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도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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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애플 매장은 좀도둑이 기승을 부린다. 애플 매장에 잠입하여 진열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제품을 싹쓸이해가는 떼도둑이 늘어난 것. 대부분 17인조 정도의 대담한 스케일. 심지어 훔치는 데 3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정도면 중소기업 수준이다. 피해는 수천만 원에 달하는데 ‘문제가 발생하면 경찰에 신고하고 눈으로만 감시하라(대놓고 가져가라는 건가)’는 애플의 허술한 보안 방침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하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황당한 절도 사건들을 몇 가지 모아봤다.

방에서 셀프 신고

워싱턴주 밴쿠버의 ‘방 탈출 게임방’. 절도범 라이 워드로는 방 탈출 게임방을 털기 위해 쇠 파이프로 문을 열고 몰래 잠입했다. 그리고는 소품으로 쓰이는 맥주, 텔레비전 리모컨, 휴대폰 등을 훔쳤다. 심지어 방에서 포장해온 브리또를 먹는 여유까지 부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불안감이 엄습했다. 퀴즈를 풀지 못해 시간 내에 방을 탈출하지 못한 것. 결국 그는 경찰에 4번이나 신고를 해 자신을 구해달라고 소리쳤다. 아이러니하게 경찰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 절도범. 게다가 그가 훔친 휴대폰은 작동하지 않는 모형이었다고. 결국 그는 구치소에 수감됐고 ‘2급 절도범’으로 분류돼 형을 살고 있는 중이다.

풍요 속의 빈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34만 달러(약 3억 7790만 원)짜리 페라리를 훔친 간 큰 도둑이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경찰에 잡혔다. 올해 38세, 불혹을 앞둔 페레즈 랑겔은 페라리 서비스 센터에 맡겨진 페라리 458 스파이더 모델을 훔쳤다. 마침 센터 직원들과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어서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고 키가 꽂힌 페라리를 몰고 유유하게 사라졌다. 그는 2주간 신나게 차를 몰고 다녔다. 그러던 중 차량 연료가 떨어졌고 수중에 주유할 돈이 없었다. 게다가 페라리에 주유하는 방법도 몰랐다. 일단 주유소에 차를 주차하고 주변인들에게 돈을 구걸하기 시작했다. 페라리를 끌고 와서 기름값을 구걸하는 모습을 수상쩍게 본 시민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현장에서 체포됐다. 페라리는 흠집으로 가득했고 심지어 그가 마약에 취해 토를 한 흔적도 있었다. 경찰이 밝힌 수리비는 약 5만 달러(약 5500만 원). 한 편 페라리를 도난 당했던 주인은 보험금으로 2018년 형 람보르기니 우라칸(약 2억 5천만원)을 샀다.

오지랖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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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후이성 푸양시는 지역명 따라 인심도 후한 동네다. 이곳의 푸양사범대학 인근은 자취생들이 많은 곳으로 평소에도 빈집털이범들이 기승을 부리곤 했다. 오죽하면 빈집털이를 당한 한 학생이 “우리 집은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제발 오지 마라”라는 쪽지를 남겼을까. 재미있는 건 이 쪽지를 본 도둑이 “먹은 것, 가져간 것 다시 돌려주겠다. 신고하지 않으면 다시 오겠다.”라며 “공부 열심히 해라. 절대 여자에 빠지지 마라”라는 따뜻한 충고까지 덧붙여 답장을 남긴 것. 이 친절한 도둑은 약속도 잘 지키는 의리남이었다. 쪽지에 적은 대로 며칠 후 학생의 집을 다시 찾아갔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뭐지. 현대판 홍길동인가. 아무튼 여자에 빠지지 말라는 말은 꼭 새겨듣기로 하자.

컨트리뷰팅 에디터
박한빛누리
사진
CNN, Unsplash,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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