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태어나,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엔하이픈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된 일곱 명의 소년들. 지난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엔하이픈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새 시대의 아이돌과 함께 K팝의 미래가 더 흥미진진해졌다.
2020년 11월, 엔하이픈이 데뷔했다. K팝 역사상 첫 ‘글로벌 팬 메이드 그룹’이라는 수식을 달고 전 세계의 눈이 그 탄생기에 함께한 그룹. 2020년 6월부터 3개월간 방영된 글로벌 아이돌 프로젝트 <I-Land>의 최종 생존 멤버가 정해지기까지, 181개 국가와 지역의 사람들이 최후의 소년들을 가려내는 투표에 참여했다. 2021년 연말 음악 시상식에서 신인 그룹이 받을 수 있는 치열한 상은 수순처럼 하나씩 다 차지하고 있는 이들을 보면, 화려한 건축물 속에서의 생존 경쟁 스토리는 먼 이야기처럼 희미하고 엔하이픈이라는 지금의 이름만이 두드러질 뿐이다. 엔하이픈은 2020년 11월 <Border : Day One>, 2021년 4월 <Border : Carnival>, 10월 첫 정규앨범 <Dimension : Dilemma>를 내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각 앨범에 담긴 이야기는 세상과 본격적으로 마주한 소년들의 솔직한 심정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다. 꿈꾸던 삶을 시작했지만 혼란스럽기도 한 감정, 생각보다 복잡한 차원의 세계에서 딜레마에 빠졌지만 멈추지 않고 전진한다는 이야기. 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 등 7명은 모두 21세기에 태어난 아이들이다. 맏형인 희승이 2001년, 막내인 니키는 2005년생이다. 이들은 음악 방송이 ‘무관중’이라는 초유의 시스템으로 제작되는 환경에서 데뷔한 이들이기도 하다. 무대에 올라섰을 때 스펙터클하게 그들을 감싸는 불빛과 함성, K팝 아티스트라면 당연한 듯 누리는 그 경험이 부재한 소년들은 그래서 데뷔 후 단 두 번 가진 오프라인 팬미팅을 이야기할 때 눈이 유독 반짝거렸다. ‘막상 데뷔해보니 예상과 달랐던 지점’에 대해 물었을 때 멤버들이 많이 한 말은 ‘무대에 서는 것 외에도 아티스트로서 생각보다 더 많은 걸 신경 쓰고 해내야 했다’는 점이다. <더블유>와 엔하이픈이 만났을 때, 이들은 각종 시상식 무대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시기였다. 커버 화보 촬영일은 마침 성훈의 생일이었다. 프랑스 패션 하우스 AMI(아미)의 디자이너 알렉상드르 마티우시는 앰배서더인 엔하이픈의 데뷔 1주년과 성훈의 생일을 맞아 축하를 전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거대한 스튜디오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 멤버 7명이 모인 단체 커버와 멤버 개인별 커버 촬영이 이어지고, 우리는 사소하거나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SUNGHOON
<W Korea> 오늘 한 멤버가 성훈은 철저하고 완벽주의 기질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가요?
성훈 네. 아니… 모르겠어요. 저는 그냥 준비가 잘 안 된 상태에서는 불안한 마음이 커요. 뭔가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면 자신이 없고, 예상한 것에서 어긋나면 당황할 때가 많거든요.
불안해할 시간에 연습과 준비를 하는 사람이겠네요.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다면 무대 위에 올라가서도 속으로 정리하고 그래요.
선수 생활을 오래 했으니까 사전에 철저히 훈련하는 방식이 배어 있나 봐요. 아홉 살 때부터 10년 정도 피겨 스케이트를 했죠?
네. 제가 어릴 때 조용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했어요. 소심한 아이는 아니었지만요. 부모님이 사회성을 좀 길러보자고 해서 아빠와 스키도 자주 타러 다니고, 인라인도 배우고, 아이스하키도 했어요. 피겨는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를 보신 부모님이 한번 해보는 게 어떠냐고 권하셔서, 스케이트를 탈 줄 아니까 일단 해봤어요. 저랑 잘 맞고 재밌더니… 언젠가부터 제가 선수 생활을 하고 있더라고요? 하하.
사춘기는 어떻게 보냈어요?
하필 그때 또 슬럼프가 왔어요. 되던 기술도 잘 안 되고, 그러니까 짜증도 나고 반항심도 생기고. 사춘기를 좀 빨리 겪은 것 같아요. 결국엔 부모님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잘 극복했어요.
어떤 칭찬을 들으면 가장 기분이 좋나요?
가끔 팬들이 ‘미쳤다’는 식으로 반응해줄 때가 있어요. ‘와 이번 무대 좀 미쳤다’ 라거나 ‘미친 비주얼’ 같은 말을 들으면 좋더라고요.
‘잘생겼다’는 말은 꼬마 때부터 많이 들었어요?
못 듣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싫어하는 건 뭐예요?
지루한 거. 지저분한 것도 별로 안 좋아해요. 제가 숙소에서 정원이, 니키, 선우와 방을 같이 쓰는데 다행히 우리 방은 깨끗한 편이에요.
엔하이픈이 연말 시상식에서 큰 상을 받고 있는데, 상을 받으면 의미가 생기나요?
네. 팬들에게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고, ‘1년 동안 열심히 달려온 게 바로 이걸 위해서였구나’ 싶기도 했어요. 뿌듯했어요.
멤버 중 제이의 경우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많대요. 성훈은 어때요?
저는 목표가 많다기보다는 하고 싶은 게 많아요. 골프도 하고 싶고, 축구도 하고 싶고, 테니스도 하고 싶어요. 아! 수영도 하고 싶다. 영어도 배우고 싶고, 언젠가 연기도 해보면 좋겠어요. 작곡도 하고 싶고…. 일단은 지금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어느 정도 잘해놓고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하나씩 해보려고 해요.
JAY
<W Korea> 제이에 관해서 세간에 떠도는 수식 중 하나가 ‘원분수’던데. 원래부터 분위기가 수수 했어요, 정말?
제이 아, 그것은 제 흑역사입니다.
그럼 ‘야망캐’라는 별명은요? 야망 있는 캐릭터인 건 사실인가요?
방송으로 비치는 성격이나 이미지에 욕심 많고 꿈도 많고, 그런 면이 있거든요. 야망은 좀 있는 편인 것 같아요. 목표가 많고, 목표가 많고 큰 만큼 잘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할 일도 많고 그래요.
제이에겐 어떤 목표들이 있죠?
지금까지 이룬 것뿐 아니라 앞으로도 이루고 싶은 것이 다방면으로 많아요. 장기적인 목표가 있기도 하고요. 지금 하고 있는 음악은 물론이고, 예술적인 분야에는 웬만하면 다 관심 갖고 공부하는 편이에요. 패션에도 관심이 커서 나중에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고요. 언젠가 우리 콘서트의 무대 의상을 만들고 싶다는 꿈도 있어요.
스무 살에 그런 꿈과 목표를 주저 없이 떠올리고 준비한다는 점, 너무 멋지네요. 유년기 때는 어떤 아이였어요?
정상적인 아이는 아니었다고 들었습니다.
하하. 특별한 아이였다고 들려요.
어린아이가 낯가림도 없고, 부모님이 당황하실 정도로 모르는 사람에게 말도 잘 걸고, 그러다 노랫소리 들리면 춤추고. 갓난아기 때부터 저는 잘 울지도 않았대요.
원래부터 분위기가 쇼맨십 있게 타고났나 본데요?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 성격의 장단점은 뭐예요?
장점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열정도 강하고, 하나하나 제대로 하고 싶어 한다는 점요. 그렇다 보니 완성도는 높아질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단점은 납득이 안 가거나 제가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에 대해서는 그만큼 허술해진다는 거예요. ‘내가 이걸 꼭 해야 하는구나’라고 진심으로 느껴야 100퍼센트 쏟을 수 있는 성격이에요.
최근 제이의 가장 큰 화두가 있어요?
오늘의 촬영? 제가 <더블유> 커버 화보를 찍는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서, 그때부터 밥을 제대로 못 먹었습니다….
우리도 엔하이픈을 만나서 기뻐요. 제이가 생각하는 엔하이픈의 강점과 무기는 뭐예요?
저는 우리 팀 멤버들이 기본적으로 욕심 많은 친구들이라고 봐요. ‘내가 다른 멤버들에 비해 뒤처지는 것 없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거든요. 전부터 그런 면을 어필하고 싶었어요. 우리는 열심히 하는 만큼 어느 방면에서도 부족하지 않은, 튀는 점이 없다면 부족한 점도 없다는 걸요.
마법처럼 내가 원하는 한 가지 소원을 이룰 수 있다면, 어떤 소원을 빌고 싶어요?
미래를 보고 싶습니다.
미래를 알면 사는 게 좀 더 수월해질까요? 재미없으면 어떡하죠?
만족할 정도로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면 ‘지금처럼만 하면 되겠구나’ 하면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 부족하다면, 더 노력하며 살아야 나중에 후회를 덜 하지 않을까요?
JAKE
<W Korea> 위버스에서 본 제이크 인터뷰 중에 인상적인 이야기 가 있었어요. 힘들 때 앉아 있다가도 ‘10초 뒤에 일어나야겠다’ , 자신과의 이런 사소한 약속을 하나하나 지키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고 한 거요.
제이크 예전부터 습관을 들였거든요. 집에 들어가서도 소파에 앉기 전에 무조건 씻는 일부터 먼저 하고. 한번 앉으면 일어나기 귀찮을 걸 아니까 바로 씻어요.
의지의 제이크네요. 제이크가 듣기 좋은 칭찬은 뭐예요?
‘무대 잘한다’는 말요. 인간적으로는 절 아는 사람에게서 ‘착하다’, ‘잘 챙겨주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 좋아요.
어떤 사람이 착한 사람일까요?
제 생각으로는 감정을 잘 컨트롤하는 사람. 이 주제로 희승이 형과 대화하고 고민을 나눈 적도 있어요. 형은 감정을 좀 표현하고 사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해줬어요. 자기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고 생각을 말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제 기준에 착한 사람은 남을 생각하고 챙겨주는, 또 화를 안 내는 사람이에요.
두 멤버의 중요한 대화를 살짝 엿본 것 같네요. 제이크는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노력하긴 하는데, 제가 워낙 감정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에요. 아무리 가까운 우리 멤버나 가족한테라도…. 저는 제 고민이나 힘든 사정을 친한 사람에게는 특히 더 표현 못하겠어요. 가족 앞에서도 절대 울지 않아요.
그럼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어요?
스트레스가 쌓였다는 생각을 애초에 안 해요.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최대한 잊으려 하고. 그 상황에서 좋은 점을 찾아 어떻게든 기분 좋게 만드는 거죠. 쓸데없는 걱정 같은 건 한번 들기 시작하면 끝도 없거든요.
스스로를 케어할 줄 아는 사람이네요.
저는 제가 언제 가장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거기까지 가지 않으려는 면이 있어요.
많은 K팝 그룹 중에서 엔하이픈의 강점이나 무기는 뭐라고 생각해요?
무대 위에서는 다양한 콘셉트와 장르를 소화할 수 있고, 무대 아래서는 한 팀으로서 무의식 중에도 서로 의지하고 배려해요. 우리 일곱 명 모두 착한 사람들 같습니다. 서로 잘 챙겨주니까 자연스럽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인데, 그 점이 너무 좋아요.
그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주로 가장 많이 웃기는 멤버는 누군가요?
웃기는 멤버요. 음,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톱 3 안에 든다고 생각하거든요?
엔하이픈의 개그 톱 3가 누군데요?
제가 보기엔 희승이 형이 1등이고요. 사람 자체가 유쾌하고 진짜 재밌어요. 하루 스케줄을 마치고 희승이 형과 가끔 게임을 하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소소한 행복이에요. 그 다음은 제이. 그런데 제이보다 제가 더 웃기는 것 같으니까 저를 2등이라고 하겠습니다.
희승이 형 그렇게 안 봤는데, 개그 좀 되는 형이군요? 제이크가 얼마나 재밌는 사람인지도 오늘은 확인 못했어요. 그럼 아티스트 제이크의 강점은 뭐예요?
무대 위에서 춤, 노래, 표정을 다 포함해 뭔가 분위기를 잘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보는 분들이 즐겁게, 신기하게 볼 수 있도록 꾸미는 거요. 차근차근 노력해서 그걸 더 잘 해내는 게 목표예요.
NI-KI
<W Korea> 엔하이픈의 막내, 니시무라 철수님. 안녕하세요?
니키 하하하.
‘철수’. 언젠가 브이라이브 때 생긴 별명인가요? 어제 잠은 자기 침대에서 잤어요? 자꾸 다른 형들 침대로 가서 자고 그런다면서요.
아, 이젠 그 습관 고쳤어요. 어제도 제 침대에서 잘 잤어요.
지금 열일곱 살이고, 일본식으로 하면 열다섯 살이에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 아님 지금이 좋아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
오카야마현 출신이죠. 살던 곳은 어떤 동네예요?
시골에서 자랐어요. 산이 많고, 깨끗한 자연에 둘러싸여 마음이 편안해지는 환경이에요. 거기서 친구들이랑 축구하고 장수풍뎅이 잡으러 다니면서 놀았어요.
그러다 도쿄돔에 서본 적도 있잖아요.
네, 초등학교 6학년 때 샤이니 선배님들 콘서트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거든요. 다섯 멤버의 역할을 할 어린이들이 댄서로 같이 공연하는 거였어요. 저는 그때 키 선배님 역할이었어요.
‘리틀 샤이니’ 같은 거군요. 도쿄돔은 많은 뮤지션에게 꿈의 무대인데, 엔하이픈 멤버 중 유일한 경험자네요.
무대 위에 버스가 있고, 그 버스 안에 있다가 나오는 연출이었어요. 버스 안에 난 구멍으로 바깥을 보니 엄청 넓은 곳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관중이 있는 거예요. 그런 함성을 듣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보는 게 처음이어서 떨림이 있었어요. 그때 ‘나도 아티스트가 되어 여기 다시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니키는 <I-Land> 방송 때부터 워낙 춤꾼이었어요. 혹시 꿈에서도 춤을 춰요?
하하. 너무 신기한 에피소드를 부모님께 들었어요. 어릴 때 마이클 잭슨을 워낙 좋아해서 따라 추다 보니까 제가 자다가도 갑자기 노래를 부르거나 침대에서 막 몸을 움직이고 그랬대요.
춤을 춘다는 건 니키에게 자유로운 느낌을 주나요, 성취감이 들게 하나요?
춤추는 동안에는 사실 별 생각을 안 해요. 안무가 이미 몸에 붙어 있기 때문에 생각을 하면 오히려 틀릴 수도 있거든요.
듣기 좋은 칭찬은 어떤 말이에요?
저는 칭찬을 들어야 잘하는 편이에요. ‘잘하고 있다’는 말이 제일 힘나요. 그 말을 안 들으면 불안한 느낌일 때가 있어요.
니키는 무대 위에서는 그토록 카리스마 있지만, 평소 귀엽다는 이야길 자주 듣나 봐요. 본인 생각에도 귀여운 성격인가요?
무대 위와 아래에서의 느낌이 워낙 다르다고 팬들이 ‘갭 차이’라는 말을 많이 해주세요. 귀여움은 제가 형들을 잘 놀리는 모습 때문에 그러는 것 같은데…. 형들 말투를 따라 하거나 놀리면 웃기기도 하고 재밌거든요.
가장 최근엔 어떻게 놀렸죠?
제이 형이 씻고 있는데 불 끄고 도망갔어요.
SUNOO
<W Korea> 잘 웃고, 멤버 중 애교에 제 일 강하고, 또 ‘표정 부자’로 알려졌죠? 그런데 실물 느낌은 제가 알던 얼굴과 꽤 다르네요. 훨씬 샤프해요.
선우 피부가 하얗고 얼굴에 살이 있는 편이라 화면상으로는 실제보다 포동포동하게 나오는 게 처음엔 스트레스였어요. 이제는 괜찮지만요. 눈매가 좀 째져서, 제 얼굴에는 사나움도 있고 귀여움도 있어요.
얼마 전에 오프라인 팬미팅을 했잖아요. 데뷔 후 늘 무관중 상태로 무대를 치르다가 팬들 앞에 서니까 어땠어요?
그런 기분 난생처음 느껴봤어요. 학교에서 많은 아이들 앞에 서 있을 때와는 다른 차원의 느낌?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 선 경험이 처음이라 혹시 실수하면 어쩌나 걱정하고 떨었는데, 엄청 좋았어요. 말로 설명을 못하겠어요.
기분이 업되고 흥분해서 평소 안 하던 멘트를 시도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멘트도 멘트지만, 안무를 하는 도중에 그런 순간이 있었어요. 갑자기 동작을 막 세게 하고(웃음). 정말 그렇게 되더라고요.
선우 씨는 어릴 때부터 끼가 많았을 것 같아요. 누군가의 앞에서 공연했던 첫 기억이 언제인가요?
할머니나 가족들 앞에서 재롱부리는 게 일상이었어요. 그러다 중학생 땐가, 친척들과 함께 모인 곳에 노래방 기기가 있었거든요. 학교에서 ‘백도라지’라는 곡을 막 배운지라 불러봤는데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어른들이 용돈도 주시고.
어린 나이에도 ‘내가 남과 좀 다른 사람이구나’ 어렴풋이 느낀 때가 있나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다닐 즈음에는 저희 집이 이사를 자주 다니기도 했고, 조금은 내성적이었다고 기억해요. 일곱 살에 수원으로 이사하면서 동네 친구들의 영향으로 저도 밝아졌어요. 그때부터가 시작이에요. 다른 친구들은 사춘기 겪고 그럴 때도 저만 계속 밝았어요. ‘다들 나 같진 않구나’라는 생각을 살짝 했던 기억이 나요.
그럼 사춘기 증상이랄 게 없었어요?
아니요, 물론 저도 사춘기를 심하게 겪었는데 갑자기 많이 우는 식이었어요. 밥 먹다가도 뜬금없이 울고. 울다가 웃고, 또 울고. 한번 울기 시작하면 감정을 주체 못해서 울음이 잘 안 그쳤어요. 이상해서 엄마에게 이런 게 사춘기 맞냐고 여쭤봤더니 그러시더라고요. ‘응, 누가 봐도 사춘기다.’
현재 선우에게는 어떤 욕심이 있어요?
2022년이면 성인이 돼요. 지금까지 귀여운 모습을 많이 선보였기 때문에 이젠 성인답게 외적으로도 좀 성숙해지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스무 살이 됐다고 갑자기 성숙한 이미지를 보여드리는 게 과연 맞나 싶기도 해요. 스무 살은 어떻게 보면 풋풋함의 시작이기도 하잖아요. 자연스럽게 가는 걸 팬들도 좋아해주지 않을까… 요즘 그런 고민을 해요.
HEESEUNG
<W Korea> 지난 10월에 엔하이픈의 <Dimension : Dilemma> 앨범이 나왔죠. 첫 정규앨범인데, 작업하는 동안 인상적이었던 순간이 있나요?
희승 앨범을 준비할 때마다 열심히, 잘해야겠다고 마음먹는 건 같은데 전보다 발전했다고 느낀 점은 있었어요. 곡의 분위기와 흐름을 읽는 데 좀 더 집중했거든요. 프로듀서님이 ‘곡에 묻어나는 분위기를 살려 노래 부르는 법을 아는 것 같다’고 해주신 게 기억에 남아요.
아티스트로서 더 발전시키고픈 면모가 있다면 뭘까요?
아직 데뷔한 지 1년 좀 지난 정도라 경험을 더 쌓아야 하겠지만, 여러 가지 중에서도 애티튜드적인 면이 가장 발전해야 한다고 봐요. 춤과 노래처럼 본인의 역량에 해당하는 부분은 경험을 쌓고 노력하면 자연히 발전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태도나 마음가짐은 스스로 계속 잊지 않고 발전시키려고 신경 써야 하는 문제 같아요.
옛날에는 연예인이 카메라 앞에서만 좀 꾸며서 행동해도 소위 이미지 관리라는 게 되곤 했어요. 이젠 어디에나 지켜보는 눈이 있고, 그래서 자신도 알아채지 못하는 순간에 사람됨이 드러나요. 그 드러나는 하나하나에 대중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때도 있어서 안타깝기도 하고요.
아이돌이라는 직업 자체가 말씀하신 대로 많이 바뀐 듯해요. 저는 오히려 거기에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자기 성격이 자연스럽게 다 드러나버린다는 건 매력이 드러날 수도 있다는 거잖아요. 그런 다양한 모습을 통해서 팬들과 더 가까워지는 접점이 생기고, 믿음이 쌓이기도 하기 때문에 저는 좋습니다.
역량 말인데, 열심히 할수록 확실히 실력이 늘어나는 걸 느꼈나요?
그럼요. 춤과 노래는 재능 문제도 있겠지만, 저는 재능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연습하는 대로 개성이 될 수 있고,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여기는 편이에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자’, 이런 말을 많이 해요.
희승 씨가 엔하이픈의 맏형이죠. 스스로가 생각하는 본인 성격의 장단점은 뭐예요?
아껴주고 싶은 상대나 소중한 사람이다 싶으면 올인해요. 그런 건 제가 생각하기에도 좋은 면 같아요. 단점은 저에게 그 정도가 될 만한 사람의 폭이 좁다는 거(웃음).
많은 K팝 그룹 중에서 엔하이픈의 강점과 무기는 뭐라고 생각해요?
일단 저희가 다루는 내용이나 음악적인 부분에 독특한 면이 있어요. 예를 들어 지금까지 타이틀곡 제목을 보면 ‘Given-Taken’, ‘Drunk-Dazed’, ‘Tamed-Dashed’ 식으로 어떤 구조가 있고, 제목에서부터 질문을 던지죠. 같이 성찰하게 만드는 그런 형식이 저는 아주 마음에 들어요.
현재는 어떤 욕심이 있어요?
이건 장기전이니까,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하려면 가장 중요한 건 건강과 체력 같아요. 관리 잘하면서 마라톤 하듯이 가고 싶어요. 이른 나이에 벌써부터 몸에 신호가 오고 있어서….
JUNGWON
<W Korea> 이젠 사진을 찍을 때 어떤 포즈나 분위기에서 본인의 사진이 잘 나오는지 알고 있나요?
정원 저는 왼쪽 얼굴이 사진 찍기에 더 좋더라고요. 그리고 역동적인 포즈도 좋지만, 가만히 있을 때 조금 더 잘 나오는 것 같기도 해요.
11월에 KBS 아레나홀에서 두 번째 팬미팅을 했잖아요. 팬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어땠어요?
2월에 첫 팬미팅을 오프라인으로 할 때는 300명 정도만 들어오신 거로 아는데, 이번에는 1000명 정도 들어온 듯해요. 공연을 해도 무관중으로만 하다가 팬들을 눈앞에서 직접 보니까, 와….
확실히 다른 걸 느꼈어요?
아드레날린이 막 생기는지, 무대를 할 때 힘들지가 않았어요. 다 끝나고 나서야 좀 힘든 걸 알아챘지만 무대 위에서는 계속 텐션이 있었어요. 얼마 전 멜론 뮤직어워드에서도 공연은 무관중으로 했지만 ‘글로벌 라이징 아티스트’ 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말할 때는 관중이 계셨거든요. 그 느낌이 아주 색달랐어요.
가수는 관중 앞에서 공연할 때 살아 있는 기분을 더욱 느낄 텐데 말이에요. 나중에 공연을 통해 꼭 해보고 싶은 경험은 뭐예요?
제가 여러 선배님들의 콘서트 영상을 정말 많이 찾아보거든요.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어요, 왜 중앙 무대에서 관중석 쪽으로 향하는 길이 나 있을 때 그 길을 따라 팬들에게 더 가까이 걸어가면서 소통하는 거요.
정원 씨가 리더잖아요. 엔하이픈의 강점이나 무기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음, 멤버들 모두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요. 무대나 화보 촬영 같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를 잘 파악하고 있고. 또 제 입으로 말하기 창피하지만, 우리 멤버들 모두 비주얼적으로도….(웃음)
훌륭하다고요?(웃음) 동생 라인에 속하지만 그룹의 리더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은데, 본인 성격의 장단점은 뭐인 것 같아요?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사람에게 다가갈 때 아주 조심스러워요.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태권도를 시작한 것도 어릴 때 너무 숫기가 없어서였거든요. 처음엔 너무 하기가 싫었는데, 열 살 때 대회에 나갔다가 너무 재밌어서 그때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요.
초등학생 때는 태권도에서 승급 한번 할 때마다 엄청 자부심 생기지 않나요? 그때의 기쁨을 연습생이나 가수 생활과 비교하면 어떤 것 같아요?
태권도를 할 때는 이겼을 때의 쾌감이 있었다면, 연습생 생활을 할 때는 내가 투자할수록 결과치가 다르다는 점이 재밌었어요. 뭔가를 할수록 제가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그게 이 직업의 매력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 패션 에디터
- 박연경
- 피처 에디터
- 권은경
- 포토그래퍼
- 장덕화
- 스타일리스트
-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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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희(Woosun)
- 메이크업
- 권소정
-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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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시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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