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스무 살, 찬희
무대에만 서면 돌변하는 아이돌이자 열 살 무렵부터 배우 활동 중인 찬희는 한동안 공부 잘하고, 다정다감한 <[tagSearch cont=’SKY캐슬’]>의 황우주로 살았다.이제 찬희가 어디까지 팽창할지 알 수 없다. 작품이 성공했고, 무대가 기다리고 있는데다 막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스무 살 청춘이니까.
현재 시각 오전 10시인데, 어제는 몇 시쯤 누워서 몇 시쯤 일어났나? 아침 7시 반 다 돼서야 자리에 누운 것 같다. 스케줄을 마치고 오전 1시경부터 춤 연습을 했는데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곧 SF9앨범이 나온다. 시간이 얼마 없으니, 오늘 이 순간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요즘 기분이 어떤가? 행복하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면 내 속에 있는 이야기도 끄집어낼 수 있고, 전과 달리 많은 일을 하면서 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재밌게 지낸다.
외모 느낌이 성숙하다. 풍기는 분위기에 지긋한 데가 있다. 그런가? 나는 내가 딱 스무 살 같은데.
<SKY캐슬>에 집중하기 위해서 대학 입시도 포기했다는 기사가 있던데, 사실인가? 드라마 들어갈 즈음이 9월, 10월경이었다. 그때가 딱 입시철이어서 고민을 좀 했다. 사실 고민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았다. 나에겐 작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연극영화과를 가려면 제대로 할 수 있는 연기도 몇 가지 준비해야 하고, 그 시험이 엄청 어렵다고 들었다. 어설프게 준비했다가는 안 하느니만 못할 것 같다는 말도 들었고. <SKY캐슬> 대본과 대입 준비용 대본을 양손에 딱 들고 보면서 ‘그래 작품이 더 중요하지’, 싶어 한 손에 있는 대본을 내려놨다.
나름 수를 놓은 건데 그 선택의 결과가 아주 좋아서 다행이다. 그런데 원래 말투가 이리 느릿느릿하고 차분한가? 말뿐만이 아니라 걸음걸이도 느리다. 다 같이 가다 보면 나는 어느새 맨 뒤에서 걷고 있다. 말과 행동이 다 느리다. 숙소 생활을 하면서 내가 샤워를 오래해 형들이 기다리는 일이 많아서, 내가 마지막으로 샤워한다. 한 번 샤워하는 데 40분 정도 걸린다.
내가 샤워 천천히 하기로 유명한 사람인데 남자가 샤워할 때 평균 40분 걸린다는 이야기는 또 새롭다. 혹시 여느 여자들처럼 스크럽제도 쓰고, 오일도 바르고, 이것저것 해서 시간이 좀 걸리나? 아니면 따듯한 물에 몸 적시는 자체를 즐기는 걸까? ‘으어~’ 소리 내면서. 음, 내가 왜 그렇게 샤워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생각해보면… 물로 많이 헹구는 것 같다. 안 찝찝하게 헹궈내는 시간이 좀 걸리나 보다.
그럼 찬희의 옆에 가까이 있을 만한 사람으로는 템포가 비슷한 스타일이 좋겠네? 아니다. 살면서 나랑 비슷한 템포를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다(웃음). 내가 남들에게 맞추고 사는 일에 적응됐다.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형용사를 몇 가지 알려주겠나? 조용하다, 진지하다, 느리다….
듣고 보니 <SKY캐슬>의 모범생 우주도 눈치가 빨라서 그렇지 행동이 재빠를 것 같지는 않았다. 드라마를 찍는 동안 고민되는 부분은 없었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 대사의 의미가 뭔지 모르겠는 부분이 있었다. 혜나가 캐슬에서 떨어져 사망하기 전, 베란다에서 혜나에게 “너 내 맘 진짜 몰라?” 할 때 말이다. 의미를 몰랐다는 건 공감을 하지 못한 탓이 가장 큰데, 내가 사랑을 안 해봐서 그런 것 같다. 누구를 그렇게 좋아해본 적이 없으니 우주는 무슨 심정으로 이 말을 했을까, 왜 이런 말을 할까 싶었다.
다소 납득이 안 가서 그런 거 아닐까? 시청자로서 개인적 소감을 말하자면, 속 깊고 다정다감해서 말보다 행동으로 잘해주던 우주의 캐릭터치고는 좀 갑작스러운 멘트라고 생각하긴 했다. 어려웠지만, 연기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캐릭터, 무슨 대사를 하든 정해진 답이 없다고, 그래서 연기엔 끝이 없다고.
만약 찬희에게 김주영 선생님 같은 코디네이터가 붙어준다면, 선생님에게 뭘 바라겠나? ‘연기와 춤과 노래를 잘할 수 있게 한 수 가르쳐주세요.’
찬희가 아이돌 그룹 멤버라고 하면 까무러치게 놀라는 사람을 자주 봤다. 그냥 아이돌도 아니고 메인 댄서다, 랩 포지션을 맡고 있고. 팬들 사이에서는 태민의 ‘성덕(성공한 덕후)’으로 유명하다던데? 초등학교 4학년쯤, 샤이니의 ‘링딩동’ 무대를 보고 태민 선배님에게 반했다. 그 때문에 춤을 시작하게 됐다. 데뷔 후 선배님을 처음 만났을 때 인사하고 같이 사진도 찍어달라고 했다.
9년 전에 ‘태민 닮은꼴 어린이’로 강호동이 진행하는 <스타킹>에 출연했다. 그 프로, 전국에서 별별 끼를 가진 사람이 다 출연하는 거였잖나. 지금은 얼굴선이 굵은데 어릴 때 얼굴 보면 얼굴이 뽀얗고 느낌이 또 다르다. 그때 내 얼굴 보면 착하고 귀여워 보인다(웃음).
곧 SF9 새 앨범이 나오면 가수 찬희의 파워풀한 모습을 보고 놀라는 사람이 더욱 많아질 것 같다. 어떤 곡으로 활동할 예정인가? 타이틀곡 제목이 ‘예뻐지지 마’ 다.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에서 따온 이야기인데, 자신이 너무 아름다우니 이제 여기서 더 이상 예뻐지지 말라는 뜻의 노래다. 내가 자기애가 없는 편이다. ‘예뻐지지 마’를 열심히 부르면서 나도 자기애를 좀 길러볼 생각이다.
왜 자기애가 없다고 판단하나? 항상 내가 부족하고, 못 한다고 느낀다. 어제 밤새 연습한 이유도 안무를 혼자 계속 수정하는데 수정을 해도 뭔가 좀 부족하거나 이상하다고 느껴서 수정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SF9 멤버 수가 총 아홉 명이다. 멤버들을 짧게 특징만 소개한다면? 리더인 영빈이 형은 골고루 다 잘하는 사람이고, 메인 보컬인 인성이 형은 스마트한 브레인의 소유자다. 재윤이 형은 요즘 운동을 해서 몸이 부쩍 좋아졌고, 감성 발라드를 잘 소화한다. 다원이 형은 밝고 말수가 많다. 배우 활동도 하는 로운이 형은 키 크고 잘생겼다. 메인 래퍼인 주호 형은 카리스마 남으로 보이지만 살짝 귀여운 매력이 있고, 태양이 형은 춤을 굉장히 잘 추는데 노래도 잘해서 예전에 내가 아주 부러워했다.
아홉 명 소개 다 끝났나? 아직 더 남았다. 휘영이는 나와 같이 성장해가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로, 잘생기고 랩을 정말 잘한다. 나, 찬희는 메인 댄서로 열심히 하고 있고, 키가 계속 자라는 중이다.
찬희의 랩 스타일은 어떻지? 요즘 한창 스웨그에 빠졌다. 그래서 발음을 또박또박 하지 않고, 물 흘려보내듯이 한다. 그럼 랩에 스웨그가 좀 생기는 거 같다.
SF9 데뷔 전 아역 배우로도 활동했다. <선덕여왕>으로 시작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송중기의 아역, <여왕의 교실>, <화정>, <시그널> 등에 출연했다. 영화는 <굿바이 싱글>과 <임금님의 사건 수첩>도 경험했고. 어릴 때의 현장 경험이 기억나나? <선덕 여왕>으로 처음 연기한 게 열 살 무렵인데 그 당시는 기억이 안 나고, 이후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김재원 선배님의 아역으로 나왔을 때부터는 기억난다.
청소년이 되기 전, 어린 찬희는 자기가 하는 일이 뭔지 알고 했을까? 잘 몰랐지. 내가 하고 있는 게 연기나 촬영이라는 건 알았겠지만, 고민하거나 그러진 않았을 거다. 내가 진지하게 연기라는 것에 대해서 느끼고 생각한 건 중학교 1학년, 2학년 무렵부터다.
어릴 때부터 연예계 일을 시작하면 이유나 의미도 모른 채 관성대로 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좀 더 시간이 지나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라고 자문했을 때 어떤 답을 얻고 싶나? 부모님 호강시켜드리고 싶어서. 우리 가족은 다 같이 해외여행 한 번 가본 적이 없다. 경제적 문제도 그렇고, 어떤 여유가 없었던 듯하다. 돈 많이 벌면 부모님 여행도 보내드리고, 집도 선물해드리고 싶다.
6살 차이 나는 남동생이 하나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형이 유명해지면 동생도 학교에서 덩달아 유명해질 수 있겠다. 동생이 나로 인한 영향을 최대한 받지 않고 학교 생활을 하길 바란다. 나는 학교 다니면서 내 친구들이 나를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친구로 여기는 그 느낌이 아주 좋았다. 내 동생도 친구들에게 ‘니네 형 요즘 뭐해?’ ‘누구누구 만나봤대?’ 같은 말을 듣기보다, 동생 그 자체로 관심 받는 학창 시절을 보냈으면 좋겠다.
찬희를 설명할 수 있는 형용사에 ‘성숙하다’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꿈이 뭔가? 예전에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었다. 무작정 다 잘하고 싶었다. 이제는 거기서 조금 더 구체화됐는데, 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인정받고 싶다. 무대 위에 있을 때나, 연기할 때나.
초등학생 때부터 방송에 나가 춤 자랑을 할 정도면 끼가 있는 인물일 텐데, 이렇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 화려한 공연이나 연예인 생활을 하는 게 그다지 어울리진 않아 보인다. 나도 스스로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한 적 이 있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무섭기도 하고, 내가 정말 연예인을 할 수 있나 같은 생각 말이다. 포기할 수도 있었다. 근데 어린 마음에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도전해 서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에게도 내가 뭔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이렇게 기특한 스무 살인지도 모르고, 이따 촬영할 화보 콘셉트를 자유롭게 방황하는 청춘으로 잡았다. 드라마에서 워낙 자신을 억누르며 조숙해진 모범생이었으니 사진에서는 착한 느낌을 좀 덜어내고, 마음껏 방황하게 해주고 싶어서. 아하!
한 달간의 휴가가 주어진다면 뭘 할 텐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중에 제일 자신 있는 게 ‘잠자기’다. 한 달 쉴 수 있다면 일단 첫 일주일은 잠만 잘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 주부터는 그동안 밀린 일을 해야겠다. 여행도 하고, 등록해놓고 계속 못 가고 있는 자동차 운전 면허 학원도 다녀야지.
▼SF9 찬희의 B컷 화보 추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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