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스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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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에 시선이 멈췄다. 부츠가 된 양말 덕분이다.

흰 양말에 라이터를 힐로 덧댄 베트멍의 위트 있는 슈즈.

80년대 글램 무드를 풍기는 매니시 아로라의 펄 양말.

80년대 글램 무드를 풍기는 매니시 아로라의 펄 양말.

스트리트에서 발견한 펄 장식 삭스.

발목 뒤로 시선을 유도한 시몬 로샤의 메시 삭스

윌로 스미스는 스탠스 캡슐 컬렉션 디자인에 직접 참여했다.

2016 S/S 시즌 베트멍 쇼에 일명 ‘양말 부츠’를 신은 모델이 걸어 나왔을 때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의 베프는 그렇게 웃어본 적이 없다며 뎀나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단순하지만 유쾌한, 사고의 전복은 그렇게 베트멍의 인기를 견인했고, 양말이 안에 신는 게 아니라 부츠가 된 기발함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며 SNS 피드를 정복한 ‘킬링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회화 작품 같은 클레어 바로우의 니삭스.

투박한 더플코트에 단순한 펌프스와 양말을 매치한 리한나.

양말로 스포티한 악센트를 준 시블링.

성조기를 연상케 하는 피터 옌슨의 스팽글 삭스.

메종 마르지엘라의 유선형 슈즈와 일본풍 삭스의 조화가 아방가르드하다.

얼마 전 스트리트에서 포착된 리한나의 흰 양말, 흰 펌프스, 흰 볼캡 매칭도 신선했다. 지금 가장 유행하는 ‘단순하면서도 스포티한‘ 지점이 명확하게 드러났는데, 별것 아닌 것들이 모여 내는 쿨한 시너지 효과가 근사했다. 그런 반면 양말의 장식적인 면에 집중하는 디자이너도 있다. 메종 마르지엘라의 존 갈리아노는 극도로 섬세한 소재의 양말에 오리엔탈풍 프린트를 더했고, 이는 비행선 같은 유선형 신발과 어우러져 기묘한 분위기를 냈다. 바스키아풍 낙서 프린트의 귀재 클레어 바로우 또한 얇은 니삭스에 추상적인 그림을 담았고, 시몬 로샤는 메시 삭스의 발목 뒤쪽에 비즈 장식을 달아 섬세함의 끝판왕임을 과시했다. 좀 더 요란한 방식을 원한다면, 현란한 스팽글 장식 양말을 메리제인 슈즈와 매치한 피터 옌슨의 것과, 성근 짜임의 양말을 글램한 벨벳 소재 힐에 신긴 매니시 아로라의 것도 참고할 만하다. 셀레브리티들의 양말 사랑 또한 양말의 신분 상승을 입증했다. 얼마 전 리한나, 윌로 스미스는 양말 전문 브랜드 스탠스와 협업을 진행, 개성 강한 그래픽 프린트 양말을 선보였고, 이는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제 양말은 많아졌고, 선택도 더없이 중요해졌다. 어떤 양말을 어떤 태도로 신는지가 스타일에 획기적인 악센트를 더한다. 양말을 대하는 개념을 달리할 때다.

컨트리뷰팅 에디터
이예지
사진출처
INDIGITIAL, JASON LLOYD-EVANS, COURTESY OF ST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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