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특별 활동, CA(Club Activity). 더블유 패션 에디터로 활약했던 정환욱이 론칭한 신생 브랜드의 이름이다. 공통된 취미와 관심 아래 채집한 다양한 이슈를 선보일 프로젝트가 모두에게 기다려지는 소식이 되기를 바라며. CA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름에 대해 설명해달라. 학창 시절 시간표에 있던 과목 중 하나인 그 CA가 맞다. 보통 토요일에 배정된 특별 활동이 내게는 한 달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었다. 어른이 되어 만난 2020년의 CA 활동 역시 모두에게 기다려지는 순간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이름 지었다.
어떤 성격의 브랜드인가? 분명하게 패션 브랜드는 아니다. 동시대 이슈와 그때의 관심사를 다 함께 공유하자는 생각으로 프로젝트성 활동을 펼치는 브랜드다.
주기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3개월에 한 번씩 콘셉트를 잡아 부서를 정하고 그에 걸맞은 그래픽 작업을 전개한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그렇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하이킹’. 등산부 정도 되겠다.
왜 하이킹인가? 야외 활동에 제약이 많은 시기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사람들이 산으로 자연으로 자유롭게 놀러 나갈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했다.
하이킹 테마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는지 알려달라. 등산부라고 해서 산에 갈 때 입는 아웃도어나 기능성 제품이 나오는 건 아니다. 그저 콘셉트를 그래픽이나 메시지 등으로 해석한다. 이를테면 우리만의 재미를 더하는 방식으로 ‘San Numer San(산 넘어 산)’, ‘Sanuro Gane(산으로 가네)’ 라는 문구를 넣었다.
제품군은 어떻게 구성되나? 가볍게 착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반소매 티셔츠, 스웨트셔츠, 후디, 모자, 가방 박스테이프와 같은. 너무 무겁지 않게 시작하고 싶었고, 처음은 테스트 시즌으로 봐주면 좋겠다.
첫 시즌에서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나? 1차적으로 기본적인 아이템을 먼저 선보이고, 2차 발매 시기에는 스트리트 브랜드 LMC와의 컬래버레이션 에디션이 나온다. 수익금의 일부를 환경 단체에 기부하려는 착하고 멋진 아이템(웃음).
브랜드의 시그너처라고 생각하는 게 있나? 그래픽. 사회적 이슈와 시대 흐름, 개인적 관심사 등을 그래픽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풀려고 한다. 무엇보다 ‘재미’라는 코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패션 브랜드가 아니다 보니 매번 콘셉트와 아이템이 달라질 텐데. 일관적으로 가져가고 싶은 게 있나? 사회와의 유기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하면 거창할까. 나의 특별 활동은 지구, 환경, 사람, 동물 등 우리의 삶과 밀접한 사회적 이슈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하는 의미가 크다.
룩북 콘셉트를 알려달라. 어떤 이미지를 담고 싶었나? 첫 시즌은 엄밀히 말하면 룩북은 아니고 간단한 이미지 작업을 했다. CA 클럽에 속한 멤버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고, 실제로 스타일이 멋진 친구들을 섭외했다. 흔쾌히 나서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패션 에디터의 경험은 브랜드 론칭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었나? CA의 탄생 자체가 패션 에디터로서의 경험 때문이다. 잡지를 만들던 기획에 콘셉추얼한 방식을 녹여 브랜드를 만들었다.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꽤 오래 패션업계에서 일했지만 옷을 만든 건 처음이다. 좋은 물건을 많이 봐서 어찌나 눈이 높은지 쉽게 성에 차지 않았다(웃음).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부자재를 찾는 것도 그렇고, 1부터 100까지 관여하지 않은 게 없어서 괴롭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뿌듯하다.
유통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일단 무신사와 오프라인 편집숍 나이스 웨더, 하이츠스토어에서 판매된다.
앞으로 어떤 브랜드로 자리 잡기 원하는가? 재미있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싶다. 예쁜 옷을 만드는 브랜드는 너무 많으니까.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를 좋아하고, 작은 움직임으로 세상에 도움이 된다면 행복할 것 같다.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그래서 하는 일이 뭐야?” 스타일리스트, 비주얼 디렉팅, 컨설팅, 브랜딩, 그리고 CA까지. 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보니. 멀티에 취약한 성격이라 과부하가 걸리지 않게 중심을 잘 잡으려고 노력한다.
- 패션 에디터
- 이예진
- 포토그래퍼
- 박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