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속과 겉이 찢어질 듯 건조한 것은 물론 피부 장벽이 무너져 홍조와 각질 등 문제성 피부로 돌변하기 직전인 겨울 탈수 피부를 위한 수분 처방전.
며칠 전만 해도 가벼운 트렌치코트를 입었는데 어느새 두터운 겨울 코트를 입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추운 날씨가 찾아왔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겨울 칼바람과 답답하게 느껴질 만큼 하루 종일 돌아가는 실내 난방기, 그로 인해 피부가 찢어질 듯 건조한 사무실 공기는 피부에게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존재다.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겨울 탈수 피부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탈수 피부로 가기까지 주름이나 여드름처럼 가시적인 트러블이 나타나지 않고, 그저 ‘요즘 너무 건조하네’ 정도의 느낌이어서 안일하게 대처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여성들이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겨울철 각질이나 여드름, 주름은 피부 속 수분 부족이 누적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건강한 피부는 각질층 내의 수분이 항상 30% 내외로 유지되는데, 겨울철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서 피지선과 땀샘의 기능이 저하되고 피부 장벽이 손상돼 수분 보유량이 10% 이하로 낮아지기 때문. 이는 각질층 내부에서 일정한 기능을 유지하려는 항상성 반응 때문인데 표피가 증식되고 각질층이 증가돼 피붓결이 거칠어지고 피부를 칙칙해 보이게 만들며 피부의 탄성을 좌우하는 엘라스틴의 작용을 방해해 피부 탄력까지 떨어지게 만든다. 거기에 극심한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해 피부 속 모세혈관이 체내의 열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과도하게 수축과 확장을 반복해 ‘미쓰 홍당무’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 피부가 건조하니 무턱대고 농밀한 질감의 오일이나 크림을 덧바르면, 오히려 뾰루지의 역습을 받기 십상이다. 그럼 도대체 어떤 질감의 제품을 어떻게 발라야 건강한 피부 겨울나기가 가능하단 말인가! 겨울철 수분 케어의 핵심은 피부 속 수분을 지키는 습윤제와 그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밀폐제가 적절하게 배합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단, 자신의 피부 상태에 맞는 질감을 구별할 줄 아는 현명함을 잊지 말 것.
겨울 수분 보존 1단계 클렌징
하루 종일 수분 부족에 시달리는 겨울철이라면, 스킨케어에 앞서 클렌징 제품부터 하나 더할 필요가 있다. 피부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창궐하는 피지에 맞서 싸울 용도로 간간이 사용하던 알칼리성 클렌저를 계속 사용했다가는 피부 속 천연 보습 인자와 피부상재균, 세포간지질까지 없앨 수 있기 때문. 이는 가뜩이나 귀한 피부 속 수분을 클렌징 단계에서 다 날려버리는 격이다. 클렌저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나오는 얘기가 계면활성제다. 기름과 물처럼 성격이 다른 물질을 잘 섞이게 만드는 물질로 노폐물을 흡착하는 역할을 한다. 클렌징 본연의 역할을 하게 만드는 주요 성분으로 결코 피할 수 없는 녀석이라는 의미다. 가뜩이나 귀한 피부 속 수분을 클렌징 단계에서 잃기 싫다면, 적어도 소듐라우릴설페이트,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암모늄라우릴설페이트로 대표되는 합성 계면활성제는 피하자. 이 물질은 합성 계면활성제 중에서도 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C12-18 지방산이나 올레인산, 이소스테아린산 등의 순한 계면활성제를 주성분으로 하면서 에몰리언트제와 보습제를 배합해 만든 약산성 세안제를 사용하길 권한다. 클렌저의 질감이나 단계는 자신의 메이크업 스타일에 알맞게 선택하면 되는데, 공통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은 클렌징 시간이다. 클렌징 크림이나 밤을 마치 마사지하듯 5분 이상 문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이미 닦아낸 노폐물로 얼굴을 다시 문지르는 행위나 다름없다. 1차 클렌징은 1~2분 내외로 마치되 메이크업 상태에 따라 이중, 삼중 세안을 통해 여러 번 헹궈낸다.
1 Aesop 패뷸러스 페이스 클렌저
올리브와 녹차 추출물, 글리세린 등 각종 보습 성분이 클렌징과 더불어 피부 자체를 촉촉하게 가꿔준다. 100ml, 3만6천원.
2 Fresh 씨베리 스킨 뉴트리션 클렌징 오일
오메가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된 씨베리 오일과 폴리페놀이 들어 있는 오르페우스꽃 추출물, 블랙커민씨 오일 등이 들어 있어 클렌징 후에도 피부가 땅기지 않는다. 150ml, 6만3천원대.
3 Esthederm 오스모클린 오스모퓨어 클렌징 워터
볼도잎과 프락토올리고당 성분이 클렌징과 동시에 유수분 밸런스를 조절한다. 200ml, 4만4천원.
4 Dior 하이드라라이프 오일 투 밀크 메이크업 리무빙 클렌저
입술에 착색된 틴트 자국을 말끔하게 지워낼 정도로 세정력이 우수하다. 200ml, 5만6천원대.
5 Rmk 클렌징 밀크
마사지하고 솜이나 부드러운 티슈로 노폐물을 한 번 걷어낸 뒤 물로 세안하면 더 개운하다. 175ml, 3만7천원.
6 Sisley 휘또-블랑 라이트닝 클렌징 밀크
식물성 글리세린과 D-판테놀 등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보습 성분을 가득 함유해 세안 후에도 오랜 시간 건조하지 않다. 200ml, 15만5천원.
7 Lush 엔젤스 온 베어 스킨
스위트아몬드씨 가루와 라벤더 오일, 다마스크 장미꽃 오일 등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에센셜 오일로 만들어 클렌징으로 인한 수분 손실을 최소화한다. 250g, 4만5천원.
8 Yves Saint Laurent 탑 시크릿 밤 인 오일
시어버터와 올리브 오일을 함유한 밤 타입 클렌저. 손으로 떠내면 손의 온도로 인해 주변까지 녹아서, 스패튤러를 사용하길 권한다. 125ml, 6만3천원대.
습윤제와 밀폐제의 은밀한 궁합
겨울 수분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자신의 피부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법부터 이야기해야 할 듯싶다. 내 피부가 탈수 증상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자가 진단법은 없을까? 와인피부과 김홍석 원장은 화장품을 바른 후에도 피부가 땅기거나, 눈가, 입가에 뾰루지가 올라오고, 얼굴 전체에 좁쌀 여드름이 피어나며, 웃을 때 유독 주름이 깊어 보이면 피부 탈수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좀 더 구체적인 피부 컨디션을 알고 싶다면, 최근에 생긴 ‘SKIN10’이라는 앱을 다운받아 볼 것. 국내 최초로 AR기술을 접목한 앱으로 핸드폰 카메라로 피부 촬영과 간단한 문진을 거치면 피부 타입은 물론 전반적인 피부 상태와 모공, 색소 침착에 이르기까지 세밀한 측정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피부 상태를 정확히 파악했다면, 겨울용 수분 제품을 준비할 차례다. 앞서 이야기했듯, 겨울에는 수분을 적극적으로 끌어당겨 각질층의 수분 함유량을 증가시키는 글리세린과 우레아, 프로필렌 글리콜과 같은 습윤제와 피부 표면에 밀폐막을 형성해 수분이 체외로 증발되는 것을 방지하는 라놀린과 같은 밀폐제가 적절히 배합된 보습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미 피부 장벽이 손상돼 홍조나 각질과 같은 문제성 증상이 생겨났다면 생리적 지질 성분으로 알려진 세라마이드와 콜레스테롤, 지방산이 3:1:1 비율로 포함된 보습제를 사용하길. 각질 세포 간 지질과 유사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장벽 기능이 손상된 피부에 근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겨울이면 으레 꾸덕한 질감의 연고 크림이나 농밀한 영양 크림에 손이 가는데, YK박윤기피부과 강민지 원장에 따르면 화장품의 질감은 계절에 따라 달리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질감은 자신의 피부 타입에 따라 선택하면 되며, 농밀한 질감이라고 해서 반드시 영양감이 풍부하고 피부 건조를 해결해주는 제품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같은 질감의 수분 제품이더라도 바르는 방법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는 있다. 혈액이나 림프의 흐름이 막히고 정체돼 있다면 제아무리 뛰어난 화장품이라도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을 입꼬리에서 귀밑 방향으로 지그시 누르며 움직인 뒤 중지와 약지를 사용해 콧방울에서 관자놀이쪽으로 피부를 끌어 올릴 것. 다시 네 손가락으로 이마 아래에서 위쪽으로 마사지하고, 마지막으로 턱에서 관자놀이까지 쓸어 올리며 마무리하면 스킨케어의 유효 성분을 더욱 효과적으로 채워 넣을 수 있다.
1 Koy 이너튠 노카 크림
페이셜 오일과 수분 크림, 앰풀을 하나로 합친 것처럼 촉촉함이 오랜 시간 지속된다. 50ml, 6만5천원.
2 The Ordinary 100% 플랜트- 디라이브드 스쿠알렌
에코서트와 USDA에서 인증받은 100% 식물성 스쿠알렌을 함유한 세럼. 30ml, 7천9백원.
3 Eucerin 하이알루론 엘라스티시티 나이트 크림
마요네즈처럼 탄성 있는 질감으로 피부를 쫀쫀하게 잡아준다. 50ml, 7만2천원.
4 Glysolid 글리세린 크림
글리세린과 알란토인과 같은 습윤제 성분이 피부에 수분을 꽉 채워 넣어준다. 30ml, 3천1백원.
5 Ahc 더 에스테 모이스처 캡슐 토너
저분자 형태의 올리고 히알루론산을 함유해 스킨케어 첫 단계에서부터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준다. 150ml, 2만1천원.
6 Jullai 슈퍼12 바운스 에센스 오일 토너
쫀쫀한 질감의 토너로 스킨케어 첫 단계에서부터 피부에 풍부한 영양을 공급해준다. 150ml, 3만8천원.
7 The History Of Whoo 천율단 화율 크림
녹용 분골과 산삼 옥주 성분이 피부 겉은 물론 속까지 메말라 건조한 피부에 풍부한 영양을 더해준다. 60ml, 49만원.
8 Skin Ceuticals HA 인텐시파이어
세 종류의 히알루론산 캡슐이 피부 표면을 촉촉하게 가꾸고, 감초산과 흑미 추출물이 히알루론산의 손실을 막아준다. 30ml, 12만7천원대.
9 Mary Cohr 인스턴트 수딩 크림
모세혈관의 활동을 활성화해 일시적으로 붉게 피어오르는 홍조 현상을 완화한다. 50ml, 8만2천원.
10 Amorepacific 타임 레스폰스 스킨 리저브 크림
항산화와 보습 성분이 절정에 이르는 청명과 곡우 사이에 수확한 첫물녹차를 원료로 한 크림. 50ml, 50만원대.
겨울 피부를 위한 구원투수
클렌저와 보습제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피부에 영양 성분은 꽉 채우면서 피부 표면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크림 타입 마스크를 눈여겨보자. 일주일에 두세 번 각종 에센스와 영양 크림에서 벗어나 필요한 영양 성분만 농축한 마스크 하나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수분 케어가 가능하다. 일반 영양 크림과 마스크의 가장 큰 차이는 피부 표면의 보습막이 지속되는 시간이다. 크림은 바르는 즉시 피부에 흡수되어 영양을 전달하는 반면, 크림 마스크의 경우 피부 온도에 쉽게 녹아내리지 않도록 고안돼,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30분까지 피부 표면에 머무르면서 크림보다 강력한 수분 밀폐 효과를 낸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판매율이 상승하는 카테고리여서인지 매년 새로운 콘셉트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제품이 등장한다. 달팡과 비쉬는 스트레스가 피부 장벽뿐만 아니라 피부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베티베르와 마조람, 카페인 등과 같이 피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성분을 담았고, 에스티 로더는 피부 본연의 수분 유지 능력을 개선하는 크림 마스크와 함께 그 효과를 배가하는 세라믹 마사지 스톤을 함께 선보인다. 그릇에 담긴 뜨거운 물에 스톤을 1분간 담근 뒤, 스톤이 물의 온기를 흡수하면 크림 마스크를 피부에 바르고 스톤을 사용해 턱에서부터 귀 아래, 관자놀이까지 마사지하고 광대뼈를 따라 관자놀이 바깥 쪽으로 빼내면 혈액순환이 촉진되면서 제품의 효과를 배가하는 원리다. 세안 후 바로 마스크를 도포하는 것보다, 제품 입자가 작은 퍼스트 에센스를 바른 위에 마스크를 덧바르면 제품의 활성 성분이 피부 속에 더욱 깊숙이 흡수되니 참고할 것.
1 Vichy 나이트 스파 마스크
히알루론산이 피부 속 수분 보유력을 높이고 아쿠아바이오릴™이 피부 속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보호해준다. 75ml, 3만4천원대.
2 Estee Lauder 리-뉴트리티브 얼티미트 다이아몬드 트랜스포머티브 마사지 마스크
블랙 다이아몬드 트러플 추출물과 보태니컬 오일이 피부 속 깊숙이 수분을 공급하고, 자연적인 피부 보호막을 형성해 피부 본연의 수분 유지 능력을 개선한다. 50ml, 48만원대.
3 SK-II LXP 엑티베이팅 마사지 플루이드
반투명한 에센스 젤을 손바닥에 덜어 양손으로 가볍게 문질러 따뜻하게 한 뒤 손바닥 전체를 사용해 턱에서 이마 방향으로 끌어 올리듯 마사지하면 즉각적으로 혈색이 감돈다. 200g, 12만원대.
4 Darphin 베티버 스트레스 릴리프 오일 마스크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인 베티베르와 프렌치 라벤더, 제라늄, 마조람 오일이 배합돼, 바르자마자 코끝에 스치는 향기만으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이다. 50ml, 9만원대.
5 Chanel 수블리마지 마스크
농밀하면서도 실크처럼 부드러운 질감으로, 다음 날 아침 피붓결이 눈에 띄게 매끈해진다. 50g, 26만5천원.
6 Lancome 압솔뤼 장미 꽃잎 마스크
일주일에 2번, 나이트 크림 대신 사용하는 제품으로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한다. 75ml, 23만원대.
- 에디터
- 김선영
- 포토그래퍼
- 엄삼철(화보), 이창민(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