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야말로 하자!’ 마음먹었다가도 막상 예약하기 직전에 뒷걸음치게 되는, 그러나 한 번 해본 사람들은 그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태닝과 타투, 비키니 왁싱의 세계.
은밀한 유혹
‘너무 아프진 않을까’, ‘시술할 때 민망할 것 같은데 어쩌지’, ‘당분간 대중목욕탕에서 때를 미는 쾌감은 접어둬야겠구나’. 비키니 왁싱을 앞둔 여자의 속마음이다. 그냥 포기해 버리자니 왁싱 후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는 주변 친구들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수많은 번민을 거쳐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프라이빗한 공간이 있는 왁싱 숍을 찾는 게 급선무다. 조명이 너무 밝지는 않은지, 시술을 받기 전후에 씻는공간이 룸 내부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다음은 왁스다. 피부에 직접 닿는 만큼 꼼꼼하게 신경 써야 한다. “천연 성분의 함량이 높은 제품이 자극도 덜하지요. 브랜드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미국과 호주산 왁스가 가장 고급에 속하고, 그다음 프랑스와 이태리 순이에요.” 하우스왁싱 권신영 원장의 설명이다.
마음에 드는 숍과 왁스를 선택했다면, 디자인을 고를 차례다. 흔히 비키니 왁싱과 브라질리언 왁싱을 혼동하는데, 비키니 왁싱은 말 그대로 비키니 라인을 따라 털을 정리하는 것으로 회음부와 항문 털은 그대로 남는다. 브라질리언 왁싱은 회음부와 항문 부위까지 모든 음모를 제거하는 것으로, 앞부분의 디자인을 어떻게 남기느냐에 따라 삼각과 일자, 프렌치, 올 누드 등으로 나뉜다. 왁싱을 처음 한다면 올 누드 왁싱을 추천한다. 모질 개선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자인하면 살이 찔리는 고통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꾸준히 받는 주변 지인에게 시술 시 얼마나 아픈지 묻자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라느니 ‘그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라는 무서운답변을받았지만, 시술 후 3~4주 주기로 꾸준히 관리하면 모가 자라나기 전이라 아픔이 훨씬 덜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이 고통을 잊게 할 만큼 장점이 너무 크다며 입을 모았다. 화장실을 이용할 때 무척 깔끔하고, 생리 기간에 특유의 불쾌함과 나쁜 냄새가 50% 이하로 줄어든다고. 종종 털이 피부 표면을 뚫지 못하고 피부 안쪽에 깊숙이 파고들어 감염을 일으키는 인그로운 헤어(Ingrown Hair)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홈케어나 간단한 시술만으로 해결 가능하다. 얕게 박혀 있다면 인그로운 헤어 스프레이만으로 집에서 케어할 수 있고, 더 깊숙이 박혀 있다면 숍에서 족집게로 제거하는 게 가장 확실하다. 애초에 인그로운 헤어나 뾰루지와 같은 불상사를 예방하려면 왁싱 직후 애프터 케어에 공을 들여야 한다. 왁싱을 하면 3일간 모공이 열려 있는데, 이때 스크럽과 진정 케어를 겸해야 한다. 1일 차엔 최대한 손을 대지 않고 샤워도 피한다. 3일 차까지 사우나나 수영장은 가지 말고, 보습과 재생이 뛰어난 칼렌듈라 오일을 회음부 및 항문골까지 충분히 바르고 흡수시킬 것. 민감한 부위기 때문에 화학 성분이 배제된 비정제 칼렌듈라 오일을 사용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스크럽을 병행해야 하는데, 미네랄 오일이나 실리콘 오일이 들어간 제품은 인그로운 헤어를 유발할 수 있으니 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고 사용하길 권한다.
웰컴 투 태닝 월드
무조건 뽀얗고 하얀 피부가 미의 기준이 되던 시대는 지났다. 여름일수록 적당히 그을린 피부야말로 건강하게 느껴진다. 태닝을 생각하면 제시나 문가비처럼 새까만 피부가 되어버릴까겁부터먹는데, 두려워할필요없다. 태닝 로션과 태닝 기계의 출력을 조절해 원하는 피부색과 딱 맞는 컬러로 만들 수 있기 때문.
기계 태닝의 원리는 이렇다. 자외선이 피부 속 멜라닌 색소를 활성화하는 멜라노사이트를 자극하고, 이로 인해 피부 표면으로 이동한 멜라닌이 산화돼 어두운 컬러로 변하는 것이다. 어느 해에는 휴양지 선베드에서 오일을 듬뿍 발라 태닝한 듯한 초콜릿 광이 유행이었고, 또 다른 시즌에는 태양이 슬쩍 스치고 지난 듯한 그을음이 대세였다. 올해는 어떤 태닝 컬러가 트렌드일까? “이번 시즌엔 극과 극이에요. 완전히 어두운 컬러를 원하거나, 아주 살짝 그을린 듯 자연스러운 색, 둘 중 하나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아이러브탠 대표 신선의 설명이다.
성공적인 기계 태닝을 위해선 몇 가지 선행 과정이 필요하다. 고르게 태우기 위해 각질을 미리 정돈하고, 팔꿈치나 복사뼈처럼 너무 까맣게 그을리고 싶지 않은 부위에 바를 자외선 차단제와 절대 타면 안 되는 니플을 가리기 위한 패치를 준비한다. 몸만 태우고 싶다면 얼굴에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데, 이 과정이 번거롭다면 수건을 올려도 무방하다. 자외선을 쐬면 피부는 물론 모발까지 건조해지기 때문에 헤어 팩을 바른 뒤 캡을 쓰고 들어간다. 기계 안에 들어가서도 가만히 누워 있는 것보다 부위별로 고르게 탈 수 있도록 이리저리 움직여야 한다. 특히 옆구리와 엉덩이 밑살, 다리와 팔 안쪽을 태워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 경우가 많은데, 의식적으로 양팔을 위로 번쩍 올리고 엉덩이를 뒤로 쭉 내미는 오리궁둥이 자세를 취하길 권한다. 기계 태닝은 올 누드로 기계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영복 라인 없이 몸 전체를 예쁘게 태울 수 있고, 15분 정도면 끝나 점심 시간이나 퇴근길에 간단히 하기 좋다. 유지시간이 짧은 게 단점인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태닝을 즐기는 여자들은 기계 태닝과 야외 태닝을 번갈아 한다. 마치 초벌하듯 기계 태닝으로 온몸을 고르게 태운 뒤, 야외 태닝을 한 번 더 하고, 그다음부턴 일주일에서 열흘에 한 번씩 태닝 숍에 들러 컬러를 유지하는 것이다.
야외 태닝 시 가장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조금만 더 하자는 생각으로 뙤약볕에서 뜨거움을 참았다가는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거나 피부 껍질이 벗겨진다. 날씨에 따라 시간을 정해놓고 몸이 살짝 뜨거워진다 싶으면 바로 물에 들어가 식힐 것. 귀만 ‘시커먼스’가 되고 싶지 않다면, 엎드려서 태닝할 때 자외선 차단제를 귀까지 꼼꼼하게 바르는 것도 팁이다. 태닝을 하면 피부가 상상 이상으로 건조해진다. 시술 직후엔 알로에처럼 피부 진정 성분이 들어간 미스트나 젤 크림을 넉넉하게 바르고, 피부에 열이 가신 뒤에는 보디 로션을 아침저녁으로 꼼꼼하게 도포하길. 보디 워시도 설페이트계 계면활성제가 함유돼 뽀드득한 마무리감을 주는 제품보다는 세라마이드나 오일을 함유한 촉촉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무서운 사람 아니야
원상 복귀가 가능한 비키니 왁싱이나 태닝과 달리, 타투는 평생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고심 끝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면 레터링과 그림 중 어떤 형태로 할지, 색은 넣을 건지 뺄 건지, 크기는 어떻게 해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당장 시안을 찾는 단계에서부터 막막하다면 많은 이들이 보는 계정에서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 타투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1~2cm 남짓의 미니 타투가 적합한데, 약 76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_tat2)와 25만 명이 열렬한 애정을 보내는 위티버튼(@wittybutton_tattoo) 계정을 눈 여겨보길. 타투 숍에 가지고 오는 미니 타투 시안 중 이 두 계정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타투 시술 직후엔 시술 부위와옷이닿아상처가생기지않도록래핑을해준다. 도대체 언제 떼야 하나 고민하지 말고, 집에 가면 바로 뜯어낸 뒤 물티슈로 타투 부위를 부드럽게 닦고 바셀린이나 상처 치유에 효과적인 비판텐 연고를 얇게 바를 것. 바셀린은 두껍게 바르면 유성 성분이 타투의 잉크를 흡수해 색을 옅게 만들 수 있으니 얇게 여러 번 덧바른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시술 부위가 건조해지고 심하면 딱지가 생겨 색이 금세 빠지기 때문에, 귀찮더라도 6시간에 한 번씩은 덧발라야 한다. 타투를 하고 난 당일엔 샤워나 격한 운동은 금지다. 특히 외국에서 타투 시술을 받은 뒤 바닷가에서 놀았다가 균이 들어가 사망한 사례가 있으니, 수영장이나 바닷가에서의 물놀이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단순히 몸에 그려진 그림을 넘어 취향의 산물이자 하나의 작품으로 여겨지는 타투! 그 어떤 화려한 장식의 옷이나 보석도 대신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새기고 싶다면, 올여름 자신만의 타투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 뷰티 에디터
- 김선영
- 포토그래퍼
- 장덕화
- 모델
- 김이현
- 헤어
- 안미연
- 메이크업
- 류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