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밥 5대 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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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한 국물, 쫀득한 순대, 그리고 든든한 밥 한 그릇. 결코 우아하진 않지만 치명적인 중독성을 지닌 순댓국밥을 선보이는 서울의 맛집 5곳을 소개합니다.

1.남순남 순대국
고기와 야채로 속을 채운 순대가 원조라지만, 우리에게 진짜 순대는 당면을 넣어 쫄깃하게 즐기는 찹쌀 순대 아닐까. 새우젓을 곁들이지 않아도 간이 딱 좋게 밴 찹쌀 순대, 숟가락에 꽉 찰 정도로 커다란 머릿고기와 오소리 감투, 여기에 색은 맑지만 맛은 진한 국물까지! 이곳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재료 대신, 제맛에 충실한 순댓국이라 질리지 않고 자꾸 넘어간다.
TIP 2년 전 ‘서초순대국’에서 이름을 바꾸고 자리를 옮겼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944 남경빌딩 1층

2. 서일순대국
작고 허름한 순댓국집에서 시작해 지금은 주변에 3호점까지 거느리게 된 서일순대국. 깊고 구수하지만 결코 잡내가 나지 않는 국물을일단 떠서 먹어보면, 그 명성을 이해하게 된다. 순댓국에 들어가는 야채 순대는 우거지를 비롯한 야채를 길쭉하게 썰어 넣어 속을 채웠는데, 덕분에 푹 끓였음에도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인상적이다.
TIP 풍성한 머릿고기와 오소리 감투에 비해 정작 순대는 3~4개밖에 들어 있지 않으니, 순대 마니아라면미리 ‘순대 모둠’을 주문할 것.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 377

3. 마장왕순대
당근과 콩나물을 넣어 알록달록한 색깔을 지닌 마장왕순대. 푹 끓여 부드럽게 넘어가는 순대도 순대지만, 무엇보다 새콤달콤한 데다 고소한 부추무침이 별미다. 여기에 새우젓, 깍두기 등의 밑반찬과 양념 모두 감칠맛이 그만이라, 순댓국에 밥을 말고 새우젓, 깍두기, 부추무침까지 넣어 걸쭉하게 즐기기에 좋다.
TIP 그야말로 옛날 국밥집 같은 ‘터프한’ 식당 분위기를 즐긴다면 추천, 쾌적한 환경을 중요시 여긴다면 비추천.
서울 성동구 마장동 574

4. 백암왕순대
두툼한 돼지 소창 안에 고기, 당면, 양배추를 비롯한 각종 야채를 혼합해 속을 채워 진한 맛이 나지만, 재료를 크지 않게 갈아 부드럽게넘어가는 토종 순대를 만날 수 있는 백암왕순대. 토종 순대로 팔팔 끓여낸 일반 순댓국의 담백함도 매력적이지만, 아예 매콤한 양념을넣어 끓여 내는 ‘얼큰이탕’의 얼큰하고 개운한 국물 맛 또한 중독성이 강하다. 특히 얼큰이탕에는 오소리 감투와 머릿고기 등의 재료가더 들어가 있으니, 유난히 출출할 날이라면 기억할 것. 아직 토종 순대가 익숙지 않다면, 찹쌀 순대로 주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TIP 대표적인 토종 순대뿐만 아니라 찹쌀 순대, 고추 순대, 왕순대까지 다양한 순대를 맛볼 수 있는 순대모둠은 다른 순댓국집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메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122-18

5. 박서방 순대국밥
밥과 다진 양념을 따로 내어 취향대로 곁들여 먹을 수 있게 하는 요즈음의 ‘세련된’ 순댓국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처음부터 밥 한 그릇을 턱 말고 다진 양념까지 얹어 투박한 ‘순댓국밥’을 고수하는 곳이다. 국물을 걷어내지 않아도 보일 만큼 순대와 내장을 풍성하게 넣은 후 파, 깻잎, 들깨가루를 시원하게 뿌린 남성적인 생김새에 비해, 선지를 넣지 않고 당면으로 완성한 순대는 담백하고 차지다. 여기에 국물 역시 가볍고 개운해, 걸쭉한 순댓국을 꺼리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
TIP 밥을 말지 않은 순댓국을 먹고 싶다면 ‘순대 정식’ 추천. 덤으로 순대와 부들부들한 머릿고기 한 접시가 딸려 나오는 호사를 누릴 수 있지만, 2인 이상 주문 가능하다.
서울 강남구 삼성1동 156-5

에디터
피처 에디터 / 김슬기
포토그래퍼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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