디 체인을 더해 노출 수위를 조절한 아크네 스튜디오의 방식을 참고하면 된다.
백투더퓨쳐
착용하는 순간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듯한 미래적인 디자인의 선글라스가 트렌드 반열에 올랐다. 릭 오웬스는 눈썹과 광대를 덮는 거대한 렌즈의 선글라스를, 필로소피와 로베르토 카발리는 VR 기기가 연상되는 미러 렌즈를, 발망은 체인 스트랩을 더한 신개념 선글라스를 내놓았다. 이 중 유독 눈에 띄는 선글라스는 바로 쉴드 선글라스. 여름의 청량감과는 거리가 멀지만 특별한 존재감을 부여하니 과감히 도전해볼 것.
레이어드의 귀재
디자이너들이 새로운 레이어드법을 터득한 모양이다. 약속이나 한 듯 모든 손가락에 링을 착용한 것. 이유를 찾자면 링의 센터, 즉 알이 커지는 등 부피가 큰 스테이트먼트 링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때문인데, 한 손가락에 여러 개를 매치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강렬함을 전달한다. 이 외에 발렌티노나 아크네 스튜디오는 하나씩 끼는 수고를 덜기 위해 핸드커프를 내놓았다. 디올이나 지방시처럼 미니멀한 룩과 함께하면 더욱 빛을 발하니 올여름 그 효과를 톡톡히 누려볼 것.
후프 퍼레이드
때로는 스포티하게, 때로는 쿠튀르적으로!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한 후프형 주얼리의 전성기가 도래했다. 어깨에 닿을 듯한 큼직한 후프 이어링으로 경쾌한 무드를 배가한 이자벨 마랑, 그리고 크리스털 소재의 후프 네크리스로 룩의 완성도를 높인 리차드 퀸이 대표적인 예다.
- 패션 에디터
- 김현지
- 사진
- JAMES COCHR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