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태용에게서 그 누구도 재단할 수 없는 청춘의 현재를, 지속되는 꿈을, 이내 새로운 세계로 비상할 미래의 가능성을 본다.
<W Korea> 제가 이런 댓글을 봤어요. “태용이가 제일 자주 하는 말은 ‘~가 뭐야?’다.” 멤버끼리 얘기할 때면 태용 씨가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듣는 모습도 자주 보고(웃음). 최근에 알게 된 신조어 있어요?
태용 흠… 저 요즘에 이거 알아요. ‘어쩔 티비 저쩔 티비.’
하하. 요즘 뭐든 좀 꽂힌 게 있다면요? 태용의 개인 인터뷰가 드문지라 궁금한 게 많아요.
향초에 꽂혔어요. 향초를 피우면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게 좋더라고요. 냄새를 맡는 게 좋아지니까 보디워시도 향이 나는 거로 바꿔봤어요. 아, 그리고 가끔 꽃 선물을 받으면 제 유리병에 꽂아두곤 해요.
내밀한 취미가 생겼네요. 우리 화보 촬영 때 입은 의상 중에서 독특하다고 느꼈거나 마음에 든 룩은 있나요?
스커트요. 제가 스커트를 처음 입어본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아이템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화보 촬영이 더 즐거웠어요.
누구나 몸의 단점은 가리고 장점을 더 살리기 위해 취하는 패션 스타일이 있잖아요. 태용의 경우는 어때요?
저는 제 다리가 너무 마른 편이라 스키니진 같은 스타일은 잘 안 입어요. 바지를 고를 때는 부츠컷이나 일자 핏의 트레이닝팬츠를 선호하고요. 그리고 평소 쇼핑할 때면 그걸 입고 연습하는 제 모습을 상상하곤 해요. 연습할 때 제 모습이 멋지면 연습도 더 잘되고 도움이 되거든요(웃음). 그래서 춤선이 잘 드러나거나 같은 동작을 해도 더 잘 추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주는 옷을 좋아해요.
12월 중순에 NCT 정규 3집 <Universe>가 나왔고, 타이틀곡 ‘Beautiful’의 가사 일부를 썼죠? 태용의 파트에 해당하는 가사를 눈여겨봤어요. ‘Beautiful Life Beautiful Heart, 삶의 밝은 면에서 떳떳이 자신을 봐 세상 모든 게 제자릴 찾을 때 더 아름답게 빛나는 건 왜일까.’ 밝은 면, 떳떳이, 제자리 같은 단어가 태용의 가치관을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2021년은 ‘내 주변에 아름다운 게 정말 많구나’라고 느낀 한 해였어요. 아주 사소한 것들을 통해서도 삶이 행복하고 아름다워진다는 걸,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수히 많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래서인지 꿈을 향해 열심히 질주하는 분들에게 ‘그것만으로도 당신은 떳떳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고 싶었어요.
태용에게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상태’는 뭘 하면서 어떤 시간을 보낼 때인데요?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와서 옷을 정리한다든가, 반신욕을 한다든가, 노래를 듣는 시간. 혹은 어항의 물을 갈아주거나 화초에 물을 줄 때, 가습기에 물을 채울 때도요. 그런단순하고 사소한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생각도 잘정리되고 마음도 차분해져서 좋아요.
무대 위에서 그토록 카리스마 있는 태용의 이미지와무대 아래의 태용 사이에 꽤 갭이 있다는 점, 놀라워요. 작곡과 작사에 관심이 많은 거로 아는데, 곡 작업을 하다 막히면 어떻게 해결하죠?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저와 비슷한 상황의곡을 들어요. ‘나는 지금 이런 상황인데 왜 이럴까?’ ‘왜이런 기분이 들까?’ ‘이 노래는 어떤 경험을 통해 나온 곡일까?’ ‘나랑 비슷하네…’ 이런 생각을 하며 며칠 흐르면또 쓸 말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씻을 때나 방 정리를 할 때 가사 정리도 제일 잘되는 편이에요.
청소를 잘하고 워낙 깔끔하다고 들었어요. ‘이거 없으면 못 산다’ 싶은 생활의 아이템은 뭐예요?
폰과 에어팟. 아, 숙소에 들어갈 때 쓰는 카드키도요. 폰은 이제 없으면 안 되는 물건 같고,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에어팟이 필수예요. 숙소 카드키는, 그게없으면 엘리베이터를 한 번 더 타고 비밀번호를 눌러야하기 때문에 꼭 필요합니다(웃음).
태용 씨가 연습생일 때 트레이너가 ‘이 친구는 안 되겠다’고 했다면서요? 이건 제가 백현 씨를 인터뷰할 때도 물어본 건데, 그렇게 춤과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 결국 팀 퍼포먼스의 핵이 될 수 있었던 과정은 어땠을지 너무 궁금해요. 죽어라 연습하면 다 되던가요?
제가 중학생 때 부모님께 예고에 가고 싶다고 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어머니가 여러 취미 활동을 하도록 도와주셨어요. 그중 제일 좋아하는 건 농구, 미술, 피아노였고, 친구들과 랩을 주고받는 것도 좋아했어요. 물론 취미로한 것들로 꿈을 꿀 생각까지는 못했죠. 회사에 발을 들이고 나서는 이런 생각으로 임했어요. ‘나에게 이 길 말고는없다.’ 제가 뭘 열심히 할 때마다 좋아해주고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 약간 희열을 느낀 것 같아요.
나를 보며 기뻐하는 사람들을 통해 나도 기쁘고 발전한 거네요. 주변의 반응에 긍정적인 자극을 받았나 봐요.
‘저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지, 내게 믿음을 주는 이들이니까’ 이런 생각으로 연습을 더 열심히, 오래 할 수있었어요. 저는 자신감이 떨어질 때도 주변 친구들을 찾아요. 제 고민을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이들을 만나면, 굳이 저와 남을 비교하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자연스레 생겨요. 사실 저는 음치, 박치예요.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제 부족함을 아니까 계속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여기고요.
NCT의 리더 태용이 음치, 박치라니 믿기 힘든데요? 최근에는 어떤 뮤지션의 곡을 듣고 감탄했나요?
070 Shake의 ‘Neo Surf’요. 뮤직비디오로 처음 접했는데, 자유로운 연출과 배경인 자연이 너무 멋졌어요. 미래적이면서 자연을 살린 연출이 잘 어우러져서 볼 때마다 상상의 나래가 펼쳐져요.
데뷔 때부터 마크와 함께 랩 메이킹을 직접 했고, 사운드 클라우드로 종종 자작곡을 발표하고 있죠. 그러면서 NCT 127의 중심에서 돋보이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요. 작곡을 할 때와 작사를 할 때, 그리고 퍼포먼스를 할 때 태용의 모드나 신경 쓰는 부분은 어떻게 다른가요?
어떤 음악을 들으면 그 곡의 콘셉트에 따라 ‘이런 제스처, 무브, 안무가 들어가면 어떨까’ 식으로 동선과 구성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주변에 존경할 만한 분들이 많아서 좋은 영향을 받았겠죠. 트레이닝 팀과 저를 가르쳐준 선생님들, 안무가들, 작곡가, 작사가, A&R, 매니저, 연출가 등등을 가까이서 보면서 영감을 받고 자연스럽게 배우곤 했어요. 그들을 보면서 습득하려고 노력하니 노하우가 쌓인 점도 있고요. 무대에서의 자연스러움은 그 사람이 얼마나 노력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요. 짜놓은 구성 안에서 내가 노력한 만큼 얼마나 잘 소화하고 잘 연기하느냐의 차이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래퍼의 모습이나 퍼포먼스가 있나요?
그렇게 생각하는 래퍼는 굉장히 많아요. 솔로도 있고, 밴드도 있고요. 조용필 선생님의 ‘Bounce’ 무대를 보면서 조용필 선생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이수만 선생님처럼 계속해서 꿈을 갖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많아요. 저는 그저 함께 무대를 만드는 소중한 사람들과 계속 무대를 하는 게 꿈이자 목표예요.
1월 1일 유튜브로 공개된 ‘SMTOWN Live’에서 프로듀서 히치하이커가 메타버스 디제잉 파티를 펼쳤잖아요. 저는 2017년에 히치하이커와 태용의 이름으로 발표된 ‘어라운드’를 아직도 종종 들어요. 당시 NCT라고 하면 저에겐 묵직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히치하이커 특유의 중독적이고 날카로운 소리와 태용의 만남이 신선했어요.
처음 그 곡 작업을 할 때, 집에 있는 작은 홈 리코딩 장비로만 했던 게 기억나요. 비트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 머리가 어지러울 만큼요. 그 비트를 연속으로 한 백 번 들으면, ‘딴따 딴딴딴’ 하는 멜로디가 귀에 맴돌거든요.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하면서 밤을 새운 게 떠오르네요(웃음).
NCT는 NCT 127, NCT U, NCT Dream 등 여러 유닛 체제로 활동하는 유일무이한 콘셉트의 그룹이잖아요. 돌이켜보면 ‘내가 이때를 거치면서 실력이 확 성장했구나’ 싶은 결정적 시기가 있어요?
데뷔곡인 2016년 ‘일곱 번째 감각(The 7th Sense)’ 때부터 2018년 ‘보스’ 때까지가 기억이 많이 나요. 무대를하면 할수록 동작이 명확해지고, 표현이 한층 성장하는저를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무대를 하는 매 순간이 너무소중했고, 중요했고,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당시 저는 과할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그랬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고요.
우리 유튜브 콘텐츠 촬영 때는 드로잉에 대한 얘길 했죠. 그림을 그리는 것과 음악 작업을 하는 것. 그 둘은 나를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그냥 즐거운 일과 즐거우면서도 직업으로 하는 일이라는 차이가 있을까요?
저는 제가 만든 음악을 주제 삼아 그림을 그릴 때가 많아요. 그 노래를 들었을 때 떠오른 색감이나 모양, 동물로표현하는 게 재밌더라고요. 혹은 문구를 적거나 그라피티처럼 만화 캐릭터를 그리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가요. 음악을 만드는 게 좀 더 구체적으로 나를 표현하는 작업이라고 한다면, 그림 그리는 건 저에게 물고기를 키우거나 청소를 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있는 듯해요. 그리고 저에겐스케줄을 마친 후나 휴일에 연습실에서 춤을 추는 것도쉬는 행위와 같기 때문에 그게 일이라는 생각은 전혀 안 들어요. 어떻게 보면 저는 하고 싶은 일과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일치하기 때문에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매니저에게 조카 이야기를 하는 걸 우연히 살짝 들었어요. 저는 남자 조카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어려도 뭔가를 다 아는구나’ 싶어 자주 놀라는데, 태용 씨는 조카를 통해 어떤 점을 느끼나요?
가끔 집에서 쉴 때, 고민이나 잡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면 늘 신기하게도 조카가 저를 혼자 두지 않았어요. 정말 뭔가를 알고 느끼고 위로해주는 것 같아서 저도 신기해요. 조카가 올해 일곱 살인데요. 여자친구가 생겼대요… 비밀인가?(웃음) 누나가 거의 매일 조카 얘기를 해주고, 저는 매일 조카의 브이로그를 보면서 힐링하죠.
미니앨범 <NCT #127 Cherry Bomb> 수록곡인 ‘위플래시’의 가사를 쓸 때 누나를 떠올렸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인상적이었어요. 채찍질하듯 동생을 강하게 키워주신 누나!
누나는 집안에서 제게 가장 큰 자극이 되어준 사람일 거예요.
카이 씨를 인터뷰할 때도 누나와 조카 얘기를 한참 했던 기억이 나요. 태용 씨의 누나는 동생이 처음 SM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이 된다고 했을 때 어떤 반응이었어요?
그 당시엔 별말 안 했던 거로 기억해요. 서로 바빴고, 누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었을 때라서요. 뭐 누나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제가 연습생이 된 것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 대신 응원은 엄청나게 해줬죠.
지금 일곱 살인 조카가 태용 씨가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나이가 됐을 때 ‘나도 외삼촌처럼 가수 하고 싶다’ 라고 하면 뭐라고 조언해줄 거예요?
‘너는 무슨 일을 하든 잘할 거고, 나는 그걸 믿을 거야. 뭘 하든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어라.’ 이렇게 말해줄 것 같아요, 아버지가 저에게 그랬듯이.
몇 개월 전에 발표한 NCT 127의 정규 3집 <Stick-er>가 빌보드 200에서 3위에 올랐어요. NCT 127은 2018년부터 빌보드 차트에서 차곡차곡 순위를 높여왔죠. 지금보다 더 나아가서 닿고 싶은 지점이 있어요?
저는 ‘이 팀을 오랫동안 지키고 싶다’라는 생각을 늘 해요. 제가 여러모로 부족한 리더이지만, 멤버들과 함께 우리 127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보여드리고 싶고, 127이 가진 가능성으로 팬들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이미 우리는 많은 것을 이루고 멋있는 무대도 해내며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지만, 계속해서 발전하고 오래가는팀이 되고 싶어요.
촬영 중간에 저에게 그랬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그 하고 싶은 일들을 쭉 말해봐요. 그래서 결국엔 어떤 아티스트 태용이 되길 꿈꾸는지.
제가 만든 곡과 가사가 사람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어요. 연습생 시절, ‘나는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면서 나의 행복도 느끼는 사람이구나’라고 안 이후부터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로 누군가를 응원해주고 싶었어요. 저는 무대를 구성하고 만드는 일을 좋아하고, 사람들에게감동을 주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 일을 쭉 하다가 언젠가나중에는 콘서트 디렉터나 안무가가 되어 저와 비슷한생각을 갖고 일하는 아티스트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작업하면서 살고 싶어요.
2022년이 시작됐고, 아직 추울 때지만 우리는 S/S 의상을 입고 화보 촬영을 했죠. 저는 앞으로 잘 나아가려면 뒤를 돌아보고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태용 씨가 지난 2021년에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하는 크고 작은 일은 뭔가요?
인스타그램을 시작하고, 사운드 클라우드를 만든 것. 팬들과의 새로운 소통 수단을 갖게 되어서 좋았어요. 저에대해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더 생긴 기분이에요. 그 통로에서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랩도 한 느낌이니… 잘했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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