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우식과 모델 장기용이 웹 시트콤 <썸남>에서 만났다. 작품에서 보여질 두 남자의 케미스트리, 그리고 현실에서도 지속되는 우정.
네이버 웹툰으로 인기리에 연재된 배철완 작가의 <썸남>은 옆방에 살게 된 동갑내기 남자들의 이야기다. 어색한 첫 만남 이후 예상치 못하게 자꾸 얼굴을 부딪치던 두 사람이 우연히 동거를 시작하고, 미묘한 ‘브로맨스’에 얽혀 들어가는 것이 이 웹툰의 포인트. UV의 ‘쿨하지 못해 미안해’와 ‘이태원 프리덤’ 뮤직비디오, Mnet <비틀즈코드 2> 등으로 특유의 B급 정서를 보여준 감독 유치콕은 <썸남>을 16부작짜리 웹 시트콤으로 되살려냈다. 곧 공개 예정인 이 프로젝트에서 배우 최우식은 금수저 도련님 박규태 역을, 모델이자 배우인 장기용은 시크한 ‘츤데레’ 성기제 역을 맡았다. <썸남>으로 처음 만났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 만큼 또래 두 청년에게서 훈훈한 케미스트리가 느껴졌다.
<W Korea> 화보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썸남>을 촬영하면서 많이 가까워졌나 보다.
최우식 우리 둘이 함께 등장하는 신이 워낙 많아 친해지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였다. 기용이 성격도 워낙 형들에게 사랑받을 만한 스타일이다. 외모는 이렇게 멋지고 듬직한데, 스스럼없이 애교 부리고 잘 맞춰준다.
장기용 우식이 형이 좋은 작품을 많이 한 데 비해 내가 경험이 별로 없어서 걱정했다. 하지만 막상 만나보니 너무 편하게 대해주어 고마웠다. 아직 부족하지만 최대한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을 때, 형이 ‘같이 맞춰가는 거지’라고 말해준 게 기억에 남는다.
최우식은 청소년 보호 시설을 배경으로 한 성장 영화 <거인>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각종 신인상을 싹쓸이한 건 물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었던 영화 역시 화제가 됐다. 이후 작품 선택이나 연기에 부담을 느꼈을 만하다.
최우식 아직까지 <거인>의 주인공 이름이 따라다닌다. 배우로서 앞으로 뛰어넘어야 할 숙제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택해서 보여줄 수도 없고, 사람들이 보고 싶은 내 모습이 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한때 예민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철없는 생각이었다. 이를테면, 쭉 학원물만 해오던 남자 배우가 어느 날 갑자기 ‘남자답게 변신하고 싶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곧바로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이미지는 만들어가는 것이고 연기 스타일도 계속 바뀐다. 이번에 이런 작품을 했으니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찾아오는 기회에 맞게 잘 적응해가는 노력이 중요해졌다.
장기용은 연기를 시작한 지 3년이 흘렀다. 그동안 배우로서 좀 성장했다고 느끼나?
장기용 성장했다기보다 여전히 많이 배우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것이 너무 많다. 좋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다 보면 내공이 쌓일 거라고 믿는다.
최우식은 이번 작품의 상대역이 모델 출신 연기자라는 사실 때문에 우려하진 않았나?
최우식 그런 걱정은 전혀 안 했다. 유일한 고민이 있었다면 원작의 소위 ‘병맛’ 코드를 어느 선까지 연기에 녹여내야 하나였다. 그런 부분은 현장에서 의논하면서 풀어갔다.
‘브로맨스’콘셉트는 어땠나?
장기용 재미있을 것 같았다. 대본을 읽자마자 웃음이 터졌다. 책을 보다 웃은 적이 거의 없는데, <썸남>은 대본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웃겼다.
최우식 브로맨스에만 치우치지 않는 것도 중요했다. 웃음과 진지함은 종이 한 장 차이니까, 적정선을 찾아내려고 신경 썼다.
각자의 배역이 자신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장기용 말투나 성향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보니 나와 어느 정도 비슷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마주치고 함께 담배 피우는 장면이 참 어색한데, 나도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집 꼴은 엉망진창인 것도 그렇고. 다만 내 상대역인 규태 역할은 서른 전후의, 수염도 좀 있고 성우 같은 목소리의 배우가 하면 어울리겠다고 생각해봤다.
최우식 웹툰을 본 사람들은 원작 캐릭터와 내가 좀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다. 내가 억지로 원작의 인물을 흉내 내는 것보다 그 이미지를 가져와 맞추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정작 규태라는 인물과 가장 비슷한 건 감독님이다(웃음).
장기용 막상 형이 규태를 연기하는 것을 보니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형이 수염을 기르고 일부러 지저분해 보이도록 메이크업한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 잘 어울렸다!
촬영장에서도 계속 웃음이 터져 나왔을 것 같다.
장기용 특히 함께 등장하는 신에서는 우리끼리 눈만 마주쳐도 웃기 바빴다. 대사를 틀려서가 아니라, 웃느라 NG를 냈다.
최우식 연기하면서 이렇게 NG를 많이 내본 적이 없다. 어떤 장면은 테이크를 서른 번쯤 갔다. 딱히 웃긴 요소가 없는 장면도 우리끼리는 너무 웃긴 거다. 그냥 상황 자체의 기운 혹은 공기가 그랬다.
더 많은 화보 컷과 인터뷰는 더블유 3월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포토그래퍼
- KIM HYUK
- 패션 에디터
- 이예진
- 헤어
- 박규빈(장기용), 순이(최우식)
- 메이크업
- 오미영(장기용), 고우리(최우식)
- 프리랜서 인터뷰
- 강경민
- 어시스턴트
- 조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