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웨어 브랜드 갓섬웨어의 디자이너 ‘애기 남(Aggie Nam)’과 나눈 짧은 인터뷰.
앞다퉈 더욱 자극적인 이미지를 생산해내는 인스타그램 피드 홍수 속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아이웨어 브랜드 갓섬웨어(Godsomeware). 독특한 디자인에 한 번, 디자이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2019 메트 갈라(Met Gala) 파티에서 자넬 모네 (Janelle Monae)가 착용해 미국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 브랜드는 눈을 보호하기보다는 가면처럼 얼굴을 덮으며 이제껏 본 적 없는 화려한 아이웨어 디자인을 자랑한다. 디자이너 ‘애기 남(Aggie Nam)’과 나눈 짧은 인터뷰.
당신의 브랜드 ‘Godsomeware’는 무슨 의미인가? 띄어쓰기에 따라 네 가지 의미를 갖는다. ‘그 어딘가에 신(우연, 기회, 미래, 에너지)이 있다(God Somewhere)’, ‘내가 하는 일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신의 통로다(Gods om Ware)’, ‘어디선가 난 아이디어, 어디선가 난 물건(Got Somewhere)’, 하지만 그것은 ‘내가 한 것(God So Me Ware)’이기도 하다. 나는 열심히 할 뿐이고, 그러다 보면 나 자신을 통해 어떤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우연하지 않은 우연이랄까?
당신의 이름인 ‘Aggie Nam’의 의미도 궁금하다. 내가 나에게 지어준 아호다. ‘나 아(我)’, ‘자기 기(己)’를 썼다. 오롯이 나 자신의 고집으로 살자는 뜻으로 지어봤다. 그리고 ‘갓난아기’처럼 새로운 것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면서 창의적으로 살고 싶다는 뜻도 담았다.
독일에서 태어났다는 인터뷰를 읽었다. 그런 성장 배경은 당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평생 환상을 가지고 살아오게 한 것 같다. 독일에서 태어나 그곳에 있을 때는 한국에 대한 환상, 한국에 돌아와서는 어린 시절 독일에서의 삶이 환상이었다.
디자인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나? 뚜렷하게 기억나는 건 없다. 태어나고 자란 프라이부르크라는 도시는 굉장히 아름다운 곳인데,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유치원에 다닐 때는 독일어를 할 줄 몰라 3년 내내 거의 혼자 그림만 그렸다. 그 영향이 알게 모르게 남아 있을 것 같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자주 엿보는데, 내 짐작이지만 프로세스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굉장히 직관적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그렇다. 처음부터 계획하고 만들기보다 우연히 나오는 게 더 많다. 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른 사람의 작업물이나 동식물,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의 피드를 보는데, 그런 것들에서 영감을 얻는다.
메트 갈라에서 자넬 모네가 당신의 제품을 착용했다. 그녀는 직접 구입한 것인가? 직접 구입한 것은 아니다. 메트 갈라 행사에서 셀렙에게 착용하게 하고 싶다고 한 스타일리스트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자넬 모네와 잘 어울려서 매우 기분이 좋았다.
현재 엣시(Etsy)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소량 판매되는 것으로 안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산할 생각은 없는지. 독일 유학을 생각하고 있어서 오프라인 매장 계획은 아직 없다. 여력이 생긴다면 일단 개인 쇼핑몰 홈페이지부터 오픈하고 싶다.
특별한 프로모션 없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소문을 탔다. 요즘 시대 브랜드에게 디지털 바이럴이란 어떤 의미일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이런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단 한 개도 팔지 못했을 수 있다.
갓섬웨어가 그리는, 바라보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모든 것이 변하겠지만 사실은 모든 것이 그대로인 모습.
- 패션 에디터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