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주머니 속에 들어 있던 송곳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무엇이든 뚫을 준비가 되어 있는 뉴이스트 W.
W Korea 유닛명 ‘뉴이스트 W’로 돌아왔다. ‘W’는 ‘Wait’의 약자라고 하던데, 멤버들 각자 무엇을 가장 기다려왔나?
JR 가장 기다려온 건 팬들을 만나는 거다. 준비하고 있는 앨범을 통해 오랜만에 뉴이스트라는 이름으로 돌아오는 거라 팬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줄지, 어떤 반응을 해줄지 기대된다.
백호 8월 말에 팬 미팅이 있다. 큰 공연장에서 공연해보고 싶은 욕심이 늘 있었다. 연출할 수 있는 것이 많으니까. 그런 꿈에 한 발 다가가고 있는 거 같아서 설레는 마음으로 팬 미팅 자리를 기다리고 있다.
아론 오랜만에 활동에 들어가는 거라 무척 기대된다. 기다려준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 다.
렌 앨범 활동 안 한 지가 오래되어서 활동하는 게 기다려졌다. 음악 방송도 빨리 나가고 싶고, 무대가 정말 그리웠다.
JR (김종현), 백호 (강동호), 렌 (최민기) 세 사람은 <프로듀스 101>에 출연해서 자신을 알리는 기회로 삼았다. 뉴이스트의 또 다른 멤버 황민현은 최종 11명에 들어 지금 워너원 활동을 하고 있고. 유일하게 아론만 출연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
아론 당시에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전에 행사할 때 춤도 안 추고 앉아서 노래했을 정도여서,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멤버들이 출연하고 있으니 방송은 실시간으로 챙겨 봤다. 멤버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니 나까지 뿌듯하더라.
렌 방송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아론 형이 기다리고 있다가 밥도 해주고 그랬다.
<프로듀스 101> 촬영 기간에도 뉴이스트 합숙은 계속됐나?
JR <프로듀스 101>도 합숙에 들어간 기간이 있었는데, 그 기간을 제외하고 출퇴근 기간일 때는 이전처럼 숙소에서 계속 같이 지내며 생활했다.
아론 그래서 애들 합숙 들어간 동안 혼자 숙소를 지키며 외로웠다. 매니저 통해서 언제 끝나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오늘은 몇 시에 들어오나 안 자고 기다리기도 하고. 방송을 보면서는 멤버들 모두 워낙 잘하니까, 힘내라고 많이 응원했다.
그렇다면 아론의 원픽은 누구였나?
아론 두 명만 뽑아야 할 때부터 곤란해서 투표를 안 했다(웃음). 아론을 제외한 멤버들은 <프로듀스 101>에 출연하면서 무엇을 얻고 또 잃었다고 생각하나?
렌 내 방송 분량이 많이 없어서 속상한 적도 있었다. 다른 애들이랑 카메라 앞에서 장난치고 노는 모습이 많이 찍혔는데, 그런 모습이 방송에는 하나도 안 나갔다. 나중에 감독님이 위로하며 알려주시더라. 국민 프로듀서님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는 우리를 보고 싶은 거라고. 그런 면에서는 내 방송 분량이 많이 안 나왔을지도 모르겠지만, 상관없다. 이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뉴이스트 더블유 활동으로 보여주면 되니까.
백호 후회는 없다. 결과도 좋다고 생각하고. 다만 시작할 때 원래 우리를 좋아해주던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더 후회 없이 잘하고 오자라고 생각했다.
JR 잃은 게 없다. 우리는 다른 출연자들과는 나간 위치 자체가 달랐다. 몇 년 동안 활동해온 많은 경험을 가진 채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간다는 게 조금 반칙 같은 느낌도 들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살고 싶으니까 한 선택이었다.
JR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실력이 안정적일 뿐 아니라 연습에서 뒤처지는 다른 출연자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고 도와주는 모습으로 좋은 인상을 남겼다.
JR 활동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랬을 거다. 무대가 가장 오래 남는 거라고 생각했고, 내가 참여하는 무대 자체를 레전드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건 나 혼자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니 까. 원래 성격이 혼자 살겠다는 편이 아니기도 하다.
멤버들이 보기에 JR이 원래 남에게 잘 가르쳐주고 돕는 자질을 타고난 편인가, 혹은 뉴이스트의 리더 역할을 하면서 후천적으 로 키워진 편인가?
렌 계발된 케이스인 거 같다.
백호 JR은 안무를 습득하는 속도가 가장 빠르다. 배우고 나서 우리끼리 연습할 때 부족한 점을 지적해주면서 다 같이 맞추곤 했다. 리더다운 리더다.
JR 연습생일 때 워낙 못했기 때문에 모든 걸 노력으로 극복한 케이스다.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나한테 지는 거 같아서 싫더라.
백호 원래 타고나서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하나 만든 거니까 더 기본기가 탄탄하다. 그래서 더 안정적으로 보이는 거 같고.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를 안다.
JR 불가능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재능이 없고 아무것도 할줄 몰랐던 내가 되는 거면 다른 애들도 다 된다는 거다. 그래서 좀 더 잘 알려줄 수 있었다. 춤출 때 선이 안 예뻐, 힘을 어떻게 줘야 할지 몰라… 이런 걸 내가 다 겪었기 때문에.
그렇게 스스로 쌓아온 실력이 있으니 자신감이 단단하겠다.
JR 내 자신을 엄청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주변을 믿는다. 멤버들을 믿고.
이번 컴백을 준비하면서 멤버끼리 서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백호 “밥 먹었냐?” “밥 먹자!” 그런 일상적인 대화들.
JR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을 했다. 다들 마음고생이 많았던 걸 서로가 가장 잘 아니까. 주변에서는 이제 잘되고 있지 않느냐고 축하의 말씀도 해주시는데, 다음에 보여드리는 앨범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그만큼 기대치가 커진 거니까, 그만큼 보여드리지 않으면 실망도 클 거다. 매번 앨범을 낼 때 목숨 걸고 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진짜 우리에게 마지막 이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했다. 비장한 각오로.
먼저 공개된 컴백 스페셜 싱글인 ‘있다면’의 매력에 대해 얘기해 본다면?
JR 나와 민현이 같이 부른 곡 ‘Day break’을 작곡한 키겐과 최진경 팀의 곡이다. 서정적인 곡이지만 더운 날 들어도 부담스럽지 않게 가볍고 청량한 느낌이 든다. 지난 6년 동안 했던 음악 중에서 우리 얘기를 가장 많이 담은 노래이기도 하다.
렌 팬들도 노래 가사에 많이 공감해주시더라. 댓글을 보면 첫 소절만 들었는데도 눈물 난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지금의 우리 상황을 잘 표현한 거 같다.
댓글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하는 편인가? 그 가운데 악플도 있게 마련이고, 읽으면 마음이 힘드니까 일부러 멀리하는 연예인도 있던데.
렌 안 할 수가 없는 거 같다. 팬들 때문에 살아가는 직업이고 삶이니까. 읽으면서 좀 더 노력하고 고치는 부분도 있다. 물론 부정적인 글을 읽으면 위축되기도 하지만 마음을 다시 추스른다.
백호 나쁜 글이 있어도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아마 그동안 활동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악플도 관심이니까.
<프로듀스 101> 출연 직후 예전 곡인 ‘여보세요’가 차트에서 역주행을 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렇게 실력 있는 팀이 왜 이제야 알려진 걸까’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어떤 기분이 들던가?
렌 그런 부분은 실력이나 환경 외에도 운이 작용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못했던 건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운명이고, 극복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신의 한 수였던 거 같다.
JR 지금까지 낸 앨범마다 목숨을 걸고 만들어온 게 정말 다행이구나 싶었다. 만약 우리가 해온 것들이 퀄리티가 좋지 않았다면 이렇게 재발견될 기회가 왔을 때 부끄럽거나 후회되었을 거 같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우리가 한 음악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만큼 이번 앨범이 부담되기도 한다. 이번 앨범에 수록될 곡을 쓰는 입장이기도 한 백호는 더 그럴 거다.
백호 몇 곡이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작업 중이다. 우리 멤버들 개개인을 좋아해주는 분이 많이 생겨서, 각자의 매력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단계다. 한 파트 한 파트를 부르더라도 동료가 가장 멋지게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한다. 합쳐졌을 때의 시너지를 어떤 방식으로 보여드려야할 지도 마찬가지고.
곡을 쓰고 있다면, 멤버들의 음색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겠다. 한 명 씩 장점을 언급해보자면 어떤가?
백호 JR은 나지막하게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친구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정 상태를 잘 나타낼 수 있는 호소력도 있다. 렌은 목소리가 특이하고 발음이 매력적일 때가 있어서 그걸 최대한 살려서 작업하려고 한다. 아론이 형은 랩도 잘하고 보컬도 잘해서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은 캐릭터다. 그리고 나는, 고음이 비교적 높이 올라가는 편이고 음색도 개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백호는 <프로듀스 101>에서 거침없는 성격으로 아슬아슬한 순간을 보여주곤 했다. 팀 안에서도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인가?
백호 내가 리더는 아니지만, 때로 리더보다 더 강하게 주장해야 리더가 중심을 찾아서 잘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화가 불가능하다면 리더가 아니라 왕을 뽑겠지.
JR 리더 입장에서도, 다른 의견을 많이 얘기해주는 게 좋다. 덕분에 나로서는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잡아갈 수 있으니까. 리더는 앞에서 이끌어가는 사람, 왕은 뒤에서 채찍질하 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더 많은 화보와 인터뷰는 더블유 9월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포토그래퍼
- SHIN SUN HYE
- 패션 에디터
- 정환욱
- 피쳐 에디터
- 황선우
- 스타일리스트
- 구동현(Nine Visual)
- 헤어
- 오종오
- 메이크업
- 서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