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게 답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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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날씨 동안 두꺼운 외투 입고 다니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겉옷의 노고를 잠시 덜어주고, 슬슬 내실을 다져야 할 때입니다. 자, 시간이 얼마 없으니 거리의 패션 피플들에게 족집게 과외 한번 받아보시겠습니까?

스웨트 셔츠, 여자 되다

‘발렌시아가가 스웨트 셔츠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것은 비로소 꽃이 되었다.’ 이번 시즌은 뭐니 뭐니 해도 이 한마디로 정리되지 않을까? 발렌시아가 이전의 스웨트 셔츠는 그저 편안한 운동복 혹은 스포티 룩과의 믹스 매치 정도로만 쓰였다. 하지만 컬렉션 이후 스웨트 셔츠를 선택한 이들은 하나같이 달콤한 사용법을 체득하게 된 것. 그들은 스포티한 느낌을 중화시키기 위해 여자 향기 물씬 나는 러플, 페플럼, 플레어스커트를 매치했다. 포인트는 디테일이 많은 스커트를 매치할수록 믹스 매치의 맛은 살아난다는 것. 색감이 풍부한 스틸레토 슈즈나 화려한 주얼리를 이용해 강약을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절제는 어려워

누구나 한 벌 정도는 가지고 있을 검정 테일러드 재킷을 스타일리시하게 입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기본적인 것으로 확실한 인상을 남기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길에는 답이 있다. 옷 잘 입는 이들은 하나같이 컬러 포인트 아이템을 가지고 시크를 논한 것. 이번 시즌 트렌드인 밝은 형광색 슈즈, 원색의 와이드 팬츠, 스카프 같은 포인트 아이템으로 과감하게 스타일링하면 된다. 단, 오색찬란한 색깔이 당신의 마음을 뒤흔들지라도 절제의 미학은 잊지 말 것.

강남 스타일 수트

위아래가 같은 한 벌의 수트를 갖춰 입는 게 촌스럽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싸이가 ‘강남 스타일’을 부르며 입은 선명한 색상의 ‘깔맞춤’ 수트를 떠올린다면? 그건 더더욱 곤란한 일. 길 위의 멋쟁이들이 수트를 입는 방식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과감한 프린트가 가득한 수트를 선택하거나, 색상이 같은 한 벌의 수트를 입을 때는 느슨한 이너웨어를 매치한다는 것. 감히 수트와 섞일 수 없을 것 같던 캐주얼한 티셔츠나, 축 처진 톱을 스타일링함으로써 과한 패턴의 수트를 편안하게 입은 듯한 느낌을 만든다. 쉽게 말해 목까지 채워 입은 셔츠를 입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연출한다는 게 핵심이다.

불편해야 시크한 야구 점퍼

시크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야구 점퍼가 거리를 점령했다. 그리고 장난스러운 점퍼 안은 약속이나 한 듯 펜슬 스커트, 미니 드레스, 플라워 블라우스 같은 여성스러운 요소들로 채워졌다. 야구 점퍼의 루스한 핏은 무엇이든 스포티한 느낌으로 중화시키기 때문에 평소에 입기 꺼려졌던 로맨틱한 아이템에 대입하기에 더없이 좋다. 요즘에는 퍼, 가죽이 덧대지거나 독특한 패턴이 조합된 점퍼가 대거 등장해 선택의 폭 또한 넓어졌다. 야구 하러 갈 때 가장 불편할 것 같은 룩을 상상하며 스타일링하면 도움이 될 듯.

니트의 무한 매력

[ 1 ] 찰떡궁합
비비드한 컬러나 화려한 프린트 스커트는 니트와 궁합이 좋다. 스트리트 사진가들이 포착한 패션 피플들은 하나같이 다종다양한 니트에 개성 넘치는 스커트를 매치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모노톤의 니트와 대비되는 비비드한 스커트나 화려한 프린트같이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를 선택하는 것. 또한 이번 시즌 눈여겨봐야 할 새로운 스타일링 트렌드는 한 벌의 드레스를 입은 듯 상·하의를 같은 컬러로 매치하는 방법인데, 단순하고 시크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 2 ] 한끝 차이
니트와 팬츠의 매치는 자칫 심심할 수 있지만 작은 차이 하나로도 비범해질 수 있다. 우선 딱 떨어지는 시가렛 팬츠를 선택하고 앵클 스트랩 슈즈를 매치한다. 이때 슈즈는 컬러가 화려할수록 룩의 완성도가 높아지며, 오버사이즈 니트를 선택하면 상대적으로 다리가 가늘어 보일 수 있음을 기억할 것. 반면 와이드 팬츠를 선택했다면 상의는 짧은 니트를 매치해야 몸의 비율이 좋아 보인다. 기분 전환을 위해 비비드한 컬러나 화려한 패턴의 팬츠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

에디터
김신(Kim Shin)
포토그래퍼
JASON LLOYD 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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