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 드레싱

W

우아함의 절정이 가을을 기다린다.

CELINE

JACQUEMUS

JACQUEMUS

CHLOE

THE ROW

적절한 니트를 찾긴 좀처럼 힘들었다. 소재가 까끌까끌하거나, 보풀이 일거나, 약간 두꺼워서 땀이 나는데 좀체 어떻게 할 수 없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니트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이유는 캐롤린 버셋 케네디의 모던하고 우아한 룩에 대한 환상 때문이었다. 이 모든 투정을 집어삼키게 된 것은 가을 시즌의 아주 매력적인 니트 드레스 덕분. 우선 자크 뮈스의 드레스는 다리가 길게 드러나도록 슬릿이 들어가 있고 라이트한 소재감이 센슈얼한 감성을 자극한다. 이 이상야릇한 느낌이 좋은 이유는 약간의 되바라진 태도와 자신감 있는 태도를 수반하는 여성만이 이런 드레스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커다란 버클이 군데군데 장식된 셀린의 드레스는 지나치게 장식적이지 않되, 특유의 고급스러운 무게감이 섞였고, 톱과 주름 스커트로 분리된 더로우의 룩은 모던 아트 갤러리를 둘러보는 여성이 연상됐다. 그런가 하면 고고학적 분위기를 믹스하는 데 탁월한 끌로에의 나타샤 램지 레비가 디자인한 갈색 드레스는 뱅글로 쿨하게 마무리해 당차고 모험심 가득한 여성의 힘이 느껴졌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밤이 오면 이 드레스들을 입을 수 있을 것이다. 민낯도 충분히 괜찮으니 허리를 곧게 펴고 나서라. 적당한 온도와 몸을 휘감은 부드러움과 행복한 얘기가 오가는 장면이 저절로 그려지는 가운데, 그곳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성은 니트로 드레스업한 당신이 분명할 테니.

패션 에디터
이예지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