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MG의 대표이자 래퍼 사이먼 도미닉과 프로듀서 그레이가 <쇼미더머니 5>를 위해 뭉쳤다. 논란 많은 프로그램에 기꺼이 출연한 그들은 그거 말고도 할게 많다고 했다. 누드 화보도 찍어야 하고 놀이공원도 함께 가야 한다나? 그들이 힙합과 돈, 그리고 악마의 편집에 대해 말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쇼미더머니 5>에 왜 출연하 게 됐나? 싫어하지 않았나?
<그레이> 원래 좋아하지 않았다. 재범이랑 로꼬, 타블로 형으로부터 촬영이 너무 힘들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는 얘길 들어서 망설였다. 근데 최소한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는 알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인지도가 있으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테니까. 부모님이 내가 TV에 나오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웃음). 형은 하기 싫어했는데 내가 설득했다. 형과 회사에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이먼 도미닉> 그것 때문에 내가 언행 불일치로 욕을 먹었다. 나 역시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아니어서 매번 섭외 제안이 들어 올 때마다 깠다. 출연하기로 한 건 우리 AOMG 팀을 위해서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회사 매출을 올려줄 수 있을 테니까. 정규 음반 작업한다는 핑계로 집 밖에도 잘 안 나오고 오로지 가사 쓰는 일에만 몰두하면서 폐쇄적으로 살았다. 재범이와 내가 AOMG 공동 사장인데 작년에 재범이가 열심히 사는 모습 보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20대에 슈프림팀 활동할 때는 예능도 하고 공연도 하고 바쁘게 살았는데,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것 만 골라서 한다. 폐쇄적이었던 내 자신을 개방적으로 바꿔놓고 싶었고 치열하게 살았던 20대의 나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간만에 열심히 사는 느낌이긴 하다(웃음).
악마의 편집에는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그레이> 대처 방법이 없다. 어떻게 편집할지 모르니까. 고개 숙이고 고민하고 있는데 우는 것처럼 나갈 수도 있다.
<사이먼> 촬영 끝나고 인터뷰하는데 그게 정말 고역이다. 정말 졸면서 한다. 정신 나간 상태로 인터뷰해서 아마 정신 나간 소리 한 걸 갖다 쓸 것 같다. 만약 말도 안 되는 악마의 편집을 하면 진짜 악마가 뭔지 보여줄 거다. 작년에 재범이가 악마가 된 적 있었다. 열심히 경연을 준비했는데 방송에서는 랩 안 하고 춤추고 노는 양아치처럼 나왔다. 재범이가 화나서 트위터에 글을 썼다. 난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다. 뭐 알아서 하겠지. 제작진에게 제발 제 뒤통수치지 말라고, 엿 먹이지 말라고 얘기했다. 자극적이어도 좋은데 힙합의 멋있는 면도 좀 보여줬으면 한다.
어떤 래퍼가 AOMG에 들어갈 수 있나?
<그레이> 기본적으로는 실력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우리랑 잘 맞을 것 같은 코드도 중요하다. 우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게 안 맞으면 결국엔 재밌게 하지 못한다. 비주얼도 괜찮으면 좋고(웃음).
최근에 신선하다고 느낀 랩은 무엇인가?
<사이먼> 비와이의 ‘Shalom’을 듣고 특이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300m 멀리서 음악이 나와도 비와이 랩이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자기 톤을 확실히 갖고 있는 친구다. 비와이, 탐난다.
<그레이> 비와이의 플로는 그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들 것 같다. 씨잼도 잘한다. 씨잼은 <쇼미더머니 5>에 마실 나온 느낌이다.
<사이먼> 씨잼은 여유가 넘쳐흐른다. <쇼미더머니 5>에 놀러 나와 느긋하게 랩하고 가는 느낌이다. 공원 한 바퀴 산책하고 가는 느낌이랄까. 지금 우승 후보로 비와이, 씨잼을 말한다.
다른 팀 중에서는 누가 제일 신경 쓰이나?
<사이먼> 다 신경 쓰인다. 각자 음악 색깔이 달라서다. 그중 가장 신경 쓰이는 팀이 있다면 YG의 자이언티, 쿠시 팀이다. 촬영하면서 보니 신선하고 색다르더라. 뻔하지 않다.
일리네어 레코즈 팀도 그렇고 다들 우승에 관심이 없다고 한 다. 당신들은 어떤가?
<그레이> 도끼가 예전에 한 말이 있다. “이거 우리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거 아니다”라고. 목숨 걸고 나온거 아니니까 우승은 하면 하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다. 진짜 힙합의 진정성을 찾는 프로그램이 아니니까 우승은 누구도 모르는 거다. 대중의 반응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떨어졌다고 해서 스스로 못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평가다. 그래서 우승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 안 한다.
<사이먼> 우승하면 좋겠지만 안 해도 상관없다. 우리는 좀 더 잘 놀 수 있는 장을 만들려고 나갔다. 지금 만드는 곡들도 우리가 재밌게 공연하기 위한 것이다. AOMG는 음악도 제대로 하지만 놀 때는 또 확실하게 노는 사람들이라는 걸 방송에서 보여주고 싶다. AOMG만의 느낌 있지 않나? ‘저 오빠들이랑 놀고 싶다, 저 형들이랑 친해지고 싶다. 같이 놀면 얼마나 재밌을까’ 다들 그런 마음 있을걸?
두 사람이 함께 한 것 중 최고와 최악을 꼽는다면?
<사이먼> 그레이랑 한 건 다 마음에 든다. 그중 제일 마음에 드는 건 ‘돈은 거짓말 안 해’라는 곡이다. 그레이는 언제나 내 소원을 이뤄준다. 예술램프 지니라서 옆에서 이렇게 만지면 비트가 다 나온다(웃음).
<그레이> 형이랑 작업하는 방식은 다른 사람과는 조금 다르다. 형이 주제나 내용 등 구상을 먼저 하면 그때부터 비트를 만든다. 형의 가사에서 오히려 내가 영감을 받아 작업한다. 무에서 함께 시작해가는 과정이라 재밌다. 우리 이름 내걸고 하는 것 중 허투루 한 건 없다.
사이먼 도미닉은 곡 ‘돈은 거짓말 안 해’와 ‘사이먼 도미닉’에서 ‘돈보다 좋은 것은 더 많은 돈’이라고 말하면서도 ‘돈은 딱 한번 날 속인 적 있었지’, ‘돈이 다가 아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레이는 곡 ‘하기나 해‘에서 ‘영원하길 바래 사랑하는 사람들과 돈과 명예 음악’이라고 노래했다. 힙합에서 돈, 얼마나 중요한 건가?
<그레이> 힙합은 솔직한 장르라 그런 얘기도 하는 거다. 자수성가 했다고 보여주는 것이다. 랩으로 힙합으로 그만큼 벌었다는 자부심이다. <쇼미더머니>에서도 누군가 열심히 해 우승해서 돈 벌면 좋은 거다.
<사이먼> 난 항상 말한다. <쇼미더머니> 그딴 거 안 해도 돈 충분히 벌 수 있다고. 난 지금 충분히 번다. 근데 돈이 중요하지 않다.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행복하게 살았다. 지금도 우리 집은 가난하다. 나만 잘 살지. 내가 아무리 돈을 갖다 줘도 어머니, 아버지는 안 쓰신다. 언더그라운드 활동할 때 20만원 들고 서울에 올라와서 하루 만에 그 돈을 클럽에서 다 쓰고 거지로 살았는데 행복하게 랩했다. 그 가난한 시절로 돌아가라고 해도 돌아갈 수 있다. 돈은 내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내가 만족하는 음악, 내 인생을 담은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주는게 목표라서 그게 돈이 되든 안 되든, 차트 순위에 오르든 안 오르든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그런 확신을 가질 수 있나?
<사이먼> 지금 내 가족, 친구들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잃고 내 인생을 잃는다면 힙합도 소용없다. 음악 하면서 행복할 때도 많지만 불행할 때도 많았다. 음악 안 했으면 가족 옆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음악 한다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고 음악하면서 외로움을 더 많이 느꼈다. 그래서 다 내려놓아도 상관없다.
<그레이> 돈을 버는 것도 결국엔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타블로 형 보면서도 많이 느낀다.
앞으로 두 사람이 함께 벌이고 싶은 일이 또 있나?
<사이먼> 지금 정규 음반 같이 작업하고 있는데 같이 있으면 뭐든 신선한 게 나온다. 그레이는 내 음악적인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프로듀서다. 우리는 신중하게 작업해서 발표하는 스타일이라 앞으로의 작업도 다 괜찮을거라고 자신할 수 있다. 그 밖에도 그레이랑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누드 화보도 같이 찍어야 하고 놀이공원도 같이 가야 하고 <황금어장 라디오스타>도 함께 나가야 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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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에디터
- 정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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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나지언 (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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